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143

지금도 늦지 않았다, 자아를 발견하는 오솔길

(고은경 옮김, 참나무, 2010)는 오랜 세월 전해 내려오는 지혜를 한 폭의 수채화처럼 담담하게 풀어낸 책이다. 좋은 글은 아주 오래된 친구처럼 위안과 함께 삶에 희망을 던져준다. 나아가 좋은 책은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하는 삶의 성찰과 영감의 원천이 된다. 누구나 정체되지 않고 성장하기를 원하며, 자신의 한계에 얽매이지 않고 늘 자유로운 삶이기를 우리는 원한다. 저자 패트릭 린지는 를 통해 자유로운 삶, 새로운 자아를 발견하는 오솔길로 우리를 안내한다. 옮긴이 고은경은 미국 서점에서 우연히 이 책을 집어들고는 간결한 문장들에 이끌렸다고 한다. 고은경은 몇 권 더 사서 가까운 사람들에게 권하다가 결국 번역까지 하게 되었다. 서정적이고 아포리즘이 충만한 책들은 번역하기가 쉽지 않다. 번역문의 문..

독서 2019.11.11 (1)

데일 카네기의 '사람을 움직이는 기술'

데일 카네기를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처세술하면 그를 제일 먼저 떠올리게 된다. 데일 카네기는 1888년 미주리 주의 한 농장에서 태어나 교사와 세일즈맨 생활을 하다 1912년 YMCA에서 성인을 상대로 대화 및 연설 기술을 강연하면서 명성을 얻었다. 처세에 관한 책은 별로 읽지 않았는데, 그런 책을 읽노라면 왠지 속물 냄새가 나는 것 같아서 싫었다. 그런데 데일 카네기의 은 좀 달랐다. 1936년 초판 이래 이미 400만 부 이상이나 팔렸으며 아직 그 판매량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하니 이 분야의 고전이라 할 만하다. 이 책은 크게 4부로 구성되었다. 1부는 사람을 움직이는 방법 세가지, 2부는 상대방에게 호감을 주는 방법 여섯 가지, 3부는 사람을 설득하는 방법 열두 가지, 4부는 사람을 변화..

독서 2019.11.09 (2)

왜 사회에는 이견이 필요한가, 카스 R. 선스타인의 문제작

카스 R. 선스타인의 를 읽고나면 우리가 직관적으로 알고 있었던 동조와 이견을 잘 못 이해하고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2002 월드컵 때 한반도를 뒤덮은 응원열기,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집회 등을 보면서 우리 사회의 건강함과 강도높은 결속력이 뿌듯하게 다가 왔었다. 학교에서 줄곧 배워온 '협동 단결'이 비로소 시민사회에서 분출되는구나 했다. 백성들은 노래부르고 춤추기를 좋아하여 저문 밤에 남녀가 무리 지어 노래하며 몇날 몇일을 즐기기를 좋아했다는 삼국지위지동이전의 기록을 떠올리며 우리 민족은 참 낭만적이라는 생각도 했다. 단체나 조직에 협조를 잘하는 사람은 사회적 연대를 강화시켜 사회발전에 도움이 되고, 이견을 제시하는 사람은 사회를 위태롭게 하고, 집단의 평화를 위협하는 불순한 세력으로 경..

독서 2019.11.06 (1)

저널리즘 강의, 기자들은 왜 가짜 뉴스를 생산할까?

안병찬의 (1999)는 출판된 지 꽤 오래되었으나 기자의 세계를 단편적으로나마 접하고 싶은 사람은 참고할 수 있는 책이다. 저자 안병찬은 한국일보, 중알일보 사회부 기자, 시사저널 편집주간을 거쳐 경원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를 지냈다. 는 세 꼭지로 구성되어 있다. 뉴스와 저널리즘에 대한 이론과 기사 작성 방법론과 취재방법론을 다루었고, 편집국의 세계와 종군 특파원의 세계도 그렸다. 부록이라고 할 수 있는 사진에 대한 저자의 단상과 전자신문과 사이버신문에 대한 견해로 마무리 지었다. 저자가 작성했던 한국일보의 기사와 시사저널의 기사가 유독 눈에 많이 띄고 사이공 취재기가 중복 게재되어 있다. 또한 저널리즘의 강의보다 인용한 기사가 책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일관되게 자화자찬을 하고 있으므로 끝까지 다 읽기..

