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143

원고지 10장을 쓰는 힘, 사이토 다카시 글쓰기에 왕도는 없다

사이토 다카시의 (2005)은 누구든지 훈련을 통해 원고지 10장을 쓰는 힘을 기르면 어떤 글도 잘 쓸 수 있게 된다고 주장하는 책이다. 글쓰기에 관한 책을 읽는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문장력이 향상되는 것은 아닐 거다. 그럼에도 조급한 마음에 사람들을 글쓰기 관련 책들을 자주 찾곤 한다. 인지상정이다. 저자 사이트 다카시는 메이지대학교 문학부 교수로 있으며, 그가 출간한『소리 내어 읽고 싶은 일본어』는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현재 그는 유력 일간지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1장에서 글 쓰는 능력이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하고, 2장에서는 글을 구성하기 위한 인용과 레쥬메, 그리고 3법의 법칙을 소개한다. 3장에서는 문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사이토 다카시가 제시하는 '3의 법칙'은 문장력을 향상시키기..

독서 2021.02.19

<깨진 유리창 법칙> 성공은 사소한 일에서부터 시작된다

마이클 레빈의 『깨진 유리창 법칙』은 우리가 너무나 사소해서 지나치기 쉬운, 소홀히 해왔던 작은 것의 위대함을 일깨워 주는 유용한 책이다. 저자 마이클 레빈은 마이클 잭슨, 찰턴 헤스턴, 데미 무어 등 유명 인사들의 홍보 마케팅 캠페인을 맡아 온 '레빈 커뮤니케인션즈 오피스'의 창업자이자 CEO이다. 이 책은 범죄학자인 제임스 Q. 윌슨과 조지 L. 캘링이 1982년 3월 『월간 애틀랜틱』에 발표한 「깨진 유리창」 이론을 기업경영 분석에 적용한 신선한 경영전략서이다. 깨진 유리창 법칙은 미국의 범죄학자인 제임스 윌슨과 조지 켈링이 1982년 3월에 공동 발표한 깨진 유리창(Fixing Broken Windows: Restoring Order and Reducing Crime in Our Communiti..

독서 2020.08.13 (10)

청안 스님의 '꽃과 벌', 참 나를 찾는 이들에게

청안 스님의 은 불교의 흐름과 기본 개념, 불교의 핵심 사상을 쉽고 간명하게 풀어 큰 가르침을 전한다. 나에 대하여, 세상에 대하여 옳다 그르다, 좋다 싫다는 생각에 빠져 고통 속에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곤 할 때, 자연스레 읽게 되는 책이다. 푸른 눈동자의 청안 스님은 1991년 헝가리에 온 숭산 스님의 법문을 듣고 벼락같은 충격을 받고, 출가를 하여 한국에서 긴 수행을 했다. 1999년 숭산 스님으로부터 지도법사 인가를 받은 청안 스님은 2000년 고국 헝가리로 돌아간 이후 오스트리아, 슬로바키아, 리투아니아, 러시아, 체코, 폴란드 등 유럽 각지를 돌며 참선을 지도하고 한국 불교를 전파했다. 은 화계사 대적광전 겨울 안거 기간 동안 가졌던 ‘불교의 이해와 명상 수행’에 관한 열두 번의 법문과 수행자..

독서 2020.05.28 (1)

김병완의 '나는 도서관에서 기적을 만났다'

긴 코로나19도 끝나가고 도서관도 다시 문을 연다니, 이제 도서관 이야기를 해 보자. 김병완의 (문학동네, 2013)는 책에 미친 한 중년 남자 이야기다. 김병완은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삼성전자에 입사해 휴대혼 연구원으로 11년을 일하다, 2008년 12월 31일 돌연 사표를 던졌다고 했다. 용기가 대단하지 않은가? 그리고 아무 연고도 없는 부산으로 내려가 도서관에 살다시피 하면서 매일같이 10~15시간씩 책만 읽기 시작했고 그렇게 천일 동안 읽은 책이 거의 만 권에 달했다고 한다. 짧다고 하면 짧겠지만 한 가지 목표로 하루같이 천일 동안 생활한다는 건,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고 결코 작은 세월이 아니다. 그 뒤에 그에게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터진 봇물마냥 글쓰기의 욕망을 주체할 수 없어 '미친 사람'..

