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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천재로 만드는 독서법, 저자는 천재가 되었을까?

천재로 만드는 독서법이 있을까? 의 저자 서상훈은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다 독서법 전문가로 여러가지 활동을 하신 분 같다. 은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천재로 불리었던 독서광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존 스튜어트 밀과 에이브러햄 링컨, 그리고 우리 역사상 가장 많은 책을 쓴 위인으로 알려진 혜강 최한기 등의 독서법 등을 소개했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이들은 독후 토론과 베껴 쓰기로 천재적인 인물로 되었다. 2장은 독서 토론의 의의와 이해, 효과에 대해서 강조한다. 독서토론에서는 질문이 중요하다. 그 중에서도 '핵심 해석적 질문'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한다. 예를들어 심청전을 읽고 '심청이는 왜 인당수에 몸을 던졌을까요?'라는 질문하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해석적 질문이란 텍스트를 바탕으로 한..

독서 2020.01.16

영화 '머니볼', 삶은 태도의 문제이지 결과가 아니다

영화 은 야구를 소재로 한 영화다. 게임의 역사를 바꾼 감동 실화다. 2002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팀에 관한 이야기다. 그런데 이 영화는 야구 선수가 주인공이 아니다. 주인공은 오클랜드 단장 빌리 빈(브래드 피트)이다. 카메라도 야구장 안이 아니라 빌리 빈을 줄곧 따라다닌다. 그러니 은 야구를 사랑하는 한 남자에 대한 영화라고 말해야 옳겠다. 빌리 빈은 2001년 꼴지 애슬레틱스를 리그 1위에 올려놓지만, 그것이 화근이 되어 주전 선수들을 부자 구단에 잇달아 빼앗긴다. 쥐꼬리만 한 예산으로 쓸 만한 선수들을 영입하기 위해 동분서주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다. 어느 날 빌리는 '머니볼' 이론으로 무장한 피터 브랜드(요나 힐)를 우연히 만나게 되면서 운명이 바뀌기 시작한다. '머니볼' 이론이란 한마디로 선수..

영화 2020.01.13 (1)

은희경 : 소년을 위로해줘

소설가 은희경은 영화 (2010)를 보면서 알게 됐다. 극중 주인공 지흔(추자현)이 의 작가 은희경을 롤모델로 삼아 소설가의 꿈을 키워 나가는 장면을 보았을 때는 가상의 소설가인줄로만 알았다. (문학동네, 2010)는 작가 은희경이 5년만에 내 놓았던 장편소설이다. 작가는 우연히 레퍼 키비(kebee)의 노래 ‘소년을 위로해줘’를 듣고 열일곱 살 소년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을 쓰게 됐다고 한다. 작가는 이루 펀트의 CD를 부록으로 붙였다. 소설의 주인공 연우는 17살 소년이다. 엄마는 이혼했고, 연우는 엄마를 ‘신민아’씨로 부른다. 한 여름에 이사한 연우는 전학 간 학교에서 미국에서 온 태수와 우연히 친구가 되고, 태수로부터 ‘G-그리핀’이라는 그룹의 노래를 듣게 되고 힙합 음악에 빠진다. ‘옷 칼럼니스트..

독서 2020.01.09

나는 전설이다, 볼 만한 좀비 영화 추천

(2007)는 인류의 멸망 연도를 2012년으로 잡은 영화다. 영화 볼 때만 해도 5년이 남았다고 생각했는데 그로부터 12년이나 지났으니, 인생무상을 느낀다. 아무튼 영화는 이렇게 시작했다. 인류가 전멸하고 좀비만이 득실한 가운데 과학자 로버트 네빌(윌 스미스)만이 지구상에서 홀로 살아남았다. 홀로 살아 남은 네빌은 혹시도 모를 생존자를 찾기 위해 3년 동안 매일 방송을 하고 있다. 시지프스의 신화가 떠오르는 장면이다. 호러물은 좋아하지 않지만 좀비가 나오는 영화는 꽤 재미가 있었다. 이후로 텔레비전에서도 심심찮게 좀비가 나오는 영화를 볼 수 있었다. 그 중에는 꽤 난이도 높은 좀비도 종종 볼 수 있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 등을 볼 때는 무섭기조차 했다. 이불을 둘러쓰고 눈만 빠꼼히 내놓고 보면서도 이..