독서 2019.11.03

'수학재즈', 링컨과 케네디의 고삐풀린 우연의 일치

에드워드 B. 버거, 마이클 스타버드의 에는 링컨 대 케네디의 고삐풀린 우연의 일치 이야기가 나온다. 우연의 일치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수학적 확실성을 설명하기 위하여 공저자들이 인용한 사례다.링컨이 처음 연방의회 의원이 된 것은 1847년이다. 존 F. 케네디는 1947년이다. 링컨이 대통령이 된 것은 1861년이다. 존 F. 케네디는 1961년이다. 링컨의 비서 성씨는 케네디였다. 케네디의 비서 성씨는 링컨이었다. 링컨의 뒤를 이은 앤드루 '존슨'이 태어난 것은 1808년이다. 케네디의 뒤를 이은 린든 '존슨'이 태어난 것은 1908년이다. 링컨을 암살한 존 윌크스 부스가 태어난 것은 1808년이다. 케네디를 암살한 리 하비 오즈월드가 태어난 것은 1908년이다. 링컨이 저격당하기 일주일 전에 있던 ..

독서 2019.10.31

할머니 집에서, 도시 아이가 농촌의 서정을 체득하는 과정

(2006)는 천진난만한 도시 아이가 시골 할머니 집에서 잔잔한 농촌의 서정을 체득해가는 과정을 그린 아주 작은 책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 의해 2006년 우수문학도서로 선정되었다. 주말마다 시골에 내려가는 게 고역일지도 모르지만 솔이네는 주말농장 가듯 토요일이면 어김없이 꼬불꼬불한 길을 따라 할머니 집에 간다. 감자도 캐면서 하얀 꽃이 피면 흰 감자가 자주 꽃이 피면 자주 감자가 열리는 것도 보면서 이 감자는 가랑비랑 이슬, 뙤약볕이 도와주어 가꾼 거라는 할머니의 신기한 이야기를 듣는다. 서울서 식당을 하는 엄마아빠를 둔 이웃집 상구는 할머니랑 단 둘이 산다. 솔이는 상구를 촌뜨기라 놀리지만 상구가 만들어준 예쁜 망개 목걸이가 신기하기만 하다. 할머니는 호박 구덩이로 가서 새끼줄로 호박을 때리는 시늉..

독서 2019.10.28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기막힌 '상상력 사전'

(2011)은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펼치는 기묘한 지식의 성찬이다. 묘한 이름만큼이나 신비한 작가. 이 사전은 그가 열네 살 때부터 써온 혼자만의 노트라고 한다. 을 읽어보면 베르베르의 세계관을 엿볼 수 있는 대목들이 많이 나온다. 이 소설가는 과학적이다. 특히 진화생물학에 조예가 깊다. 그래서 이 사전에 신화와 생물에 관한 이야기가 풍성하다. 풍성하면서도 짜릿한 재미를 선사하는 신선한 반전들이 불쑥불쑥 나온다. 인류의 기원과 미래에 대하여 상상력이 자극되는 이야기들이다. 한 인간이 이토록 많은 분야를 파고들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빈대들의 성'을 고찰한 꼭지를 간추려서 들어보자. 빈대들의 성행위에 나타나는 첫 번째 특성은 지속 발기증이다. 어떤 놈들은 하루에 2백 넘게 관계를 갖기도 한다.두 번..

