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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베이 감독의 '트랜스포머3', 시리즈의 소멸 마이클 베이 감독이 (2007)를 처음 들고 나왔을 때 관객들은 스펙터클한 영상에 열광했다. 자동차가 거대 로봇으로 변신하는 장면은 신기하여 CG의 혁명처럼 보였다. 시나리오도 탄탄했고 무엇보다 처음 보는 트랜스포머(변신)는 과학과 신화를 믹스하여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주연을 맡은 샤이아 라보프와 메간 폭스의 찰떡궁합도 좋았다. 그러나 LA에서 이집트 사막으로 배경을 옮긴 두 번째 작품 (2009)은 스토리가 엉망이었는데, 마이클 베이는 궁색하게도 “작가 파업으로 시나리오를 급조”했기 때문이라고 변명했다. 2011년에 개봉한 의 시작은 참신하여 기대감이 컸다. 존 F. 케네디의 뉴스 릴과 달의 뒷면에 잠든 “센티넬 프라임”에 접근하는 교차 편집은 서사를 우주로 확장하는 듯했다. 그러나 그 이후 영..
철도 덕후 박흥수의 시베리아 횡단열차 여행기 (2017)은 현역 철도 기관사 박흥수가 쓴 기차 여행기이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하는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광활한 만주와 시베리아 자작나무 숲, 바이칼 호수, 우랄산맥을 넘어 베를린까지 19일 동안 1만4천 킬로미터에 이르는 대장정을 담았다. 기관사 박흥수는 여행담을 재밌게 잘 썼다. 철도와 관련된 책이라면 죄다 읽는 ‘책 덕후’이자 ‘철도 덕후’라 할 만했다. 철도와 관련된 책을 세 번째 냈다. 이번 책에서 박흥수는 한 세기 전 조국을 등지고 열차에 타야만 했던 사람들과 함께 시간여행을 시작한다.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종단하며 저자가 겪은 에피소드들은 무협지를 읽는 것처럼 흥미진진했다. 시베리아 횡단 열차 안에서 북한 노동자와 도시락을 나눠 먹고, 청산리 전투의 영웅 홍범도가 한인으로서는 유일하..
추억의 시리즈 '스타트렉 : 더 비기닝' 옛날 텔레비전에서 방영하던 시리즈는 나의 어린 시절을 매료시켰다. 무한대로 뻗어 나가는 광활한 우주를 유영하는 엔터프라이즈호의 ‘커크’ 함장과 발칸인 ‘스팍’의 모험 이야기는 소년에게 무한한 상상력을 불러 일으켰다. 세월이 흐르면서 은 나에게 동화로 남았다. 2009년, J. J. 에이브럼스 감독이 시리즈를 극장판으로 리부트 한다고 했을 때, 잽싸게 영화관으로 가지 않을 수 없었다. 은 비록 시나리오가 엉성하긴 했지만 평행우주 이론을 도입하는 등 어린 시절의 꿈과 추억을 소환하는데 나름 성공했다. 그로부터 4년 만에 돌아온 는 시작부터 분위기가 영 이상했다. 니비루 행성에서 커크가 요망스럽게 원주민들을 피해가며 줄행랑치는 오프닝 시퀀스는 왠지 ‘스타트렉’의 비주얼이 아니었다. 활화산에 뛰어들어 니비루 행..
채식주의자, 한강의 맨부커상 수상작 한강의 는 인간 근원 저 깊은 바닥까지 파고든 연작소설이다. 그래서 조금은 무겁다. 그러나 잘 읽힌다. 읽기 시작하면 손에서 연작소설을 놓기 어렵다. 는 세 편의 중편소설을 엮은 것으로, 먼저 가 "창작과비평"(2004년 여름호)에, 이 "문학과사회"(2004년 가을호)에, 그리고 이 "문학 판"(2005년 가을호)에 각각 발표되었던 것이다. 소설가 한강의 멘부커 인터내셔널 상(Man Booker International Prize) 수상(2016. 5. 17) 소식이 전해졌을 때만 해도 단지 작품성 높은 소설이려니 했다. 호들갑을 떠는 외부에 둔감한 나로서는 당연한 반응이었다. 더구나 언론매체에 보도된 소설가 한강의 모습은 1970년생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여러 보였다. 한강의 애티가 나는 얼굴은 소설가..