영화 2020.01.06 (2)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다산 정약용의 부정

는 다산 정약용이 18년간 유배생활을 하며 두 아들들과 형, 제자들에게 보낸 편지를 엮은 책이다. 다산 정약용은 정인보의 말대로 천신만고의 괴로움 끝에 '한자가 생긴 이래 가장 많은 저술을 남긴 대학자'이다. 는 대학자의 인간적인 면모를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사료가 되었다. 편역자 박석무의 말대로 이 책은 다산학 연구의 입문서로도 손색이 없다. 다산이 서간문에서 말하는 효와 제의 중요함, 사제간과 이웃간의 정리는 오늘을 사는 현대인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두 아들에 대한 절절한 부정이 담긴 편지들은 다산 역시 오늘을 사는 아버지와 다를 바 없었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두 아들에게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공부를 게을리하지 말 것을 끊임없이 독려하는 편지들에서는 유배지에 갇힌 아버지의 안타까운..

독서 2020.01.02 (2)

내 깡패 같은 애인, 순진한 깡패와 아가씨의 슬픈 로맨스

영화 은 고작 8억원이라는 제작비로 옆방 사는 깡패와 순진한 아가씨의 로맨스를 스토리텔링의 힘으로 밀어붙여 오늘을 사는 청춘들의 아픔을 어루만진다. 지방대학에서 석사를 딴 세진(정유미)은 서울에 가까스로 취업에 성공했으나, 다니던 회사가 부도난다. 세진은 반지하 셋방으로 이사를 가는 처지가 된다. 서울이란 넓은 곳에서 그녀가 찾아 들어간 반지하방 옆방에는 하필이면 깡패가 산다.딸 가진 부모라면 근심하게 될 상황에 세진이 처한 것이다. 그녀의 아버지가 걱정한 대로 세진은 이상한 사람을 만나게 된다. 오동철(박중훈)은 세진이 옆방으로 이사 온 첫날부터 그녀에게 깡패근성을 맘껏 보여주기 시작한다. 여기까지는 세진과 관객들이 깡패 동철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감독은 세진이 동철에 대하여 모르는..

영화 2019.12.29 (1)

포항 호미곶, 상생의 손이 전하는 일출 명소

김정호가 일곱 번 답사 끝에 우리나라의 가장 동쪽임을 확인하고 '호랑이 꼬리 부분'이라고 불렀던 포항 호미곶. 호미곶은 내게도 각별한 곳이다. 2011년을 마무리하는 기념으로 12월 2일 찾았던 곳, 호미곶은 2001년 12월부터 불리기 시작한 지명이다. 이제 2010년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 생각해보니 그때가 내 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기였다. 내 삶의 욕망이 거뭇한 희망이라도 부여잡고 있었던 마지막 시기. 바다를 좋아하는 사람과 영일만을 바라다보며 해안도로를 달렸다. 바닷바람이 폐부 깊숙이 파고들었다. 어린 시절의 향수가 배어 있는 곳, 포항시내 한 초등학교를 찾았다. 아들 녀석이 그렇게 간절히 가고 싶어 하던 곳에서 합격통보가 날아온 날, 그래서 폰 번호가 된 날, 내가 기뻐하는 것만큼 함께 감격해..

일상 2019.12.26

동짓날이면 생각나는 황진이의 동짓달 기나긴 밤

오늘은 동짓날. 동짓날에는 황진이의 이라는 시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황진이는 조선 중종 때의 명기, 명월로 잘 알려져 있다. 그녀에 대한 직접사료는 없는 터라 야사에 의해 그녀의 일화들이 많이 전해져 온다. 황진이는 그간 영화로도 많이 만들어졌는데, 송혜교가 주연에 장윤현 감독이 연출한 (2007), 장미희와 안성기 주연에 배창호가 연출한 (1986)가 기억에 남는다. 명성에 비해 황진이의 시조는 에서 전하는 6수가 전부인데, 모두가 조선 시문학의 걸작으로 꼽힌다. 누구인지는 모르겠으나, 한 사내를 기다리는 황진이의 애닯은 심경이 잘 드러난 의 전문을 옮겨 적어본다. 기나긴 밤의 한 가운데를 베어 내어 봄바람 부는 이불 아래 여러 번 잘 포개어 넣었다가 어른님 오신 날 밤이면 굽이굽이 펴는 여인의 절절..