독서 2020.05.14 (3)

링컨처럼 서서 처칠처럼 말하라, 말 한마디로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간혹 어떤 책을 읽었는지조차 잘 기억하지 못할 때가 있다. (2003)도 그런 책이었다. 강원국의 (2017)를 읽다 고 노무현 대통령이 이 책을 언급했다는 대목을 읽고 있을 때 어, 이 책을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집은 방학이 끝나고 나면 아이들 방은 부부 차지가 된다. 딸애 방은 엄마가, 아들 방은 내가 잔다. 아이들 방이 남향이라 안방보다 따뜻하기 때문이다. 저연스레 아들 방의 책장을 가끔 훑어 보게 된다. 그러다 을 발견했다. 서지 정보를 보니 2003년 10월 9일 초판 1쇄 인쇄, 발행이었다. 그제서야 15년여 전에 이 책을 샀던 기억이 났다. 나는 손에 잡은 책은 왠만하면 끝까지 다 읽는다. 그런데 이 책을 읽은 사실을 기억을 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아 당시 임팩트..

독서 2020.04.30 (6)

새뮤얼 헌팅턴의 '문명의 충돌', 문명의 패러다임은 어떻게 변화하는가?

국제 정세가 긴박하게 돌아갈 때마다 2008년 타계한 새뮤얼 헌팅턴의 대표작 (이희재 옮김, 김영사)을 떠오른다. 우리나라에 1996년 번역 출간된 이 책은 지난 1993년 미국 외교 전문잡지 '포린 어페어스'에 먼저 논문으로 실었던 것을 수정 보완해 책으로 발간되었다. 저자 새뮤얼 헌팅턴은 새롭게 태동하는 세계 정치구도에서 가장 핵심적이고 위험한 변수는 상이한 문명을 가진 집단들 사이의 갈등이 될 것이라는 논문의 내용을 다듬어, 세계를 중화권, 일본권, 힌두권, 이슬람권, 그리스도교권, 라틴아메리카권, 아프리카권 등 7개 문명 권역으로 나누고 각 문명권은 핵심국을 중심으로 이합집산을 계속한다는 문명 패러다임을 에서 제시했다. 출간된 지 십 수년이 넘은 책이지만 정치이념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던 국제관계가 ..

독서 2020.04.16 (1)

[3차원의 기적] 신경과학자가 밝힌 주변시와 입체맹 이야기

신경과학자가 쓴 『3차원의 기적』(수전 배리 지음, 김미선 옮김, 초록물고기, 2010)을 읽어 보고 나서야, 시력이 정상임에도 내가 왜 곧잘 방향감각을 잃어버리는지에 대한 이유를 역시 어렴풋하게 짐작할 수 있었다. 그것은 주변시와 입체맹과 관련이 깊었다. 길치인 나는 비가 오는 날에는 방향 감각을 상실하기 일쑤였다. 그렇다고 시각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시력도 정상이다. 다만, 특정 순간에 공간 지각 능력이 올바르게 작동하지 못한다는 것을 어렴풋하게 느끼고 있었을 뿐이었다. 저자 수전 배리는 우리가 길을 찾거나, 운전하거나, 축구를 할 때 진가를 발휘하는 것은 예민한 주변시(視)라고 말한다. 주변을 파악하는 감각이 훌륭해서 자신이 공간에서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를 알려면, 예리한 중심시 이상으로 ..

독서 2020.04.02 (1)

김려령의 '일주일', 우리는 어떻게 사랑을 할까?