독서 2019.10.25 (1)

김훈의 풍경 소설 '내 젊은 날의 숲'

자전거 여행자 김훈을 (2001)를 통해 처음 만났다. 헐거우면서도 꽉 찬 그 문장이 좋아 (2000)을 읽었고, 이어서 (2007)과 (2009)를 읽었다. 그리고 이번에 (문학동네, 2010)을 긴 여름밤에 읽었다. 김훈은 2009년 가을부터 2010년 초여름에 이르는 동안, 휴전선 이남의 여러 지방을 여행하고, 풍경의 안쪽에서 한 줄씩의 문장을 걷어 올려 이 책을 썼다고 했다. 김훈은 산천을 떠돌면서, 구름이 산맥을 덮으면 비가 오듯이, 날이 저물면 노을이 지듯이, 생명은 저절로 태어나서 비에 젖고 바람에 쓸려갔는데, 그처럼 덧없는 것들이 어떻게 사랑을 할 수 있고 사랑을 말할 수 있는 것인지, 눈물겨워 했다. 은 20대의 세밀화가 조연주가 민통선 안쪽의 수목원에 일하게 되면서 들여다 본 숲 속 풍..

독서 2019.10.22 (2)

내 인생의 글쓰기, 글쟁이들은 어쩌다 작가가 되었을까?

글쓰기는 때로 산고의 고통과 비교되기도 하는데, 그렇다면 글쓰기를 업으로 하는 '글쟁이'들은 어떻게 그 지난한 길에 들어서게 되었을까?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가 기획한 『내 인생의 글쓰기』(김용택 외, 나남, 2008)는 우리 사회를 대표하는 작가들이 어떻게 글쓰기의 세계로 빠져들었는지를 그들의 육성을 생생하게 담았다.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가 수년간 개최한 어머니, 청소년 독서 강연회 연사들의 글을 묶었다. 김용택, 김원우, 도종환, 서정오, 성석제, 신달자, 안도현, 안정효, 우애령 등 9인의 문사들이 참여했다.한 편의 작품을 쓰기 위해 문인들이 어떤 고민을 하고, 창작에 따른 희열과 고통을 어떻게 승화시켜나갔는지를 교감할 수 있다."그렇다 그것은 시였다. 내가 피 터지며 꿈꾸며 찾아 헤매던 그 알 수 없던..

독서 2019.10.19 (1)

유득공의 '발해고', 남북국 시대의 최초 선언문

를 지은 유득공은 1748년 서얼의 신분으로 태어나 1807년 세상을 떠났다. 북학파의 한 사람으로 박지원, 이덕무, 박제가 등과 교유하였으며, 정조 때 규장각 검서관을 시작으로 20여 년간 관직생활을 했다. 유득공은 조선의 현실을 극복하고자 중국은 물론 북방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와 를 저술하였다. 그의 대표작인 는 우리 역사상 최초로 발해사를 체계화한 역작으로 평가받는다. 유득공은 서문에서 "고려가 끝내 발해사를 쓰지 않아서 토문강 북쪽과 압록강 서쪽이 누구의 땅인지 알지 못하게 되어, 여진족을 꾸짖으려 해도 할 말이 없고, 거란족을 꾸짖으려 해도 할 말이 없게 되었다. 고려가 마침내 약한 나라가 된 것은 발해 땅을 얻지 못하였기 때문이니, 크게 한탄할 일이다"고 했다.이른바 대담한 '남북국 시대'의..

독서 2019.10.16 (1)

니콜라스 카의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니콜라스 카의 (2011)은 스마트하고 편리한 줄로만 알았던 인터넷이 우리의 뇌구조를 사고할 줄 모르는 방향으로 서서히 바꾸고 있다는 사실을 경고한다. '스마트' 기기 없는 생활을 상상하기 어렵다. 스마트폰은 거의 24시간 인터넷에 연결된 상태로 만들어준다. 걸어 다니면서도 검색을 하고, 페북과 트윗은 친구는 물론 낯선 타인들까지도 침실의 스크린으로 마구 끌어 들인다.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검색하여 스킵하거나 스캔한다. 애써 정보를 기억할 필요가 없다. 원하는 정보를 단 몇 번의 터치만으로도 스크린에 띄워주는 스마트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니콜라스 카의 은 인터넷이 우리의 사고방식을 얕고 가볍게 만든다고 주장한다. 기억마저도 디지털 기술에 아웃소싱한 결과, 인류는 '더 이상 생..