일상 2019.12.22 (2)

김훈의 자전거 여행 에세이집 '자전거 여행'

김훈의 자전거 여행 에세이집 (생각의 나무, 2000)은 여행에 대한 새로운 길을 일깨운다. 작가는 1999년 가을부터 2000년 여름까지 전국의 산천을 자전거로 떠돌며 이 책을 겨우 썼다. 수많은 고산준령을 넘고, 강가를 달리고 해안 포구에서 잠을 잤던 자전거를 작가는 '풍륜'(風輪)이라 불렀다. 서문에서 김훈은 늙고 병든 말처럼 다 망가진 풍륜을 퇴역시키고 새 자전거를 장만했다고 했다. 새로 장만한 자전거로 함께 한 여행을 아마도 후에 김훈은 시리즈로 냈을 것이다.김훈은 숯불에 갈비 구워먹는 '가든'과 낮이고 밤이고 러브하는 '파크', 그리고 이동통신회사의 '기지국'들이 산자수명한 이 국토의 가장 압도적인 풍경이라고 했다. 김훈은 속세의 길을 저어가는 풍륜이 이 누린내 나는 인간의 풍경을 미워하지 않..

독서 2019.12.20 (1)

영화 '공모자들', 이것이 실화였다니!

영화 은 끔찍하기 이를 데 없는 영화다. '실화'를 재구성한 영화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영화 속 이야기는 반인륜적이다. 장기밀매를 소재로 한 들은 2009년 중국으로 신혼여행을 떠난 부부의 장기 밀매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 상호(최다니엘)와 채희(정지윤)는 그들의 앞날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 채 달콤한 신혼여행을 꿈꾸며 중국 웨이하이행 여객선에 오른다. 그러나 이 배에는 장기 밀매단이 도사리고 있다. 영규(임창정)와 그 일당들이다. 상호가 잠시 방을 비운 사이, 영규 일당은 채희를 납치하여 여객선 사우나실에서 장기적출을 시도한다. 사우나실의 미장센은 인간들의 일그러진 욕망을 극대화시킨다. 나체로 묶여있는 채희와 그녀의 몸에서 장기적출을 시도하는 외과의사 경재(오달수)의 모습은 몸서리가 쳐진다. 전라..

영화 2019.12.17 (1)

아서왕, 여기 잠들다 - 아서왕에 대한 색다른 이야기

필립 리브의 (2010)는 한 소녀의 눈으로 아서왕을 그린 팩션 소설이다. 마법과 환상 속의 아서왕이 아닌, 인간 아서왕을 상상한 이야기이다. 작가 필립 리브는 어린 시절 부어맨이 감독한 영화 를 보고 언젠가 아서왕 이야기를 꼭 소설로 쓰리라 생각했다고 한다. 5, 6세기 브리튼에 관한 역사적 증거들은 아주 적고, 아서왕에 관해서라면 그가 전투 지휘관으로 언급된 사실만 있을 뿐, 역사적 인물인지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던 인물인지에 대해서 학계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 열 살 소녀 그위나는 가상 인물이지만, 나머지는 아서왕 이야기에 나오는 인물들이 대부분이다. 대마법사 멀린이 마르딘으로 등장한다. 6세기 초, 브리튼 남서부에 사는 노예 소녀 그위나가 한밤중에 몰아닥친 아서 부대의 습격을 피..