김려령 장편소설 '일주일'을 읽었다. 소설을 꽤 오래만에 읽었다. 작가의 전작 '완득이'이나 '가시고백'보다 문장이 많이 좋아졌다. 성인 소설이라서 그럴까? 소설을 읽고 사랑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 보았다. 작가는 주인공의 입을 빌어 “상대가 원하지 않는 것은 하지 않는 거, 그게 사랑이야.”라고 했다. 작가가 제시하는 진정한 사랑의 참 모습이다. 작가에게 “상대를 옭아맨 사랑은 가짜”다. 각자 결혼 생활에 실패한 유철과 도연은 이스탄불에서 우연히 만나 풋사랑 같은 밀월의 일주일을 보내고 각자 귀국한다. 그리고 몇 년 뒤 경남의 K시에서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된다. 유철은 국회의원으로서, 도연은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북 콘서트 행사장에 만나게 된 것이다. 이스트탄불에서 불타는 사랑을 나누었던 그들은 다시 자..

독서 2020.03.12 (1)

왕의 밥상으로 보는 조선 27명 왕들의 식습관

2010년 조선일보 논피션대상 수장작인 함규진의 (북이십일, 2010)이란 책이다. 저자는 조선왕조실록과 의궤 등 수 많은 참고문헌에서 태조에서부터 순종까지 조선왕 27명의 밥상은 어땠는지 깊이있게 탐구했다. 저자 함규진은 「정약용 정치사상의 재조명」이라는 주제로 성균관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같은 대학 국가경영전략연구소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자가 윤리적인 식사를 다룬『죽음의 밥상』을 번역하면서 조선 왕들의 식사가 지닌 정치적, 윤리적 함의를 조명하기 위해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에는 왕의 밥상에 얽힌 흥미로운 일화들이 수 없이 소개된다. 광해군이 날것을 즐겼다거나, 연산군은 사슴꼬리에 대한 식탐이 대단했다는 일화를 통해 저자는 왕의 식습관과 정치 스타일을 비교분석하면서 '고르..

독서 2020.02.27

이렇게 인생을 열어 나가라,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데일 카네기의 (김영선 옮김, 문장, 2010)는 고민을 어떻게 극복하고 마음을 다스릴지에 대한 안내서이다. 데일 카네기는 고민과 싸우는 방법을 모르는 인생은 일찍 죽는다고 말한다. 어제의 잘못과 내일의 불안에서 오는 고민에 사로잡혀 오늘을 소비하지 말고, 명확하게 오늘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충실하게 생활하라는 말이다. 책에서 소개된 수강생들의 실제 체험담과 수많은 정재계 인사들의 실화들은 공감가는 바가 많다. 데일 카네기(Dale Carnegie)는 자기계발서의 원조격이다. 1888년 미국 미주리 주의 매리빌에서 태어나, 워런스버그 주립 사범대학교를 졸업한 뒤 교사, 세일즈맨 등 다양한 사회생활을 경험하였다. 1912년에는 YMCA에서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화술강좌를 개설하였고, 카네기 연구소를 설립했다..

독서 2020.02.13 (1)

허수아비춤, 불매 운동과 경제 민주화

조정래의 (문학의문학, 2010)은 소설가가 쓴 에 해당한다. 김용철의 (사회평론, 2010)를 읽었을 땐, 이 나라의 재벌 비리가 피부에 와 닿지 않았었다. 재벌비리를 몰라서가 아니라, 폭로자를 신뢰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검사를 그만두고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삼성에 들어가 온갖 비리를 저지르다가 종착역 부근에서 양심선언을 하는 그의 태도에 신뢰감을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작가 조정래는 1943년 순천에서 태어나 1970년 추천으로 등단했다. 그의 소설 , , 은 한국 근현대사 3부작으로 통한다. 조정래는 에서도 우리 민족이 걸어온 시대의 모순과 비극을 치열하게 파고드는 집념을 변함없이 보여주었다. 물론 이 문학적인 가치가 있는 작품인가 하는 점에서는 의문이 든다. 나는 그의 문장에 익숙해질..

독서 2020.01.30

나를 천재로 만드는 독서법, 저자는 천재가 되었을까?