독서 2019.10.13

그 남자의 뇌, 그 여자의 뇌, 남녀의 질투심의 차이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심리학 및 실험심리학과 교수 사이먼 배런코언이 펴낸 (2007)는 남녀의 근본적인 차이에 대한 많은 시사점을 던진다. 물론 이 책은 존 그레이의 (2008)와 같은 시시콜콜한 연애 서적과는 그 수준을 달리한다. 남자와 여자의 감정과 정서는 다르다. 그 차이점은 남녀의 질투심을 보면 극명하게 드러난다. 남자들은 배우자 또는 애인의 성적 일탈을 상상하면서 비교적 더 주관적인 고통(신체적인 고통)을 느낀다. 물론 폴리아모리같이 그것을 오히려 더 즐기는 사람들도 있긴 있다. 반면 여자는 배우자나 애인이 다른 어떤 사람에게 정서적으로 몰입하는 것을 상상하는 편이 더 질투심을 유발한다고 보고되고 있다. 심리학자 배런코언은 남녀 차이의 원인을 뇌과학과 심리실험 결과 등 과학적 증거들을 동원하여 설..

독서 2019.10.10 (2)

책, '체크! 체크리스트', 사소한 실수를 방지하려면

외과의사 아툴 가완디는 에서 우리가 전문가들이라고 믿고 있는 의사들이 정말 '어의가 없는 사소한 실수'로 사람들이 어떻게 죽어 가는지 솔직하게 기술하고 있다. 저자는 수술실에서 의사들은 손을 씻지 않음으로써 중환자에게 감염을 일으켜 환자를 죽게 하거나 응당 준비해야할 수술도구들을 준비하지 않음으로써 의료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현실을 목격했고, 이들 의료사고가 기본중인 기본을 지키지 않아서 일어나는 일이라는 걸 깨달았다. 사람들은 단순한 일을 확실하고 야무지게 해내고 싶어 한다. 그와 동시에 자신들이 기술과 판단력을 활용하고, 일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예기치 못한 문제에 융통성 있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대 세계는 병원의 수술실과도 같이 한 사람이 감당하기에는 ..

독서 2019.10.07

바디, 몸을 읽어내는 여덟 가지 시선

케임브리지 대학의 다윈칼리지가 출간한 『바디, 몸을 읽어내는 여덟 가지 시선(원제 : The Body)』는 전문가 여덟 명의 '인간의 몸'에 대한 담론들을 엮은 책이다. 의학의 발달은 인간이 120세까지 살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만들었다. 21세기 인류는 수명에서 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그 어느 때보다 문명의 혜택을 많이 누리고 있다. 현대 과학의 발달은 신의 영역이라고 믿어왔던 생로병사의 수수께끼마저도 하나하나 풀어가고 있다. 건강과 수명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영국에서는 최근 몸, 나체, 포르노, 예술 등에 대한 담론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는 몸의 탄생과정과 인간 게놈 프로젝트, 복제의 생명윤리 등 몸과 관련된 여러 담론들을 펼친다. 예술과 포르노의 경계를 논한 벌거벗은 ..

독서 2019.10.04

히든 브레인, 숨겨진 뇌의 숨은 기능

샹커 베단텀이 쓴 은 무의식의 세계를 다룬 심리학 서적이면서도 소설마냥 재미있게 읽힌다. 저자 샹커 베단텀은 스탠퍼드대에서 전자공학을 공부하고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은 무의식이 인간의 행동을 점령한 사례들을 마치 소설 속의 사건들처럼 재구성했다. ‘천부적인 이야기꾼’이라는 찬사를 받은 저자의 글 솜씨도 탄탄했다. 무의식의 실체를 이해하는 데는 어려운 정신분석학 서적들을 몇 권 읽는 것 보다 한 권을 읽어 보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 대낮에 성폭행을 당한 여자가 범인의 얼굴을 각인하고서도 엉뚱한 사람을 범인으로 지목하여 한 남자의 인생을 망쳐 버리게 만들었던 착각, 9 11 사건 당시 89층에 있던 거의 모든 사람들은 죽었으나 88층에 있던 사람들은 살아남았던 이유도 무의식적 편향의 작용 때문이..