독서 2019.12.14 (1)

영화 50/50, 인생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연극무대

영화 은 인생을 조용히 돌아보게 만든다. 인생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연극무대 위의 배우와 같다. 27살 애덤(조셉 고든 레빗)은 어느 날 무대 위에서 그만 퇴장해야할지도 모른다는 선고를 듣는다. 자신이 생존확률 50퍼센트인 희귀암에 걸렸다는 것. < 말초신경종양(Schwannoma Neurofibrosarcoma)에 걸렸다고 의사가 말할 때, 애덤의 표정은 마른날에 청천벽력을 맞은 것 같다. 상상해보라. 누구든 그렇지 않겠는가. 이 영화의 오프닝 시퀀스는 애덤의 조깅 장면이다. 애덤은 운동도 열심히 하고, 술도 담배도 하지 않는다. 더구나 그는 교통사고를 피하려고 운전도 하지 않는다. 그런 그가 암에 걸렸다니 믿을 수 없다. 우리는 너무나 건강했던 사람이 사고나 병으로 인생무대에서 갑자기 사라져가는 모습..

영화 2019.12.11 (1)

무소유로는 행복해질 수 없다, 긴장된 욕망이 생활의 활력소

바스나고다 라훌라의 (이나경 옮김, 아이비북스, 2010)는 부처마저도 세속적인 소유욕을 부정한 것이 아니라 무한대로 장려했다는 주장을 하는 도발적인 책이다. 인간은 소유에 대한 욕망을 떨칠 수는 없는 존재이다. 좋은 집, 좋은 차, 좋은 옷, 좋은 여자, 이 모든 것이 소유욕과 직결되어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 바스나고다 라훌라는 그 지혜를 붓다의 가르침에서 찾는다. 그에 따르면 붓다의 가르침은 크게 두가지다. 그 하나는 출가제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법과 또 하나는 재가자들을 위한 가르침이 그것이다. 라훌라는 붓다가 세속적인 욕망이 덧없으므로 출가제자들에게 욕망을 초월할 것을 강조했지만, 재가자들에게는 붓다가 결코 그런 설법을 한 적이 없었다고 강조한다. 비종교적인 나로서는 ..

독서 2019.12.08 (1)

러브픽션 - 뻔한 구애과정, 구태의연한 사랑의 행보

전계수 감독은 (2012)에서 뻔한 구애과정과 구태의연한 사랑의 행보를 노골적으로 묘사했다. 사랑의 시작은 열정과 달콤함이다. 사랑의 중간은 권태와 식상함이다. 사랑의 끝은 이별, 그것 뿐이다. 은 연애의 이 순환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소설가 구주월(하정우)는 서른 하나. 어린 시절부터 '사랑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건만, 제대로 된 연애 한 번 하지 못한 모태 솔로다. 구주월은 연애의 이상형 희진(공효진)을 우연히 만난다. 사실 구주월은 처음으로 이상형을 만났다고 생각했으나, 그는 매번 이상향의 여자를 만났다. 단지 그가 기억하지 못했을 뿐이다. 그녀와의 만남 이후 구주월은 연애 법칙대로 희진을 공략하는데 성공한다. 열렬한 연애편지로 시작하는 달콤한 사랑 고백들, 그리고 이어지는 뜨거운 스킨십...

영화 2019.12.05

내 인생을 바꾼 한 권의 책2, 새로운 인연이 생기는 책

(2009)은 세계명사들의 (2007)의 국내편 격이다. 저자로 30명이 참여했다. 저자가 다수인 책은 장단점이 분명하다. 책 한권으로 여러 명을 만나보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지만, 문제는 도저히 읽고 싶지 않는 저자들도 그 중에 뒤섞여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는 공병호, 박경철, 이지성 등이 그렇다. 그들의 글을 읽으면 짜증이 난다. 대체적으로 중구부언에다 자기 표절이 심하다. 책 찍는 기계와 다를 바 없다.내 경우엔 을 심영섭의 글을 보기 위해 읽었다. 심영섭이라는 이름은 심리학과 영화를 두루 섭렵한 사람이라는 필명이라고 한다. 심영섭은 이 책에서 의미 있었던 책으로 칼 구스타브 융과 그 제자들이 집필한 을 소개했다. 다른 사람의 독후감을 읽어보는 이점은 자신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의 책을 힘들이지..

독서 2019.12.04 (1)

영화 용의자X, 사랑의 헌신은 어디까지?