천재로 만드는 독서법이 있을까? 의 저자 서상훈은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다 독서법 전문가로 여러가지 활동을 하신 분 같다. 은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천재로 불리었던 독서광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존 스튜어트 밀과 에이브러햄 링컨, 그리고 우리 역사상 가장 많은 책을 쓴 위인으로 알려진 혜강 최한기 등의 독서법 등을 소개했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이들은 독후 토론과 베껴 쓰기로 천재적인 인물로 되었다. 2장은 독서 토론의 의의와 이해, 효과에 대해서 강조한다. 독서토론에서는 질문이 중요하다. 그 중에서도 '핵심 해석적 질문'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한다. 예를들어 심청전을 읽고 '심청이는 왜 인당수에 몸을 던졌을까요?'라는 질문하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해석적 질문이란 텍스트를 바탕으로 한..

독서 2020.01.16

은희경 : 소년을 위로해줘

소설가 은희경은 영화 (2010)를 보면서 알게 됐다. 극중 주인공 지흔(추자현)이 의 작가 은희경을 롤모델로 삼아 소설가의 꿈을 키워 나가는 장면을 보았을 때는 가상의 소설가인줄로만 알았다. (문학동네, 2010)는 작가 은희경이 5년만에 내 놓았던 장편소설이다. 작가는 우연히 레퍼 키비(kebee)의 노래 ‘소년을 위로해줘’를 듣고 열일곱 살 소년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을 쓰게 됐다고 한다. 작가는 이루 펀트의 CD를 부록으로 붙였다. 소설의 주인공 연우는 17살 소년이다. 엄마는 이혼했고, 연우는 엄마를 ‘신민아’씨로 부른다. 한 여름에 이사한 연우는 전학 간 학교에서 미국에서 온 태수와 우연히 친구가 되고, 태수로부터 ‘G-그리핀’이라는 그룹의 노래를 듣게 되고 힙합 음악에 빠진다. ‘옷 칼럼니스트..

독서 2020.01.09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다산 정약용의 부정

는 다산 정약용이 18년간 유배생활을 하며 두 아들들과 형, 제자들에게 보낸 편지를 엮은 책이다. 다산 정약용은 정인보의 말대로 천신만고의 괴로움 끝에 '한자가 생긴 이래 가장 많은 저술을 남긴 대학자'이다. 는 대학자의 인간적인 면모를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사료가 되었다. 편역자 박석무의 말대로 이 책은 다산학 연구의 입문서로도 손색이 없다. 다산이 서간문에서 말하는 효와 제의 중요함, 사제간과 이웃간의 정리는 오늘을 사는 현대인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두 아들에 대한 절절한 부정이 담긴 편지들은 다산 역시 오늘을 사는 아버지와 다를 바 없었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두 아들에게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공부를 게을리하지 말 것을 끊임없이 독려하는 편지들에서는 유배지에 갇힌 아버지의 안타까운..

독서 2020.01.02 (2)

김훈의 자전거 여행 에세이집 '자전거 여행'

김훈의 자전거 여행 에세이집 (생각의 나무, 2000)은 여행에 대한 새로운 길을 일깨운다. 작가는 1999년 가을부터 2000년 여름까지 전국의 산천을 자전거로 떠돌며 이 책을 겨우 썼다. 수많은 고산준령을 넘고, 강가를 달리고 해안 포구에서 잠을 잤던 자전거를 작가는 '풍륜'(風輪)이라 불렀다. 서문에서 김훈은 늙고 병든 말처럼 다 망가진 풍륜을 퇴역시키고 새 자전거를 장만했다고 했다. 새로 장만한 자전거로 함께 한 여행을 아마도 후에 김훈은 시리즈로 냈을 것이다.김훈은 숯불에 갈비 구워먹는 '가든'과 낮이고 밤이고 러브하는 '파크', 그리고 이동통신회사의 '기지국'들이 산자수명한 이 국토의 가장 압도적인 풍경이라고 했다. 김훈은 속세의 길을 저어가는 풍륜이 이 누린내 나는 인간의 풍경을 미워하지 않..

