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164

<장미의 이름> 지식 독점자와 지식 탐구자

영화 (1986)은 1327년 이탈리아 북부의 베네딕트 수도원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소재로 지식을 독점하려는 자와 지식을 탐구하려는 자의 사투를 그린 장 자크 아노 감독의 작품입니다. 이 영화의 원작은 이탈리아의 기호학자이며 철학자인 움베르토 에코가 52세 때 발표한 첫 장편 소설이에요. 움베르토 에코는 여자 친구의 청을 받아들여 이 소설을 썼다고 하는데, 그 여자 친구가 역사에 남을 아주 큰일을 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배우 숀 코네리가 의 영화화를 장 자크 아노 감독에게 제안했는데, 장 자크 아노 감독은 2년 동안 거절하다 그를 직접 만나보고는 그에게 반해 제작자와 움베르토 에코를 설득해 크랭크인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숀 코네리의 “이보게, 젊은이”라는 한마디에 감독은 수사 윌리엄 역에 숀을 낙점했다고..

영화 2018.12.15 (4)

<스탈린그라드 : 최후의 전투> 독일 패전 50주년 추모작

(1993)는 독일 패전 50주년 추모작으로 제작된 전쟁 영화입니다. 독일의 시각에서 2차 대전을 최초로 조명한 작품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영화입니다. 감독 조셉 빌스마이어는 스탈린그라드에서의 전쟁 참상을 정확하고 충실하게 전달합니다. 영화를 보고 나면 전쟁의 무서움에 치를 떨게 되고 반전주의자가 된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영화의 배경은 1942년 늦은 여름, 독일군을 중심으로 한 주축군과 소련 군사이의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졌던 러시아 스탈린그라드에요. 스탈린그라드 전투는 199일간 지속된 인류 역사상 가장 큰 단일 전투였으며, 히틀러는 패자로, 스탈린을 승자로 만든 2차 세계대전의 분수령이 된 전투였어요. 구소련 정부가 사상자 수가 지나치게 많을 것을 두려워하여 정확한 집계를 금지할 정도로 스탈..

영화 2018.12.13 (5)

<유령 작가> 대필하는 자와 꼭두각시의 딜레마

(2010. 6. 2)는 로버트 해리스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스릴러물입니다. 전 영국 수상 아담 랭(피어스 브로스넌)의 자서전을 대필하던 작가(이완 맥그리거)의 이야기입니다. 스릴러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액션도 없고, 추격전도, 난투극도 없습니다. 요란하고 박진감 넘치는 할리우드 영화에 익숙한 관객에게는 지루하고 썰렁하겠습니만, 히치콕식 스릴러를 즐기는 관객이라면 독특한 씹히는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 유령 작가의 줄거리 전 영국 수상 아담 랭의 자서전을 대필하던 작가가 해변에서 익사체로 떠오릅니다. 자서전 대필을 이어받은 유령 작가(이완 맥그리거)는 외딴 섬에서 망명 생활을 하고 있는 아담 랭을 인터뷰하러 런던에서 미국으로 건너갑니다. 그 무렵, 전 수상은 대테러 전쟁..

영화 2018.12.12 (2)

<컨버세이션> 우리가 보고 듣는 것이 사실일까?

(1974)은 워터게이트 사건이라는 당시의 시대상과 현대인의 고독을 섬세하게 포착한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스릴러물입니다. 할리우드와 유럽 예술영화의 절묘한 조화를 이룬 걸작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제27회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습니다. 영화는 우리가 보고 듣는 것이 얼마나 왜곡될 수 있는지, 또 그 결과는 얼마나 참담할 수 있는지 잘 보여줍니다. 주인공 해리 콜(진 핵크만)은 도청 전문가였지만, 결국 자신이 믿고 믿었던 눈과 귀에 의하여 비극적인 결말을 맞게 됩니다. ◆ 컨버세이션 줄거리 도청 전문가 해리(진 핵크만)는 어느 날 마틴 스테트(해리슨 포드)로부터 대기업 사장의 아내 앤(신디 윌리암스)과 앤가 불륜관계에 있는 마크(프레데릭 포레스트)의 대화를 도청해달라는 의뢰를 받습니다. 오프닝..

영화 2018.12.10 (1)

<인사이더> 거대기업에 맞선 다윗 이야기

영화 (1999)는 언론과 대기업, 그리고 언론의 자유와 국민의 알 권리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은 마이클 만 감독 작품입니다. 영화가 다루는 사건개요는 다음과 같습니다. 미국 플로리다 주에서 흡연피해자 50만명은 브라운 & 윌리엄슨사와 필립 모리스 등 5개의 메이저 담배회사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합니다. 담배 회사가 흡연경고를 하지 않았던 1969년 이전에 경영진들이 담배가 얼마나 중독성이 강하며, 인체에 끼치는 치명적인 유해성을 인지하고 있었느냐는 것이 소송의 쟁점이었습니다. '브라운 & 윌리엄슨'의 연구개발부 부사장으로 있었던 제프리 위건은 CBS 방송의 PD인 로웰 버그만의 격려로 담배회사의 부도덕성에 대하여 에 용기 있는 증언을 했습니다. CBS방송의 은 미국의 추적 보도물의 대명사로 손꼽히는..

