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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의 가파른 상승세 언제 꺾일까?

어제 퇴근길에 주유소에 들렀다가 가격표를 보고 깜짝 놀랐다. 최근 국제 유가가 아무리 가파르게 상승했다고 해도 경유 값이 리터당 1,428원이라니! 근래에 보지 못한 최고가였다.

 

휘발유는 16,280원이었다! 그것도 셀프 주요소에서,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서 주유는 꼭 셀프 주유소에서 한다. 5만원어치를 주유했는데, 35.1리터 밖에 되지 않았다.

 

 

밤 10시 반 쯤이라 거리는 한산했고,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아무리 열심히 야근을 해도 물가가 오르면 헛수고다. 우리나라는 유가가 오르면 모든 물가도 따라 오르는 경향이 있다.

 

검색을 해보니 지난 29일까지 국내 유가는 13주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었다.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사이트 <오피넷>에 들어가 보니 10월 5일 기준, 휘발유 전국 평균가가 1665.45였고 경유는 1,467원이었다.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된 휘발유 주간 평균가격이 1천65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14년 12월 셋째 주(1천656.0원) 이후 처음이란다.

 

 

그렇다면 국제 유가는 언제까지 오를까? 시장에서는 미국의 이란 제재 부활로 인한 유가 상승 기대감과 과도한 상승에 대한 회의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국제 유가가 계속 오를 가능성을 짚어보면, 트럼프의 이란 경제재제 부활, 베네수엘라의 경제위기, OPEC의 감산합의연장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국제 유가는 향후 오를 일만 남았다.

 

반면 유가 하락 요인은, 사우디아라비아 산유량 증산 계획(일 평균 1천70만 배럴), 미국 원유 재고량 급증(9월말 전주 대비 800백만 배럴 증가), 미국 국채금리 급등(2011년 이후 7년 만에 최고치 3.22% 돌파)을 꼽을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는 유가는 내릴 일만 남았다.

 

귀신이 아닌 다음에야 국제 유가도 향후 어떻게 움직일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다행히도 간밤에 서부 텍사스산 원유 가격은 배럴당 2.7% 급락한 74.33달러에 장을 마쳤다. 

 

이를 시장에서는 미 국채금리 급등으로 위험자산에 대한 거래 회피와 최근 급등으로  이익 실현 욕구가 큰 폭의 하락을 이끌었다고 해석했다. 유가든 주가든 가격에 대한 해석은 코에 걸면 코걸이고 귀에 걸면 귀걸이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유가라는 것도 결국에는 경제의 제1원칙에 의해 움직인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수요와 공급의 원칙을 벗어난 가격은 세상에 없다. 국제 유가 전망과 관련하여 이점에 주목한 미디어는 단 한 곳도 없었다.

 

그간 국제 유가가 상승 곡선을 그려왔다는 것은 그만큼 세계의 공장들을 많이 돌렸다는 얘기이고 글로벌 경제도 호황을 누려왔다는 뜻이다.

 

그러니 유가가 상승할지, 하락할지를 쓸데없이 점치는 것보다 지난 밤 유가 급락이 글로벌 경기 전환의 신호탄은 아니었는지 주의 깊게 검토해 봐야 한다.

 

어차피 국제 유가가 하락해도 우리나라 주유소는 한번 올린 기름 값은 절대 신속하게 내리지 않는 법이니까. 지난 밤에 국제 유가가 급락했는데도 국내 주요소는 눈 하나 껌뻑거리지 않고 있잖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