독서 2019.10.01

세스 고딘의 '린치핀',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존재

세스 고딘의 (윤영삼 옮김, 2010, 북이십일)은 우리가 왜 스트레스를 받고 살아가는지, 스트레스의 근원을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세스 고딘에 따르면, 현대 공장 시스템이 우리를 노예로 만들었으며,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은 톱니바퀴가 될 수밖에 없고, 오직 경쟁력과 효율성만이 기업과 인간의 존재 가치를 결정한다. 그러니 그 시스템에서 일하는 사람은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세스 고딘은 계속해서 말한다. 우리들은 당장 눈앞의 확실성을 얻는 대가로 자신의 자유와 책임을 포기했고, 남들이 비웃을까봐, 실패할까봐 두려워하면서 모든 것을 포기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계속 공장 시스템에 순응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 세스 고딘은 더 이상 공장 시스템은 작동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

독서 2019.09.28 (1)

심리학자 허태균의 '가끔은 제정신'

은 한 때 잘 팔렸던 심리학 책이다. 저자 허태균은 늘 착각과 오류속에 사는 것이 '우리'라고 말한다. 그 근거로 저자는 그간 번역 출간되었던 저명한 심리학자들의 이론들을 잡다하게 소개했다. 우리 출판계는 아카데믹한 번역 서적들은 잘 팔리지 않는다. 대신 낚시성 제목을 달면 그나마 좀 팔린다. 도 그런 책이다.깊이 없는 책들이 잘 팔리는 이유가 무엇일까? 책 뒤표지에는 의 저자 김정운, 의 저자 김난도 등의 찬사가 장식되어 있었다.를 읽고 적잖이 실망했던 기억이 난다. 청춘은 아픈 것이 당연하니까 참아야 한다는 말에 기가 막혔다.도 마찬가지였다. 우리 사회 소위 유명인사들은 인간의 행복과 불행, 성공과 실패를 개인의 책임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 심지어 잘 놀지 못하는 것 까지도.왜 이들은 개인의 성공과..

독서 2019.09.25 (1)

위험한 정신의 지도, 정상과 비정상을 어떻게 가를까

1997년부터 쾰른의 알렉산더 정신병원에서 정신과의사로 근무한 만프레츠 뤼츠는 그의 저서 에서 우리사회를 위협하는 쪽은 정신병자들이 아니라 히틀러와 마오쩌둥, 그리고 디터볼렌과 패리스 힐튼 등 미치도록 정상적인 사람들이었다고 주장했다. 만프레츠 뤼츠는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 지움에 대하여 회의를 하면서, ‘비정상적인 사람’들은 이들 미치도록 정상적인 사람들이 평범하지 않은 모두를 미친 사람으로 낙인찍은 결과에 불과하다고 강조한다. 정신과의사나 심리치료사는 뉴스를 볼 때면 가끔씩 답답해한다. 뉴스 속에는 전쟁도발자, 테러리스트, 살인자, 경제사범, 냉혈인, 그리고 뻔뻔한 이기주의자들이 가득한데 아무도 그들을 치료하지 않는다. 심지어 그들이 정상이란다. - 만프레드 뤼츠의『위험한 정신의 지도』(배명자 옮김, ..

독서 2019.09.22 (1)

보스의 탄생, 유능한 관리자의 3대 원칙

린다 A. 힐과 켄트 라인백이 지은 은 관리자가 되려는 사람 혹은 관리자들이 참고할만한 하버드 경영대 리더십 전략서이다. 월스트리트 선정 5대 경영 필독서이기도 한 은 관리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지침들이 명료하게 제시되어 있다. 저자들은 유능한 관리자의 3대 원칙을 소개한다. 3대 원칙은 “1. 자신을 관리하라. 2. 인맥을 관리하라. 3. 팀을 관리하라.”이다. 린다 A. 힐과 켄트 라인백의 이 단순 명료한 관리자의 3대 원칙은 조직관리의 모든 측면에 적용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네 인생살이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지침이 아닌가 한다.자기 관리의 어려움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그리고 인맥을 관리하고 팀을 관리하는 것은 또 어떤가? 여기서 특히 주의할 것은 ‘인맥을 관리하라’이다. 사내정..