영화 는 일본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소설 을 원작으로 한 영화이다. 소설은 물리학자와 수학자 간의 '두뇌게임'에 치중한 반면, 영화는 '사랑'에 방점을 찍었다. 고등학교 수학교사 석고(류승범)는 우연히 옆집에 사는 화선(이요원)이 그녀의 조카 윤아(김보라)와 함께 전남편을 우발적을 살인하게 되는 것을 알게 된다. 화선을 짝사랑했던 석고는 화선을 위하여 완벽한 알리바이를 만들어 낸다. 마치 완전한 수학풀이처럼. 형사 민범(조진웅)은 화선이 범인임을 직감적으로 알아채고 수사를 하지만, 석고가 만들어 놓은 완벽한 알리바이 앞에서 사건은 미궁 속으로 점점 빠져든다.영화 는 미스터리물이지만, 석고가 화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느끼지 못한다면 지루한 영화가 된다. 보통의 남자라면, 설령 한 여자를 사랑하더라도 맹목..

영화 2019.12.03 (2)

소설가 박범신의 40번째 장편 소설 '소금'

은 출간되기 전에 한겨레 신문에 연재한 박범신의 장편 소설이다. 박범신은 문단에 데뷔한 지 40년이 되던 해인 2013년에 40번째 소설로 을 출간했다. 소설가 박범신은 문단 데뷔 이래 한 해 한 권꼴로 소설을 썼다. 소설과 영화 로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던 박범신은 을 고향 논산에 은둔하며 2년여 동안 집필했다. 소설의 배경도 논산이다. 작가가 이 소설에 대하여 가진 애정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흔히 소설 은 자본의 폭력성을 다룬 박범신 3부작의 완결판이라고 일컬어진다. 3부작의 나머지는 , 이다. 박범신은 은 염부의 아들이었던 주인공 '선명우'의 인생을 통해 우리가 잊고 있었던 '아버지'에 대한 존재론적 의미를 성찰하고, 나아가 자본의 폭력성에 대하여 '발언'하는 소설이라고 말했다. 박범..

독서 2019.12.02 (1)

오싹한 연애, 겨울이 깊어갈 땐 로코다

는 요즘 같은 날씨와 잘 맞는 영화다. 겨울이 깊어갈 땐, 역시 로코가 최고다. 는 손예진이라는 배우와 잘 어울리는 로코다. 강여리(손예진)는 산사람이 아닌 귀신과 함께 산다. 고등학교 사고 이후로 귀신이 붙었다. 여리와 친하게 지내면 그 사람에게도 귀신이 나타난다. 그래서 여리는 친구도 없고, 가족조차 노르웨이로 떠나버렸다. 산사람이 죽은 사람을 이길 수 없는 까닭이다. 의 초반부는 제목처럼 오싹한 공포가 스멀거린다. 그렇다고 공포영화 수준은 아니다. 강여리의 사연을 들어주는 남자, 거리의 마술사 마조구(이민기)가 나타나면서 영화는 로맨틱한 분위기로 달린다. 그런데 마조구가 과연 강여리의 곁에 남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민기의 얼굴에서 강단이나 깡을 찾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어리바리해 보이던 마..

영화 2019.12.01 (2)

힘있는 글쓰기, 눈부신 퇴고의 상흔

글쓰기는 힘겹고 수수께끼 같은 일이다. 이번 주말에 를 집어 들었다. 그런데, 웬걸 이 책은 너무 난해했다. 두께가 상당한 이 책을 오랫동안 머리를 싸매고 팠지만 글쓰기는 역시 힘겹고 수수께끼 같은 것임을 재차 확인하는 것으로 만족했다. 는 글쓰는 요령에 대한 책이라기보다는 글쓰는 자세에 대한 접근을 다룬 책에 가깝다. 저자 피터 엘보에게 힘있는 문장이란 글쓴이의 목소리가 담긴, 그것도 진짜 목소리가 담긴 글을 말한다. 그렇다면 글에 목소리를 어떻게 담을 것인가? 피터 엘보는 그것을 마법과도 같은 일이라고 했다. 그 마법의 과정을 설명한 책이니 당연히 내용이 난해할 수밖에 없다. 처음에는 모든 것을 제쳐두고 무조건 글쓰는 행위에만 집중하라는 저자의 한 조각 말을 위안으로 삼기에는 책은 너무 방대했다. 에..

