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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박범신의 40번째 장편 소설 '소금' 은 출간되기 전에 한겨레 신문에 연재한 박범신의 장편 소설이다. 박범신은 문단에 데뷔한 지 40년이 되던 해인 2013년에 40번째 소설로 을 출간했다. 소설가 박범신은 문단 데뷔 이래 한 해 한 권꼴로 소설을 썼다. 소설과 영화 로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던 박범신은 을 고향 논산에 은둔하며 2년여 동안 집필했다. 소설의 배경도 논산이다. 작가가 이 소설에 대하여 가진 애정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흔히 소설 은 자본의 폭력성을 다룬 박범신 3부작의 완결판이라고 일컬어진다. 3부작의 나머지는 , 이다. 박범신은 은 염부의 아들이었던 주인공 '선명우'의 인생을 통해 우리가 잊고 있었던 '아버지'에 대한 존재론적 의미를 성찰하고, 나아가 자본의 폭력성에 대하여 '발언'하는 소설이라고 말했다. 박범..
오싹한 연애, 겨울이 깊어갈 땐 로코다 는 요즘 같은 날씨와 잘 맞는 영화다. 겨울이 깊어갈 땐, 역시 로코가 최고다. 는 손예진이라는 배우와 잘 어울리는 로코다. 강여리(손예진)는 산사람이 아닌 귀신과 함께 산다. 고등학교 사고 이후로 귀신이 붙었다. 여리와 친하게 지내면 그 사람에게도 귀신이 나타난다. 그래서 여리는 친구도 없고, 가족조차 노르웨이로 떠나버렸다. 산사람이 죽은 사람을 이길 수 없는 까닭이다. 의 초반부는 제목처럼 오싹한 공포가 스멀거린다. 그렇다고 공포영화 수준은 아니다. 강여리의 사연을 들어주는 남자, 거리의 마술사 마조구(이민기)가 나타나면서 영화는 로맨틱한 분위기로 달린다. 그런데 마조구가 과연 강여리의 곁에 남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민기의 얼굴에서 강단이나 깡을 찾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어리바리해 보이던 마..
힘있는 글쓰기, 눈부신 퇴고의 상흔 글쓰기는 힘겹고 수수께끼 같은 일이다. 이번 주말에 를 집어 들었다. 그런데, 웬걸 이 책은 너무 난해했다. 두께가 상당한 이 책을 오랫동안 머리를 싸매고 팠지만 글쓰기는 역시 힘겹고 수수께끼 같은 것임을 재차 확인하는 것으로 만족했다. 는 글쓰는 요령에 대한 책이라기보다는 글쓰는 자세에 대한 접근을 다룬 책에 가깝다. 저자 피터 엘보에게 힘있는 문장이란 글쓴이의 목소리가 담긴, 그것도 진짜 목소리가 담긴 글을 말한다. 그렇다면 글에 목소리를 어떻게 담을 것인가? 피터 엘보는 그것을 마법과도 같은 일이라고 했다. 그 마법의 과정을 설명한 책이니 당연히 내용이 난해할 수밖에 없다. 처음에는 모든 것을 제쳐두고 무조건 글쓰는 행위에만 집중하라는 저자의 한 조각 말을 위안으로 삼기에는 책은 너무 방대했다. 에..
영화 '신세계' - 비정한 사나이들의 운명 호사가들은 를 , 와 비교하길 좋아한다. 이 세 영화는 비정한 사나이들의 운명을 서사적으로 잘 그렸다. 박훈정 감독은 , 의 시나리오 작가 출신으로 장편 데뷔작은 이다. 는 그의 두 번째 장편 영화다. 의 줄거리를 간단히 요약하면 이렇다. 경찰청 강과장(최민식)은 조폭 조직을 경찰의 하위조직으로 만들기 위해 경찰 이자성(이정재)을 조폭 조직에 위장 침투 시킨다. 이자성은 8년의 세월동안 믿음과 배신이 난무하는 복마전에서 뼈가 부서지고 피가 튀기는 혈투 끝에 마침내 조폭 조직의 결합체 골드문 회장이 된다. 영화 는 강과장의 시나리오대로 완벽하게 굴러가는 것처럼 보인다. 강과장이 말하는 ‘신세계 프로젝트’는 거의 완성단계에 다다른다. 그러나 비정하고 비열한 ‘신세계 프로젝트’는 아이러니하게도 조폭에게서 기대..
글쓰기로 돈버는 자유기고 한번 해볼까?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프리랜서를 꿈꾸어 보았을 것이다. 특히 조직생활이나 직장 생활이 체질적으로 맞지 않는 사람들은 그 갈망이 더욱 강할 것이다. 황성근의 는 프리랜서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알맞은 안내 역할을 한다. 책 제목처럼 가볍게 한번 읽어 볼 만한 책이다. 자유 기고가는 기사 형식의 원고를 생산해서 미디어에 게제하고 원고료를 받는 사람이다. 잡지나 신문에서 객원기자 또는 시민기자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사람들과 칼럼니스트도 자유기고가에 속한다. 학력 차별도 없고 나이 제한이나 정년 퇴직도 없다니 이 얼마나 매력적인 직업인가? 그러나 자유기고 '한번 해볼까'라는 마음으로 직업을 가볍게 선택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 책은 아직 취업 적령기에 도달하지 않은 청소년들이나 대학생들의 직업 안내서로 적당..