독서 2019.09.19 (1)

네이버후드 프로젝트, 유전자와 문화의 이중 나선 사이에서

(2017)는 한 진화 생물학자가 도시에 진화론을 적용하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하는 실험적인 책이다. 저자 데이비드 슬론 윌슨은 뉴욕 주립 대학교의 생물학 교수로 있으면서 ‘네이버후드 프로젝트(Neighborhood Project)’를 추진한 경험담을 이 책에 담았다. ‘네이버후드 프로젝트’는 뉴욕 빙엄턴 지역 사회에서 개개인이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이웃 간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일종의 사회 실험 프로젝트로 볼 수 있다. 빙엄턴 시는 뉴욕 주 북부에 자리한 인구 5만 명의 작은 도시다. 전반부의 ‘소금쟁이 우화’를 읽을 때까지만 해도 재미있었다. 5년간에 걸친 친사회성 설문 조사를 하여 빙엄턴 시의 친사회성 GIS 지도를 만들었다는 이야기까지는 그런대로 읽을 만했다. 그러나 우리가 살..

독서 2019.09.16

김려령의 '가시고백' 가슴이 넓어지는 성장 소설

김려령의 (비룡소, 2012)을 읽고 가슴이 한 뼘 넓어졌다. 마음이 풋풋해지고 청소년마냥 가슴이 뛰었다. 김려령은 성장소설 특유의 문장으로 일가를 이뤘다. 를 읽을 때도 그랬다. 은 고등학교 2학년, 10대들이 주인공이다. 해일은 도둑질을 타고났다. 지란은 친아버지를 미치도록 증오한다. 다영은 반장 병에 걸린 양 늘 양보하기만 한다. 진오는 욕설을 달고 산다. 그러나 이들의 ‘가시’에도 그럴만한 ‘사연’이 다 있다. 김려령의 은 10대 청춘의 가슴에 박혀 있는 가시를 조심스레 들추어낸다. 어른들의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 청춘들의 ‘가시’다. ‘나는 도둑이다. 말 그대로 순수한 도둑이다’ 해일은 자신의 직업을 도둑이라고 착각할 정도로 그의 도둑질은 자연스럽다. 해일은 어느 날 지란의 새 아빠의 전자수첩과..

독서 2019.09.13

생각에 관한 생각, 대니얼 카너먼의 심리학 교양서

은 행동경제학의 창시자로 통하는 대니얼 카너먼이 대중을 대상으로 펴낸 심리학 교양서다. 원제는 이다. 대니얼 카너먼은 '전망이론 prospect theory'으로 심리학자이면서도 2002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대니얼 카너먼과 아모스 트버스키가 전망이론을 발표한 1979년은 ‘행동경제학’의 원년으로 불린다. 은 두 가지 사고체계 시스템 1(경험하는 자아, 빠른 직관)과 시스템 2(기억하는 자아*, 느린 이성)를 중심으로 우리가 어떻게 판단과 결정을 내리는지에 대한 심리학 연구결과를 풍부하게 담았다. * 유발 하라리는 (2017)에서 이를 ‘이야기하는 자아’라고 소개했다. 나는 이 책을 투자자의 관점에서 읽었다. ‘평균 회귀’나 ‘전망 이론’ 등 주식 투자자들이 참고할 만한 이론들이 많다. 투자자들은 ..

독서 2019.09.10

왜 책을 읽는가? 샤를 단치의 독서론

샤를 단치의 를 한 달 가까이 자기 전 서너 꼭지씩 읽고 자는 버릇이 생겼다. 침대 머리맡에 두고 읽는 책이 된 셈이다. 나는 왜 책을 읽는가? 그간 내가 책에 빠져 있었던 경우를 생각해보면 크게 세 가지 정도를 들 수 있겠다. 첫째, 시간이 남아돌아 딱히 다른 할 일도 없을 때,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책을 읽었던 것 같다. 흔히 말하는 킬링 타임용 책읽기이다. 둘째, 자존감이 바닥나거나 크게 위축돼 있을 때 책을 찾았다. 현실 도피나 위안을 얻기 위해서 종종 책에 파묻혔다. 셋째, 무엇인가 허기짐을 채우기 위해 책을 읽었다. 때론 지식을 얻기 위해, 더러는 예술을 탐닉하면서 빠져 들기도 했었다. 책을 펼 땐 두 꼭지만 읽고 자야지 하면서도 어떨 땐 열 꼭지 넘게 읽는 날도 많았다. 그만큼 읽는 재미가 ..