독서 2019.12.20 (1)

아서왕, 여기 잠들다 - 아서왕에 대한 색다른 이야기

필립 리브의 (2010)는 한 소녀의 눈으로 아서왕을 그린 팩션 소설이다. 마법과 환상 속의 아서왕이 아닌, 인간 아서왕을 상상한 이야기이다. 작가 필립 리브는 어린 시절 부어맨이 감독한 영화 를 보고 언젠가 아서왕 이야기를 꼭 소설로 쓰리라 생각했다고 한다. 5, 6세기 브리튼에 관한 역사적 증거들은 아주 적고, 아서왕에 관해서라면 그가 전투 지휘관으로 언급된 사실만 있을 뿐, 역사적 인물인지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던 인물인지에 대해서 학계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 열 살 소녀 그위나는 가상 인물이지만, 나머지는 아서왕 이야기에 나오는 인물들이 대부분이다. 대마법사 멀린이 마르딘으로 등장한다. 6세기 초, 브리튼 남서부에 사는 노예 소녀 그위나가 한밤중에 몰아닥친 아서 부대의 습격을 피..

독서 2019.12.14 (1)

무소유로는 행복해질 수 없다, 긴장된 욕망이 생활의 활력소

바스나고다 라훌라의 (이나경 옮김, 아이비북스, 2010)는 부처마저도 세속적인 소유욕을 부정한 것이 아니라 무한대로 장려했다는 주장을 하는 도발적인 책이다. 인간은 소유에 대한 욕망을 떨칠 수는 없는 존재이다. 좋은 집, 좋은 차, 좋은 옷, 좋은 여자, 이 모든 것이 소유욕과 직결되어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 바스나고다 라훌라는 그 지혜를 붓다의 가르침에서 찾는다. 그에 따르면 붓다의 가르침은 크게 두가지다. 그 하나는 출가제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법과 또 하나는 재가자들을 위한 가르침이 그것이다. 라훌라는 붓다가 세속적인 욕망이 덧없으므로 출가제자들에게 욕망을 초월할 것을 강조했지만, 재가자들에게는 붓다가 결코 그런 설법을 한 적이 없었다고 강조한다. 비종교적인 나로서는 ..

독서 2019.12.08 (1)

내 인생을 바꾼 한 권의 책2, 새로운 인연이 생기는 책

(2009)은 세계명사들의 (2007)의 국내편 격이다. 저자로 30명이 참여했다. 저자가 다수인 책은 장단점이 분명하다. 책 한권으로 여러 명을 만나보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지만, 문제는 도저히 읽고 싶지 않는 저자들도 그 중에 뒤섞여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는 공병호, 박경철, 이지성 등이 그렇다. 그들의 글을 읽으면 짜증이 난다. 대체적으로 중구부언에다 자기 표절이 심하다. 책 찍는 기계와 다를 바 없다.내 경우엔 을 심영섭의 글을 보기 위해 읽었다. 심영섭이라는 이름은 심리학과 영화를 두루 섭렵한 사람이라는 필명이라고 한다. 심영섭은 이 책에서 의미 있었던 책으로 칼 구스타브 융과 그 제자들이 집필한 을 소개했다. 다른 사람의 독후감을 읽어보는 이점은 자신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의 책을 힘들이지..

독서 2019.12.04 (1)

소설가 박범신의 40번째 장편 소설 '소금'

은 출간되기 전에 한겨레 신문에 연재한 박범신의 장편 소설이다. 박범신은 문단에 데뷔한 지 40년이 되던 해인 2013년에 40번째 소설로 을 출간했다. 소설가 박범신은 문단 데뷔 이래 한 해 한 권꼴로 소설을 썼다. 소설과 영화 로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던 박범신은 을 고향 논산에 은둔하며 2년여 동안 집필했다. 소설의 배경도 논산이다. 작가가 이 소설에 대하여 가진 애정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흔히 소설 은 자본의 폭력성을 다룬 박범신 3부작의 완결판이라고 일컬어진다. 3부작의 나머지는 , 이다. 박범신은 은 염부의 아들이었던 주인공 '선명우'의 인생을 통해 우리가 잊고 있었던 '아버지'에 대한 존재론적 의미를 성찰하고, 나아가 자본의 폭력성에 대하여 '발언'하는 소설이라고 말했다. 박범..