영화 2018.12.08 (3)

<월-E> 600년 로봇 고독에 종지부를 찍은 로맨스

영화 (2008)는 지구에 홀로 남은 로봇의 사랑을 그린 픽사 스튜디오의 9번째 가족용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영화는 2810년 지구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쓰레기 더미가 빌딩처럼 하늘을 찌르는 황량한 지구의 모습, 월-E라 이름 붙여진 깡통 같은 로봇과 바퀴벌레 한 마리가 전부이다. 그 쓰레기 빌딩은 ‘지구 폐기물 분리수거 로봇’(Waste Allocation Load Lifter-Earth Class)인 월-E가 지구에 홀로 남아 쓰레기를 수거하여 자기 몸톰에 넣어 압축하여 더미를 쌓아 올린 것이다. 황폐한 지구를 배경으로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로봇의 로맨스가 펼쳐진다. ♧ 월-E 줄거리 초반부 30분가량은 대사 한마디 없다. 사막과도 같은 도시에서 고철덩어리 같이 생긴 월-E가 쓰레기를 분리하고 쌓아 ..

영화 2018.12.07 (5)

<감시자들> 설경구와 정우성, 한효주의 액션 스릴러

설경구와 정우성, 그리고 한효주가 출연한 들은 서울 도심을 배경으로 쫓고 쫓기는 자의 팽팽한 긴장감이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계속되는 범죄 스릴러물입니다. 은 처음부터 쫒고 쫒기는 자의 면면을 다 드러내놓고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범인이 누구냐를 추리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단서들을 하나하나 연결하여 범인을 찾아내는냐에 집중한 스릴러물입니다. 오프닝 시퀀스는 서울 지하철 2호선 안의 일상적인 풍경들을 보여줍니다. 설경구가 졸고 있고, 졸고 있는 그를 한효주가 지켜보고 있고, 그들 사이를 정우성이 '우연처럼' 지나쳐갑니다.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입니다. 은 지극히 평범한 일상에서 범죄자들의 단서들을 추리하는 기법들을 리듬감있게 보여줍니다. 설경구는 경찰 내 감시를 전문으로하는 특수 조직의 감시반장..

영화 2018.12.06 (2)

<터미널> 어느 공항 노숙자의 감동 실화

영화 (2004)는 이란의 한 청년이 겪었던 장기간의 공항 노숙생활을 소재로 한 실화 영화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연출력과 톰 행크스의 연기 앙상블이 멋지다. 영화의 소재가 된 실화의 주인공은 이란 청년 ‘메르한 나세리’. 나세리는 1970년대 영국 유학 시기에 이란 팔레비 왕정(1941-1979)에 반대하는 시위에 가담했다. 1977년 이란으로 귀국한 나세리는 시위 가담 이유로 이란으로부터 추방당해 여러 나라를 전전하는 신세가 된다. 1986년 나세리는 유엔으로부터 벨기에 망명 허가를 받았지만 프랑스 샤를 드골 공항에서 여권이 들어있는 가방을 그만 잃어버렸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 각국들은 여권이 없는 나세리의 망명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난민자 신세가 된 나세리는 1988년 드골 공항의 터미널 원..

영화 2018.12.01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 백만장자 미망인과 운전기사의 로맨스

(1989)는 1950년대 인종차별이 극심했던 미국 남부 애틀란타가 배경이다. 전직 여교사였던 유대인 백만장자 미망인 데이지와 흑인 운전기사와의 노년 로맨스를 미려한 영상으로 담아낸 영화이다. 미스 데이지는 일흔이 넘은 고령에도 사춘기 소녀처럼 자존심 강하고 고집불통이다. 충직한 운전기사 호크를 무시하며 냉대로 일관하는 미스 데이지 할머니는 사춘기 소녀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 미스 데이지의 속마음은 사춘기처럼 호크를 좋아하고 무조건적으로 그에게 의지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적대적으로 변해가는 세상에서 미스 데이지는 호크를 함부로 대하지만 정작 본심은 그게 아니었던 거다. 할리우드에서 오랫동안 주목을 받지 못했던 배우 제시카 탠디는 이 영화에서 처음으로 주연을 맡아 1990년 제62회 아카데..

영화 2018.11.28

준벅 : 선댄스 영화제 수상작(에이미 아담스)

영화 에서 에슐리 역을 맡은 에이미 아담스는 사랑스러운 수다쟁이 연기로 ‘에이미 아담스의 재발견’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2005년 선댄스 영화제에서 특별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2007. 6. 28)은 작은 시골 마을에 살고 있는 남편 가족들과의 어색했던 만남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있는 그대로 잔잔하게 되돌아보게 하는 영화이다. ◆ 준벅 줄거리 마들린(엠베스 데이비츠)은 도회지에서 미술품 화랑을 운영하는 딜러이다. 아웃사이더 아트 화가 ‘워크’의 작품에 필이 꽂힌 마들린은 그의 그림을 화랑에 유치하기 위해 워크가 살고 있는 노스캐롤라이나까지 달려가지만 계약은 쉽지 않다. 마들린은 어떻게 해서든지 그림을 유치하기 위해 노스캐롤라이나 근처에 있는 시가집에 머물기로 작정한다. 계약성사를 위해 장기전에 돌입하려..