독서 2019.11.30 (2)

영화 '신세계' - 비정한 사나이들의 운명

호사가들은 를 , 와 비교하길 좋아한다. 이 세 영화는 비정한 사나이들의 운명을 서사적으로 잘 그렸다. 박훈정 감독은 , 의 시나리오 작가 출신으로 장편 데뷔작은 이다. 는 그의 두 번째 장편 영화다. 의 줄거리를 간단히 요약하면 이렇다. 경찰청 강과장(최민식)은 조폭 조직을 경찰의 하위조직으로 만들기 위해 경찰 이자성(이정재)을 조폭 조직에 위장 침투 시킨다. 이자성은 8년의 세월동안 믿음과 배신이 난무하는 복마전에서 뼈가 부서지고 피가 튀기는 혈투 끝에 마침내 조폭 조직의 결합체 골드문 회장이 된다. 영화 는 강과장의 시나리오대로 완벽하게 굴러가는 것처럼 보인다. 강과장이 말하는 ‘신세계 프로젝트’는 거의 완성단계에 다다른다. 그러나 비정하고 비열한 ‘신세계 프로젝트’는 아이러니하게도 조폭에게서 기대..

영화 2019.11.29 (1)

글쓰기로 돈버는 자유기고 한번 해볼까?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프리랜서를 꿈꾸어 보았을 것이다. 특히 조직생활이나 직장 생활이 체질적으로 맞지 않는 사람들은 그 갈망이 더욱 강할 것이다. 황성근의 는 프리랜서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알맞은 안내 역할을 한다. 책 제목처럼 가볍게 한번 읽어 볼 만한 책이다. 자유 기고가는 기사 형식의 원고를 생산해서 미디어에 게제하고 원고료를 받는 사람이다. 잡지나 신문에서 객원기자 또는 시민기자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사람들과 칼럼니스트도 자유기고가에 속한다. 학력 차별도 없고 나이 제한이나 정년 퇴직도 없다니 이 얼마나 매력적인 직업인가? 그러나 자유기고 '한번 해볼까'라는 마음으로 직업을 가볍게 선택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 책은 아직 취업 적령기에 도달하지 않은 청소년들이나 대학생들의 직업 안내서로 적당..

독서 2019.11.28 (5)

영화 '프라하의 봄',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필립 카우프만 감독의 (1988)은 정치적이지 못한 인간이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불가능한 일인지에 대하여 묻고 또 묻는다. 체코인들의 '프라하의 봄'은 1968년 1월에 시작되었다. 1980년 서울의 봄이 떠오르는 영화이기도 하다. 은 체코의 자유화 운동과 소련에 의한 탄압이라는 시대배경에다 한 명의 남자와 두 여자의 러브 스토리를 그린 체코 망명 작가 밀란 쿤데라의 소설 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서울의 봄은 1979년 10월 26일 시작되어 1980년 5월 17일 새벽에 막을 내렸다. 1968년 1월에 시작된 프라하의 봄은 그해 8월 21일 새벽 러시아의 탱크에 의해 막을 내렸다. 감독 필립 코프만은 영화 에서 소련의 무력개입, 언론자유의 박탈, 망명, 귀환 등과 같은 일련의 정치적인..

영화 2019.11.27

과학자의 서재, 최재천 교수의 과학 이야기

언젠가 EBS에서 방영하는 최재천 교수의 를 우연히 보았다. 방송을 보면서 말을 참 잘하는 과학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니, 서울대를 나와 하버대에서 생물학 박사학위를 땄고, 지금은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석좌교수로 있다. 최재천에 대한 궁금증으로 를 찾아 읽어보았다. 최재천은 글을 잘쓰는 과학자였다. 는 오늘의 최재천이 있기까지의 삶의 여정을 드라마틱하게 구성해 놓고 있었다. 강릉과 서울을 오가는 어린 시절과 문학과 미술에 빠져들었던 중고등학교 시절, 그리고 방황에 빠진 재수시절과 학창시절들은 읽는 재미가 상당하다. 에서 최재천은 자신의 인생에 큰 영향을 끼쳤던 몇 권의 책을 추천했다. 생물학에 몸을 바치기로 결심하게 만든 책으로 을, 자신의 인생을 뒤흔든 책으로 리처드 도킨스의..