독서 2019.09.07 (1)

안소영의 '갑신년의 세 친구' 갑신정변 주역들의 엇갈린 운명

안소영의 (창비, 2011)는 삼일천하로 끝난 갑신정변 주역들의 이야기를 전설처럼 전한다. 작가 안소영은 를 쓰면서 연암의 손자 박규수의 사랑에 모인 청년들은 어떤 사람들이었을까 궁금해 했다고 한다. 그 옛날 연암 박지원의 사랑에는 불우했던 서얼 청년 이덕무, 박제가, 유득공, 백동수들이 모여 들었고, 그들은 훗날 마침내 세상에 나아가 자신들의 뜻을 펼쳤다. 그로부터 백여 년 뒤, 연암의 손자 박규수의 사랑에도 조선의 앞날을 뜨겁게 고민한 일군의 청년들이 모여 들었다. 북촌 세도가의 청년들이었던 김옥균, 홍영식, 박영효는 그러나, 결국 뜻을 펴지 못했다. 오래된 흰 소나무가 서 있는 과수원 언덕 위, 할아버지 연암이 지어 놓은 그 사랑채에 모인 세 친구는 갑신정변 후 서로 다른 길을 갔다. 홍영식은 끝까..

독서 2019.09.04

미셸 투르니에의 '생각의 거울' 사소한 사물들의 관계망

미셸 투르니에의 (2003)은 일상에서 보이는 사소한 사물들의 관계망들을 명료하게 대비시키며 철학적 사유를 시작한다. 미셸 투르니에에게 목욕하는 사람은 우파적이고 샤워하는 사람은 좌파적이다. 왜? 따뜻한 물속에서 목욕하는 사람의 몸은 양수 속에서 떠돌고 있는 태아의 상태와 다름없는 것이어서 퇴행 상태에 놓이게 되고 어머니의 배와 같은 따뜻한 욕조에서 나와야 하는 것은 그에게는 시련이 되기 때문이다. 반면 서서 샤워를 하는 사람에게는 맑은 물이 채찍처럼 후려갈기는 순간, 자신의 몸에 관심을 가지고서 죄로부터 씻김을 받으려는 순결성에 대한 강박 관념이 있기 때문에 좌파적이라는 것이다. 미셸 투르니에는 깨끗한 만년설이 녹아 험준한 바위 골짜기 사이로 펑펑 쏟아지는 급류를 맞으며 하는 샤워를 이상적인 것으로 꼽..

독서 2019.09.01 (3)

책 '전환의 모색', 지식인 4인의 대담집

이명박 정부 출범 전인 2007년 4월부터 2008년 1월까지 계간지 이 우리 사회의 담론적 지형에 영향을 끼친 대표적인 지식인 4인과 ‘대담’을 진행한 결과물이 이다. 은 당시 대운하로 대표되던 토건주의와 시장친화적인 실용주의의 거센 파고 앞에 서 있었던 한국대표 지성 4인의 상황인식과 대안을 엿볼 수 있는 자료집이다. 우리는 어디에 있으며, 무엇을 할 것인가 물리학자인 장회익 교수는 생명은 개별적으로 존재하지 않으며, 다른 생명체와 함께 존재하며, 보다 큰 생명체의 한 부분이라는 ‘온생명주의’를 주창했다. 온생명을 감지할 수 있는 존재인 인간은 생명과 생태학적 사유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진보적 정치학자 최장집 교수는 87년 체제 이후 20년간의 민주정부가 일반 사람들의 ‘사회경제..