학교에서 끝장내라, 공교육이 그렇게 좋았다면 (중앙북스, 2009)에서 저자 이원희는 앞으로는 사교육이 공교육을 절대로 이길 수 없다고 단언했다. 우리 아이들의 시대는 공교육만으로도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분야의 공부를 대학에서 할 수 있게 되는 세상이라는 것이다.저자 이원희는 강남 엄마들 사이에서 유행한다는 세가지 필수조건을 소개했다. 첫째는 아빠의 경제력, 둘째는 엄마의 정보력, 세째는 아이의 실력. 훌륭한 교과서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아이들을 사교육 시장에 내모는 부모들을 그는 질타했다. 그러면서 그는 "교과서 위주로, 학교수업에 충실했다."라는 매년 똑같은 전국수석의 말은 결코 거짓말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들 수석들은 에빙하우스의 망각 법칙대로 무엇보다 예습 복습을 통해 학교 수업에 충실했다는 것이다. '에빙하우스의 망각 법칙'은 독일 심리..
배유안의 청소년 소설, '스프링벅' 작가 배유안의 (창비, 2008)은 고등학교 2학년 '동준'이 주인공이다. 동준이는 수재로 소문났던 형이 대학에서 갑자기 죽자, 가출한 창제 대신 연극 '스프링벅'의 주인공 '미키' 역의 연기에 몰두한다. '스프링벅'은 아프리카에 사는 양의 이름이다. 풀을 먹기 위해 떼를 지어 초원을 다니다가 어느 한 순간 뛰기 시작하면 수천 마리의 스프링벅은 풀을 뜯으려던 당초의 목적은 까맣게 잊은 채 성난 파도 같이 산과 들을 넘어 계속 뛰어, 절벽 아래로 모두 떨어진다고 한다. 배유안은 입시 경쟁에 내몰린 우리 시대 청소년들의 처지를 아프리카의 스프링벅과 다를 바 없다고 암시한다. 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쳤던 작가답게 은 이 나라 고등학생들이 고민하고 갈등하는 문제들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문장도 끌어당기는 힘이 좋..
광해, 왕이 된 남자 - 우리에게 지도자란 영화 는 조선 광해군 시대, 기방에서 왕을 흉내 내며 살아가던 광대 하선(이병헌)이 왕위에 올라 보름 동안 왕 노릇을 한다는 이야기다. 광대 하선과 광해군의 1인 2역을 맡은 이병헌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광해와 하선의 첫 대면 장면은 소름 돋는다. 한 얼굴에서 두 인간의 서로 다른 내면을 담을 수 있는 배우가 몇이나 되겠는가. 한 사람이 아니라, 두 사람으로 보이기까지 했다. 진짜와 가짜의 운명이 뒤섞인 영화 초반부는 숨 가쁘다. 중반부는 조금 지겹다. 명, 청 교체기라는 국제 정치상황이 개입되고 잡다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뻗어나가면서 긴장감이 느슨해졌다.하선에게 감복하는 도부장(김인권)의 설정은 오버했다. 용상에 앉아 신하들을 호통을 치는 하선의 설정도 진부했으나, 중전 역을 맡은 한효주의 절제된 연기,..
지금도 늦지 않았다, 자아를 발견하는 오솔길 (고은경 옮김, 참나무, 2010)는 오랜 세월 전해 내려오는 지혜를 한 폭의 수채화처럼 담담하게 풀어낸 책이다. 좋은 글은 아주 오래된 친구처럼 위안과 함께 삶에 희망을 던져준다. 나아가 좋은 책은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하는 삶의 성찰과 영감의 원천이 된다. 누구나 정체되지 않고 성장하기를 원하며, 자신의 한계에 얽매이지 않고 늘 자유로운 삶이기를 우리는 원한다. 저자 패트릭 린지는 를 통해 자유로운 삶, 새로운 자아를 발견하는 오솔길로 우리를 안내한다. 옮긴이 고은경은 미국 서점에서 우연히 이 책을 집어들고는 간결한 문장들에 이끌렸다고 한다. 고은경은 몇 권 더 사서 가까운 사람들에게 권하다가 결국 번역까지 하게 되었다. 서정적이고 아포리즘이 충만한 책들은 번역하기가 쉽지 않다. 번역문의 문..