독서 2019.12.02 (1)

힘있는 글쓰기, 눈부신 퇴고의 상흔

글쓰기는 힘겹고 수수께끼 같은 일이다. 이번 주말에 를 집어 들었다. 그런데, 웬걸 이 책은 너무 난해했다. 두께가 상당한 이 책을 오랫동안 머리를 싸매고 팠지만 글쓰기는 역시 힘겹고 수수께끼 같은 것임을 재차 확인하는 것으로 만족했다. 는 글쓰는 요령에 대한 책이라기보다는 글쓰는 자세에 대한 접근을 다룬 책에 가깝다. 저자 피터 엘보에게 힘있는 문장이란 글쓴이의 목소리가 담긴, 그것도 진짜 목소리가 담긴 글을 말한다. 그렇다면 글에 목소리를 어떻게 담을 것인가? 피터 엘보는 그것을 마법과도 같은 일이라고 했다. 그 마법의 과정을 설명한 책이니 당연히 내용이 난해할 수밖에 없다. 처음에는 모든 것을 제쳐두고 무조건 글쓰는 행위에만 집중하라는 저자의 한 조각 말을 위안으로 삼기에는 책은 너무 방대했다. 에..

독서 2019.11.30 (2)

글쓰기로 돈버는 자유기고 한번 해볼까?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프리랜서를 꿈꾸어 보았을 것이다. 특히 조직생활이나 직장 생활이 체질적으로 맞지 않는 사람들은 그 갈망이 더욱 강할 것이다. 황성근의 는 프리랜서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알맞은 안내 역할을 한다. 책 제목처럼 가볍게 한번 읽어 볼 만한 책이다. 자유 기고가는 기사 형식의 원고를 생산해서 미디어에 게제하고 원고료를 받는 사람이다. 잡지나 신문에서 객원기자 또는 시민기자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사람들과 칼럼니스트도 자유기고가에 속한다. 학력 차별도 없고 나이 제한이나 정년 퇴직도 없다니 이 얼마나 매력적인 직업인가? 그러나 자유기고 '한번 해볼까'라는 마음으로 직업을 가볍게 선택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 책은 아직 취업 적령기에 도달하지 않은 청소년들이나 대학생들의 직업 안내서로 적당..

독서 2019.11.28 (5)

과학자의 서재, 최재천 교수의 과학 이야기

언젠가 EBS에서 방영하는 최재천 교수의 를 우연히 보았다. 방송을 보면서 말을 참 잘하는 과학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니, 서울대를 나와 하버대에서 생물학 박사학위를 땄고, 지금은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석좌교수로 있다. 최재천에 대한 궁금증으로 를 찾아 읽어보았다. 최재천은 글을 잘쓰는 과학자였다. 는 오늘의 최재천이 있기까지의 삶의 여정을 드라마틱하게 구성해 놓고 있었다. 강릉과 서울을 오가는 어린 시절과 문학과 미술에 빠져들었던 중고등학교 시절, 그리고 방황에 빠진 재수시절과 학창시절들은 읽는 재미가 상당하다. 에서 최재천은 자신의 인생에 큰 영향을 끼쳤던 몇 권의 책을 추천했다. 생물학에 몸을 바치기로 결심하게 만든 책으로 을, 자신의 인생을 뒤흔든 책으로 리처드 도킨스의..

독서 2019.11.27

서울대 인문학 글쓰기 강의, 이상원 선생님에게 글쓰기란?

가 이번 긴 연휴의 무료함을 그나마 덜어주었다. 글쓰기에 대한 욕망을 어느정도 해소시켜 주는 참신 발랄한 문장들이 책 속에서 날것으로 팔딱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서울대 인문학 글쓰기 강좌를 7년째 운영해 온 이상원 선생님은 자신의 12학기 동안의 글쓰기 강의 경험을 에 쉽고도 진솔한 문체로 풀어냈다. 글쓰기 강의에 참여한 수강생들이 쓰낸 자기 소개서와 감상 에세이들에는 오늘을 살아가는 청년들의 고단한 삶을 짐작케 하고도 남을 솔직함들이 곳곳에서 번득였다. 는 글쓰기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은 물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수 많은 청춘들의 고민과 희망들을 간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이상원 선생님은 글쓰기에 대하여 이렇게 말했다. "허리를 꺽으며 춤추는 키 큰 풍선 인형처럼 우리도 이 방향..