독서 2019.11.27

서울대 인문학 글쓰기 강의, 이상원 선생님에게 글쓰기란?

가 이번 긴 연휴의 무료함을 그나마 덜어주었다. 글쓰기에 대한 욕망을 어느정도 해소시켜 주는 참신 발랄한 문장들이 책 속에서 날것으로 팔딱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서울대 인문학 글쓰기 강좌를 7년째 운영해 온 이상원 선생님은 자신의 12학기 동안의 글쓰기 강의 경험을 에 쉽고도 진솔한 문체로 풀어냈다. 글쓰기 강의에 참여한 수강생들이 쓰낸 자기 소개서와 감상 에세이들에는 오늘을 살아가는 청년들의 고단한 삶을 짐작케 하고도 남을 솔직함들이 곳곳에서 번득였다. 는 글쓰기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은 물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수 많은 청춘들의 고민과 희망들을 간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이상원 선생님은 글쓰기에 대하여 이렇게 말했다. "허리를 꺽으며 춤추는 키 큰 풍선 인형처럼 우리도 이 방향..

독서 2019.11.26 (1)

하울링, 얼음붙은 송곳니 원작 영화

은 일본 노나미 아사의 소설 를 원작으로 한 영화다. 이 영화는 세상으로부터 소외되고 차별받은 자들의 이야기다. 의 줄거리를 간단히 요약하면 이렇다. 강력계 형사 상길(송강호)은 승진에서 매번 후배에게 밀린다. 마누라와는 이혼했고 아들은 아버지 말을 듣지 않는다. 집과 직장에서 버려진 셈이다. 그렇다면 상길이라는 남성은 세상으로부터 버려졌다고 말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 상길에게 분신 사건이 배당된다. 고과 점수가 낮기 때문에 상길에게 배당된 것이다. 거기다가 파트너로 순경 출신의 여경 차은영(이나영)이 붙는다. 상길로서는 기가 찰 노릇이다. 상길은 사건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런데다 은영의 하는 꼴을 보니 더욱 배알이 꼴린다. 단순한 분신 사건에 은영이 의욕적으로 달라붙기 때문이다. 상길은 ..

영화 2019.11.25

론 로젤의 '소설쓰기의 모든 것 2 : 묘사와 배경'

론 로젤의 (2011)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묘사와 배경에 집중한 소설가 지망생을 위한 작법서이다. 글쓴이 존 로젤은 미국 텍사스 주에서 문예창작을 가르치며 회고록 와 1900년 텍사스 캘버스턴 섬을 휩쓴 허리케인을 소재로 한 소설 등을 발표했다. 전문 작가들이 그들의 소설에서 어떻게 배경을 묘사하는지 예문을 들어가며 상세하게 설명했다. 잘 다듬어진 훌륭한 소설들은 배경의 묘사가 탁월해 독자들이 소설 속의 장소와 시간에 오래도록 머물기를 원한다고 한다. 론 로젤이 인용한 소설들의 예문을 읽는 것은 이 책을 읽는 또 다른 재미다. 소설쓰기에 관심 있거나 소설에 관심 있는 분들은 읽어볼 만하다. 시리즈는 총 5권이 출간되었다. 소설가 지망생들을 위한 작법 노하우들을 5권의 시리지에 정리한 셈이다. 1편은..