독서 2019.08.29 (1)

톨스토이 철학 동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러시아의 대문호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는 거의 대부분 그의 대작들- , , -을 통해 독자들을 만났다. 그러나 톨스토이는 흑 속에 진주 같은 단편도 썼다. 는 1881년 발표한 작품이다. 종교적 인간애와 도덕적 자기완성이 잘 나타난 작품이다. 인생의 정점에서 모든 부귀와 영광이 헛된 것이라고 깨달은 그는 지금까지 발표한 작품은 아무 의미가 없노라고 선언까지 하였다고 한다. 그 후 톨스토이는 여러 편의 철학동화를 발표하면서 종교적인 톨스토이즘을 선보였다. 첫 번째 동화 에서 톨스토이는 세몬의 집에 찾아온 미하일이라는 천사의 입을 통해서 “사람이 오직 자기 자신의 일을 생각하는 마음만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하는 것은 그저 인간의 착각일 뿐이고 실제로는 인간은 사랑의 힘에 의해 살아가고 있다”고 말한다.헐..

독서 2019.08.26 (1)

영화에 대한 심화된 이해를 위한 도서 '이미지와 마음'

은 그레고리 커리의 1995년의 저작으로 영화와 미학, 여타 학문 분야들을 성공적으로 결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저자 그레고리 커리는 예술 철학자이자 영화 철학자이다. 은 1980년대 중반 이후 영미권과 유럽 대륙에서 영향력을 넓혀온 인지주의라는 관점에서 영화이론을 집대성한 것으로, 인지주의 혁명이라는 깃발아래 철학적인 방식으로 영화에 대한 심화된 이해를 겨냥했다. 크게 3부로 구성된 은 1부에서 영화이론의 전통적인 문제영역으로 여겨져 온 영화의 재현에 대하여 재검토하고, 2부에서는 영화나 소설처럼 복잡한 내러티브에 의해 만들어진 허구 세계의 상상적 경험을 설명한다. 3부는 영화보기 경험과 해석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문학작품 해석과 영화작품 해석에 있어서 심화된 사유만이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독서 2019.08.23 (1)

천명관의 장편 소설 '고래', 세상을 떠도는 자들의 시끌벅적한 이야기

천명관의 장편 소설 는 몰입도가 높다. 다 읽기 전에는 책을 놓기 어렵다. 가 지닌 이야기의 힘이다. 국밥집 노파와 금복 - 춘희로 이어지는 3대에 걸친 여인의 삶을 그린 장편 소설이다. 작가 천명관은 영화 연출의 꿈을 갖고 시나리오를 들고 10년 동안 충무로에서 낭인 생활을 했지만, 영화는 끝내 만들지 못했다. 동생의 권유로 소설을 썼고, 로 제10회 문학동네 소설상을 수상했다. 영화 와 이 그가 쓴 시나리오이다. 기존의 소설에서는 느낄 수 없는 영화적 잔혹미는 그의 오랜 이력을 말해준다. 영화 도 그가 원작자이다. 산골 소녀 '금복'이가 생선장수를 따라 고향을 떠나 전전하다 평대라는 소도시의 기업가로 성공하기까지의 일대기를 세상을 떠도는 자들의 시끌벅적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것은 풍문이자, 판타지이..

독서 2019.08.20 (1)

속도에서 깊이로, 일상에서 스마트폰을 잠시라도 내려 놓자

윌리엄 파워스의 (2011)는 SNS의 시대에서 천천히 느끼고 제대로 생각하는 방법을 말한다. 인터넷을 끄고, 스크린에서 눈을 떼고, 스마트폰도 끄라고 저자는 주문한다. 멈추고, 호흡하고, 생각하면 당신의 마음과 함께 세계가 속도를 늦출 것이라고 윌리엄 파워스는 말한다. 스마트폰에 빠진 독자라면 저자의 주장에 쉽게 공감할 것이다. 스마트폰을 한시라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사람들은 필시 스마트폰에 중독된 사람일 것이다. 윌리엄 파워스는 최근 20여 년 동안 광범위하게 사용되기 시작한 데스크탑, 노트북, 휴대전화, e-리더, 태블릿 pc, 스마트폰 등 모든 디지털 네트워크 장치를 통틀어 지칭하는 단어로 '스크린'을 사용한다.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스마트시대는 우리들을 커넥팅(Connecting : 디지털 세상..

독서 2019.08.17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