'해프닝',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첫 R등급 영화 (2008)은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첫 R등급 영화로 자극적인 비주얼과 함께 오프닝 샷이 인상적인 SF 영화였다. 첫 장면에서 뉴욕 센트럴파크 공원에서 한가롭게 산책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정지되어 버린다. 이 첫 장면은 뉴욕이라는 도시와 센트럴파크라는 공원이라는 장소적인 특징은 물론, 공원에서 여가를 즐기는 시민들에게 한 순간 찾아오는 정지된 순간, 우리들의 문명의 시계가 완전히 멈추어 버린 시간적인 공백을 느끼게 한다. 그 짤막한 정지된 순간이 지나고 나서 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자살의 행렬을 지루하게 보여준다. 여대생 클레어는 공원에서 머리핀으로 자신의 목을 찌르고, 교통 경찰 데이비스는 스스로 머리에 총을 겨누고, 공사 현장의 인부들은 떼를 지어 옥상에서 뛰어내리는 장면들... 공포에 질린 ..
데일 카네기의 '사람을 움직이는 기술' 데일 카네기를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처세술하면 그를 제일 먼저 떠올리게 된다. 데일 카네기는 1888년 미주리 주의 한 농장에서 태어나 교사와 세일즈맨 생활을 하다 1912년 YMCA에서 성인을 상대로 대화 및 연설 기술을 강연하면서 명성을 얻었다. 처세에 관한 책은 별로 읽지 않았는데, 그런 책을 읽노라면 왠지 속물 냄새가 나는 것 같아서 싫었다. 그런데 데일 카네기의 은 좀 달랐다. 1936년 초판 이래 이미 400만 부 이상이나 팔렸으며 아직 그 판매량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하니 이 분야의 고전이라 할 만하다. 이 책은 크게 4부로 구성되었다. 1부는 사람을 움직이는 방법 세가지, 2부는 상대방에게 호감을 주는 방법 여섯 가지, 3부는 사람을 설득하는 방법 열두 가지, 4부는 사람을 변화..
클로저, 첫눈에 반한 사랑은 위험할까? 마이크 니콜스 감독의 (2004)는 그 어떤 영화보다도 첫눈에 반한 사랑에 대하여 적나라하게 파고든다. 는 빠른 템포의 극전개와 훌륭한 연기로 관객들을 단숨에 러브스토리에 빠져들게 한다. 세상에서 가장 로맨틱한 사랑은 첫 눈에 반하는 사랑이다. 만나자마자 거부할 수 없는 사랑에 빠져드는 일은 그 어떤 경험보다도 짜릿하고 낭만적이다. 첫 눈에 뿅 간 사랑에는 그 강렬함만큼이나 오래도록 지속될 것 같은 환상이 있다. 영화 는 명감독 못지않게 화려한 캐스팅으로 세간의 화제를 모았었다. 임신으로 중도하차한 케이트 블란쳇의 뒤를 이어 줄리아 로버츠가 사진작가 안나 역을 맡아 눈부신 연기를 선 보였다. 안나가 사랑에 빠지게 될 두 남자 역에 쥬드 로우와 클라이브 오웬이 출연하여 연기 경쟁을 펼쳤다. 그러나 최고의 ..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장하준이 말하는 자본주의의 허상 『나쁜 사마리아인들』의 저자 장하준이 3년만에 새로운 신작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김희정, 안세민 옮김, 도서출판 부키, 2010)를 펴냈다.『나쁜 사마리아인들』이 개발도상국의 경제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이 책은 자유시장 자본주의의 허상과 환상을 파헤친 책이라 할 수 있다. 자유시장주의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시장에 관여하는 것을 일체 삼가야 한다. 기본적으로 시장에 참가하는 주체는 모두 자기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합리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외부자, 특히 정부는 이들의 행동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장하준은 우리들에게 그 자유시장 자본주의자들이 말하지 않는 진실을 이야기 하면서, 독자들이 ‘전문가’들이 지지하는 이론들에 도전하고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받아들이는 ‘실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