독서 2019.11.24

더 레슬러, 중년 남성의 자아 찾기 영화

(2009)는 레슬러에 관한 영화라기보다는 한 중년 남성의 자아 찾기 영화다. 1980년대를 주름잡았던 전설의 레슬러 '랜디 더 램 로빈슨'(미키 루크)의 삶의 굴곡을 따라간다. 오프닝 시퀀스는 꽤 인상적이다. 시합을 마치고 락커룸으로 돌아가는 랜디의 등 뒤를 바짝 쫒는 카메라는 영화가 끝날 때까지 줄곧 랜디의 등 뒤에 머물러 있다. 관객은 랜디의 뒤에서 그를 바라보며 그의 어깨를 억누르는 삶의 무게를 함께 짊어진다. 락커룸에 앉아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는 사내의 옆모습은 이 시대 아버지들의 실루엣이다. 거친 숨소리가 함께 비추어지는 그의 뒷모습은 그가 과거의 영광으로부터 퇴장해야 할 순간이 임박했을 암시한다. 관객들은 그와 함께 호흡을 하며 그의 발걸음을 따라간다. 영화는 진정한 자아 찾기는 삶의 마지..

영화 2019.11.23 (2)

화차, 미야베 미유키의 미스터리 장편소설

변영주 감독이 연출한 영화 를 보고 미야베 미유키의 미스터리 장편소설 를 찾아 읽었다. 책 뒷표지에는 '일본 미스터리를 대표하는 작가 미야베 미유키 최고의 작품!'이라는 카피가 선명하게 인쇄되어 있었다. '화차(火車)는 생전에 악행을 저지른 망자를 지옥으로 실어 나르는 불수레라고 한다. 영화를 보고 나서 후후가 이 책을 권했다. 영화와 소설은 크게 다르지 않다. 무대만 도쿄에서 서울로 바뀌었을 뿐, 줄거리는 대동소이하다. 굳이 비교하자면 소설보다 영화가 스릴감이 좀 있다. 영화에서는 형사(조성하 분)의 역할이 보조적이지만, 소설에서는 원톱이라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영화에서 강성영은 소설에서는 '세키네 쇼코'다. 쇼코는 질이 아주 나쁜 사채에 쫒기다 급기야 '신원세탁'을 시도하고 성공한다. 자신과 비슷한..

독서 2019.11.22 (2)

박수건달, 꽤 잼나는 조폭 코미디

은 꽤 재미있었던 조폭 코미디 영화였다. 이 영화를 만든 조진규 감독은 두 편을 연출했고, 배우 박신양은 조폭영화 (2001)로 재미를 봤었다. 광호(박신양)는 보스 신임과 후배들의 존경까지 한 몸에 받는 잘나가는 엘리트 건달이다. 그런데, 태주(김정태)의 칼에 맞고 광호의 운명은 얄궂게 변한다. 낮에는 박수(남자무당), 밤에는 조폭으로 살아야 하는 이중생활이 그들 기다린다. 의 ‘웃음 유발’은 일단 합격점이다. 조폭이 박수의 길을 걷게 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는 참신하다. 광호가 과연 어떤 운명을 선택하고 개척해 나갈지 자못 궁금하기도 하다.그런데 광호의 좌충우돌을 소화해 낼 카운터 파트너들의 활약은 미진했다. 라이벌 조폭 태주 역을 맡은 김정태는 에서 평범함 그 이상을 보여주지 못했다.(2011)과 ..

영화 2019.11.21 (2)

밀레니엄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베스트셀러 소설 원작 영화는...

은 전 세계 6,500만 부 이상이 팔린 베스트셀러 소설 을 영화화한 스웨덴의 영화를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했다. 시사지 ‘밀레니엄’의 기자 미카엘(대니얼 크레이그)은 재벌과의 폭로전에서 패하고 난 후, 방예르 가문의 수장 헨리크(크리스토퍼 플러머)의 사건 의뢰에 솔깃해진다. 사건은 40년 전에 발생한 헨리크의 조카 ‘하리에트’의 실종사건. 무려 40년 전에 실종한 사건이라 과거의 사진이나 신문기사에서 단서를 찾을 수밖에 없다. 미카엘은 사건 추적에 들어가며 조수를 고용한다. 기묘한 용문신과 피어싱을 한 리스베트(루니 마라)는 천재적인 해킹 능력을 자랑한다. 사건을 추적하는 미카엘과 리스베트는 재벌 방예르 가족사의 추악함과 맞닥뜨리고 악마적인 사건의 실체에 직면한다. 40년 전 실종사건의 실마리를 구약성경..

영화 2019.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