영화 2018.11.27 (2)

<최종병기 활> 들숨과 날숨의 경계

김한민 감독이 연출한 은 기존의 관념을 엎어버리고 전체에서 벗어난 화살이 개별성으로도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오롯이 입증한다. 화살은 개별성이 없다. 특히 활을 소재로 한 영화에서는 더욱 그렇다. 헐리우드 영화에서나 충무로 영화에서나 화살은 개별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늘 전체로써 존재할 뿐이었다. 우리는 비처럼 쏟아지는 화살 무리만을 영화에서 보아왔다. 그러나 에서 활과 화살은 비로소 존재의 개별성을 획득하며 스스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 줄거리 남이(박해일)는 역적으로 몰린 아버지가 참변을 당하던 날, 동생 자인(문채원)과 가까스로 탈출하는 데 성공한다. 의부 김무선(이경역)의 집에서 오빠와 함께 의탁하고 있던 자인은 김무선의 아들 서군(김우열)과 혼례를 올린다. 자인의 혼례식 날은 조선 ..

영화 2018.11.22

[영화] 친구와 연인사이, 애쉬튼 커쳐의 매력

이반 라이트만 감독의 2011년작 는 애쉬튼 커쳐의 장점을 잘 살렸다. 이 영화는 청춘들의 발칙한 연애담을 특이한 방식으로 풀어냈다. 관객들은 로맨틱 영화에서 두 남녀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사랑에 빠질지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보게 마련이다. 그런데 는 민망하게도 두 남녀가 충동적으로 덜컹 사랑부터 시작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물론 남자에게는 핑계거리는 있다. 아담(애쉬튼 커쳐 분)은 아버지가 자신의 여자 친구와 결혼을 하자 꼭지가 돌아 버렸다고 변명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여자에게는 그런 변명의 여지도 없어 보인다. 오히려 ‘엠마’(나탈리 포트만 분)는 사랑을 나눈 후 아담에게 당당하게 말한다. 비상연락에 자신의 전화번호를 저장하지 말 것과 꽃 선물 금지, 애교 금지 등등. 애인으로 발전할 수 있는 요소들을..

영화 2018.10.16 (3)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스칼렛 요한슨의 출세작

소피아 코폴라 감독은 (2003)를 통해 요즘 연애 풍속도와는 다른 슬로우 템포의 사랑을 보여준다.코폴라 감독은 격정적인 사랑이나 뜨거운 로맨스가 아닌 미묘하고도 느린 사랑의 세계를 꺼내 보였다.갱년기를 겪고 있는 중년 남성 밥 해리스(빌 머레이 분)는 광고에 출연하기 위해 도쿄에 간다.도쿄 파크 하얏트 호텔에서 방황하고 싶어 하는 것처럼 보이는 20대 초반의 새댁 샬롯(스칼렛 요한슨)을 운 좋게 만난다.두 사람은 만나자 마자 마음이 통하는 말벗이 된다. 샬롯은 일벌레 패션 사진작가 남편을 둔 덕에 밥 해리스 아저씨와 맘껏 데이트를 즐길 수 있다.그러나 스킨십 없는 둘의 연애감정은 짠함, 한 침대에 누워 밤새 이야기만을 나누는 둘의 모습은 낯선 도시에 온 자들의 공연한 서성임이다. 는 자극적인 스킨십이 ..

영화 2018.10.15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 이별 후에 깨닫게 되는 가족의 소중함

는 더스틴 호프만과 메릴 스트립이 절제된 연기력으로 이혼한 부부의 복잡다단한 심리를 잘 표현한 법정 영화.이별 후에 깨닫게 되는 가족의 소중함제52회 아카데미(1980) 각색상(로버트 벤튼), 감독상(로버트 벤튼), 남우주연상(더스틴 호프만), 여우조연상(메릴 스트립) 수상 작품 로버트 벤튼 감독의 (1979)는 이혼한 부부의 양육권 소송을 다룬 법정 드라마입니다. 영화 제목은 원고와 피고의 이름이자, 소송명이기도 합니다.테드 크레이머(더스틴 호프만)는 광고업계에서 중요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느라 일곱 살 난 사랑스런 아들 빌리에게 눈길 한번 주지 못할 정도로 바쁜 나날을 보냅니다.열정적으로 일하는 그에게 회사는 드디어 큰 계약 건을 맡기며 승진을 보장합니다. 그에게는 최고의 날이었죠.테드는 승진보다 더 큰..

영화 2018.10.12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