독서 2019.11.26 (1)

론 로젤의 '소설쓰기의 모든 것 2 : 묘사와 배경'

론 로젤의 (2011)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묘사와 배경에 집중한 소설가 지망생을 위한 작법서이다. 글쓴이 존 로젤은 미국 텍사스 주에서 문예창작을 가르치며 회고록 와 1900년 텍사스 캘버스턴 섬을 휩쓴 허리케인을 소재로 한 소설 등을 발표했다. 전문 작가들이 그들의 소설에서 어떻게 배경을 묘사하는지 예문을 들어가며 상세하게 설명했다. 잘 다듬어진 훌륭한 소설들은 배경의 묘사가 탁월해 독자들이 소설 속의 장소와 시간에 오래도록 머물기를 원한다고 한다. 론 로젤이 인용한 소설들의 예문을 읽는 것은 이 책을 읽는 또 다른 재미다. 소설쓰기에 관심 있거나 소설에 관심 있는 분들은 읽어볼 만하다. 시리즈는 총 5권이 출간되었다. 소설가 지망생들을 위한 작법 노하우들을 5권의 시리지에 정리한 셈이다. 1편은..

독서 2019.11.24

화차, 미야베 미유키의 미스터리 장편소설

변영주 감독이 연출한 영화 를 보고 미야베 미유키의 미스터리 장편소설 를 찾아 읽었다. 책 뒷표지에는 '일본 미스터리를 대표하는 작가 미야베 미유키 최고의 작품!'이라는 카피가 선명하게 인쇄되어 있었다. '화차(火車)는 생전에 악행을 저지른 망자를 지옥으로 실어 나르는 불수레라고 한다. 영화를 보고 나서 후후가 이 책을 권했다. 영화와 소설은 크게 다르지 않다. 무대만 도쿄에서 서울로 바뀌었을 뿐, 줄거리는 대동소이하다. 굳이 비교하자면 소설보다 영화가 스릴감이 좀 있다. 영화에서는 형사(조성하 분)의 역할이 보조적이지만, 소설에서는 원톱이라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영화에서 강성영은 소설에서는 '세키네 쇼코'다. 쇼코는 질이 아주 나쁜 사채에 쫒기다 급기야 '신원세탁'을 시도하고 성공한다. 자신과 비슷한..

독서 2019.11.22 (2)

유시민의 '청춘의 독서' 고전에 대한 간략 소개

유시민은 트렌드를 잘 타는 정치인이었다. 그의 책도 바람을 잘 탔다. 가 베스트셀러에 오르자 그는 발 빠르게 를 펴냈다. (유시민, 웅진씽크빅, 2009)도 그런 책이다. 출판계에 불어 닥친 인문학의 바람을 그는 놓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트렌드를 쫒다 보면 깊이가 없어지고 길을 잃게 마련이다. 그의 정치 행적이 말해주듯이 그의 철학도 그런 것 같다. 신자유주의자에 가까운 유시민이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지 않고(혹은 자신의 정체성을 정말 자신도 모를 수도 있다) 세상에 그럴듯하게 내밀고 싶은 명함이 '좌파 지식인'이라는 것을 는 말해준다.는 유시민의 삶에 이정표가 되었던 책 14권을 소개하고 있다. 유시민은 이 열네 권이 인류사의 위대한 고전이라고 말하나, 균형 잡힌 고전 목록은 아니다. 그것은 아마도..

