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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에는 명상록, 오른손에는 도덕경을 들어라, 노자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왼손에는 명상록, 오른손에는 도덕경을 들어라

노자의 도덕경

서양에서 가장 많이 번역된 동양의 고전은 노자의 『도덕경』이라고 한다. 도덕경의 첫구절은 이렇게 시작한다. 도가도 비상도(道可道非常道). 도를 도라고 말한다면 이미 도가 아니다는 얼마나 멋진 화두인가. 미인을 보고 미인이라고 하면, 그 여인은 이미 미인이 아니다라는 말과 일맥상통할까?

축구 황제 펠레까지 은퇴 기자회견장에서 “공(功)을 이루고 이름을 세우면 몸이 물러나는 것이 하늘의 도이다."라는 노자의 말을 인용할 정도였다고 하니,『도덕경』의 금언들이 서양에서 얼마나 많이 회자되고 있는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은 로마인들의 내밀한 사상이 집대성된 것으로 평가받으며 오랜 세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책 가운데 하나로 여겨져 왔다.

『명상록』은 황제가 전쟁터와 국정을 오가면서 틈틈이 기록한 것으로 삶을 성찰할 수 있는 철학적인 경구로 가득 찬 지혜의 보고이다.

 

이러한 대표적인 동서양의 두 고전을 한데 엮은 것이 후웨이홍의 『왼손에는 명상록, 오른손에는 도덕경을 들어라』(이은미 옮김, 라이온북스, 2010)이다. 저자는 이 위대한 두 고전에다 현대의 성공학을 접목하여 고전 다시 읽기를 시도했다.

저자 후웨이홍

성공학 전문가인 저자 후웨이홍은 북경대학교 중문과를 졸업하고, 방송국, 잡지사에서 일하며, 중국고전철학과 서양기업문화에 대하여 연구하였다. 저서로는 『빌게이츠 경영의 지혜』등이 있다.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팍팍할 때, 앞서간 현자들의 사색의 길을 따라 차분히 걸어보는 것은 많은 위안이 된다. 그들이 고뇌하고 사색한 결정체들을 머리맡에 두고 매일 밤 조금씩 읽다보면 인생을 바라보는 새로운 안목이 생기면서 마음도 조금은 평안해질 수 있을 것이다.

삶의 높은 경지

황제가 두 화가에게 '정(靜)'이라는 제목의 그림을 그리도록 주문했다. 첫 번째 화가는 호수를 그렸다. 수면은 잠잠하고 물결이 일지 않아 마치 맑은 거울 같고, 멀리 산맥과 호숫가의 화초가 물 위에 비쳤다.

두 번째 화가는 세차게 흐르는 폭포를 그렸다. 폭포 옆에는 작은 나무가 한 그루 있는데 가지 위에 새둥지가 있고 그 안에 새끼 새가 고요하게 단잠을 자고 있었다.

모두들 두 번째 화가의 그림이 훌륭하다고 입을 모았다. 그가 진정한 '정'의 의미를 담아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 조용한 곳에서 홀로 아무런 변화 없이 단조로운 삶을 사는 것이 반드시 진정한 평온은 아니다. 외부환경의 간섭을 받지 않고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평온이다.

그렇다면 설령 시끄러운 도시에서 업무에 쫓기며 살아도, 심지어 치열한 경쟁 속에 있더라도 당신은 평온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다. 이것이 삶의 높은 경지다.

책표지
후웨이홍의 『왼손에는 명상록, 오른손에는 도덕경을 들어라』(이은미 옮김, 라이온북스, 2010)

어쨌든 살아가야 하는 것이 인생이라면, 팍팍함 속에 있더라도 마음의 평온을 잃어서는 안 된다. 깊어가는 가을에 이 책을 벗 삼아 잠시 인생을 성찰해보는 것도 뜻 깊은 일이다.

"만일 당신이 생각을 분명히 하고 훌륭하게 표현해낸다면, 말은 자신에게나 타인에게나 모두 기쁨이 될 것이며, 당신이 입을 열면 상대방은 정신을 집중해 경청할 것이다.

만일 당신의 생각이 분명치 않다면 입을 다물고 먼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라. 자신은 흐리멍덩하면서 어찌 상대방이 당신을 이해하길 기대할 수 있겠는가? 당신이 분주한 것 역시 생각이 분명하지 않고 방법이 정당치 못하기 때문이다."(182쪽)

쓸데없는 말들이 범람하는 시대, 앞으로 생각을 분명히 하고 그 생각을 명료하게 표현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