독서 2019.11.19

철도 덕후 박흥수의 시베리아 횡단열차 여행기

(2017)은 현역 철도 기관사 박흥수가 쓴 기차 여행기이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하는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광활한 만주와 시베리아 자작나무 숲, 바이칼 호수, 우랄산맥을 넘어 베를린까지 19일 동안 1만4천 킬로미터에 이르는 대장정을 담았다. 기관사 박흥수는 여행담을 재밌게 잘 썼다. 철도와 관련된 책이라면 죄다 읽는 ‘책 덕후’이자 ‘철도 덕후’라 할 만했다. 철도와 관련된 책을 세 번째 냈다. 이번 책에서 박흥수는 한 세기 전 조국을 등지고 열차에 타야만 했던 사람들과 함께 시간여행을 시작한다.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종단하며 저자가 겪은 에피소드들은 무협지를 읽는 것처럼 흥미진진했다. 시베리아 횡단 열차 안에서 북한 노동자와 도시락을 나눠 먹고, 청산리 전투의 영웅 홍범도가 한인으로서는 유일하..

독서 2019.11.17 (1)

채식주의자, 한강의 맨부커상 수상작

한강의 는 인간 근원 저 깊은 바닥까지 파고든 연작소설이다. 그래서 조금은 무겁다. 그러나 잘 읽힌다. 읽기 시작하면 손에서 연작소설을 놓기 어렵다. 는 세 편의 중편소설을 엮은 것으로, 먼저 가 "창작과비평"(2004년 여름호)에, 이 "문학과사회"(2004년 가을호)에, 그리고 이 "문학 판"(2005년 가을호)에 각각 발표되었던 것이다. 소설가 한강의 멘부커 인터내셔널 상(Man Booker International Prize) 수상(2016. 5. 17) 소식이 전해졌을 때만 해도 단지 작품성 높은 소설이려니 했다. 호들갑을 떠는 외부에 둔감한 나로서는 당연한 반응이었다. 더구나 언론매체에 보도된 소설가 한강의 모습은 1970년생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여러 보였다. 한강의 애티가 나는 얼굴은 소설가..

독서 2019.11.15

학교에서 끝장내라, 공교육이 그렇게 좋았다면

(중앙북스, 2009)에서 저자 이원희는 앞으로는 사교육이 공교육을 절대로 이길 수 없다고 단언했다. 우리 아이들의 시대는 공교육만으로도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분야의 공부를 대학에서 할 수 있게 되는 세상이라는 것이다.저자 이원희는 강남 엄마들 사이에서 유행한다는 세가지 필수조건을 소개했다. 첫째는 아빠의 경제력, 둘째는 엄마의 정보력, 세째는 아이의 실력. 훌륭한 교과서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아이들을 사교육 시장에 내모는 부모들을 그는 질타했다. 그러면서 그는 "교과서 위주로, 학교수업에 충실했다."라는 매년 똑같은 전국수석의 말은 결코 거짓말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들 수석들은 에빙하우스의 망각 법칙대로 무엇보다 예습 복습을 통해 학교 수업에 충실했다는 것이다. '에빙하우스의 망각 법칙'은 독일 심리..

독서 2019.11.14 (1)

배유안의 청소년 소설, '스프링벅'

작가 배유안의 (창비, 2008)은 고등학교 2학년 '동준'이 주인공이다. 동준이는 수재로 소문났던 형이 대학에서 갑자기 죽자, 가출한 창제 대신 연극 '스프링벅'의 주인공 '미키' 역의 연기에 몰두한다. '스프링벅'은 아프리카에 사는 양의 이름이다. 풀을 먹기 위해 떼를 지어 초원을 다니다가 어느 한 순간 뛰기 시작하면 수천 마리의 스프링벅은 풀을 뜯으려던 당초의 목적은 까맣게 잊은 채 성난 파도 같이 산과 들을 넘어 계속 뛰어, 절벽 아래로 모두 떨어진다고 한다. 배유안은 입시 경쟁에 내몰린 우리 시대 청소년들의 처지를 아프리카의 스프링벅과 다를 바 없다고 암시한다. 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쳤던 작가답게 은 이 나라 고등학생들이 고민하고 갈등하는 문제들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문장도 끌어당기는 힘이 좋..

독서 2019.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