영화 '프라하의 봄',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필립 카우프만 감독의 (1988)은 정치적이지 못한 인간이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불가능한 일인지에 대하여 묻고 또 묻는다. 체코인들의 '프라하의 봄'은 1968년 1월에 시작되었다. 1980년 서울의 봄이 떠오르는 영화이기도 하다. 은 체코의 자유화 운동과 소련에 의한 탄압이라는 시대배경에다 한 명의 남자와 두 여자의 러브 스토리를 그린 체코 망명 작가 밀란 쿤데라의 소설 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서울의 봄은 1979년 10월 26일 시작되어 1980년 5월 17일 새벽에 막을 내렸다. 1968년 1월에 시작된 프라하의 봄은 그해 8월 21일 새벽 러시아의 탱크에 의해 막을 내렸다. 감독 필립 코프만은 영화 에서 소련의 무력개입, 언론자유의 박탈, 망명, 귀환 등과 같은 일련의 정치적인..
과학자의 서재, 최재천 교수의 과학 이야기 언젠가 EBS에서 방영하는 최재천 교수의 를 우연히 보았다. 방송을 보면서 말을 참 잘하는 과학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니, 서울대를 나와 하버대에서 생물학 박사학위를 땄고, 지금은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석좌교수로 있다. 최재천에 대한 궁금증으로 를 찾아 읽어보았다. 최재천은 글을 잘쓰는 과학자였다. 는 오늘의 최재천이 있기까지의 삶의 여정을 드라마틱하게 구성해 놓고 있었다. 강릉과 서울을 오가는 어린 시절과 문학과 미술에 빠져들었던 중고등학교 시절, 그리고 방황에 빠진 재수시절과 학창시절들은 읽는 재미가 상당하다. 에서 최재천은 자신의 인생에 큰 영향을 끼쳤던 몇 권의 책을 추천했다. 생물학에 몸을 바치기로 결심하게 만든 책으로 을, 자신의 인생을 뒤흔든 책으로 리처드 도킨스의..
서울대 인문학 글쓰기 강의, 이상원 선생님에게 글쓰기란? 가 이번 긴 연휴의 무료함을 그나마 덜어주었다. 글쓰기에 대한 욕망을 어느정도 해소시켜 주는 참신 발랄한 문장들이 책 속에서 날것으로 팔딱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서울대 인문학 글쓰기 강좌를 7년째 운영해 온 이상원 선생님은 자신의 12학기 동안의 글쓰기 강의 경험을 에 쉽고도 진솔한 문체로 풀어냈다. 글쓰기 강의에 참여한 수강생들이 쓰낸 자기 소개서와 감상 에세이들에는 오늘을 살아가는 청년들의 고단한 삶을 짐작케 하고도 남을 솔직함들이 곳곳에서 번득였다. 는 글쓰기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은 물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수 많은 청춘들의 고민과 희망들을 간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이상원 선생님은 글쓰기에 대하여 이렇게 말했다. "허리를 꺽으며 춤추는 키 큰 풍선 인형처럼 우리도 이 방향..
하울링, 얼음붙은 송곳니 원작 영화 은 일본 노나미 아사의 소설 를 원작으로 한 영화다. 이 영화는 세상으로부터 소외되고 차별받은 자들의 이야기다. 의 줄거리를 간단히 요약하면 이렇다. 강력계 형사 상길(송강호)은 승진에서 매번 후배에게 밀린다. 마누라와는 이혼했고 아들은 아버지 말을 듣지 않는다. 집과 직장에서 버려진 셈이다. 그렇다면 상길이라는 남성은 세상으로부터 버려졌다고 말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 상길에게 분신 사건이 배당된다. 고과 점수가 낮기 때문에 상길에게 배당된 것이다. 거기다가 파트너로 순경 출신의 여경 차은영(이나영)이 붙는다. 상길로서는 기가 찰 노릇이다. 상길은 사건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런데다 은영의 하는 꼴을 보니 더욱 배알이 꼴린다. 단순한 분신 사건에 은영이 의욕적으로 달라붙기 때문이다. 상길은 ..
론 로젤의 '소설쓰기의 모든 것 2 : 묘사와 배경' 론 로젤의 (2011)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묘사와 배경에 집중한 소설가 지망생을 위한 작법서이다. 글쓴이 존 로젤은 미국 텍사스 주에서 문예창작을 가르치며 회고록 와 1900년 텍사스 캘버스턴 섬을 휩쓴 허리케인을 소재로 한 소설 등을 발표했다. 전문 작가들이 그들의 소설에서 어떻게 배경을 묘사하는지 예문을 들어가며 상세하게 설명했다. 잘 다듬어진 훌륭한 소설들은 배경의 묘사가 탁월해 독자들이 소설 속의 장소와 시간에 오래도록 머물기를 원한다고 한다. 론 로젤이 인용한 소설들의 예문을 읽는 것은 이 책을 읽는 또 다른 재미다. 소설쓰기에 관심 있거나 소설에 관심 있는 분들은 읽어볼 만하다. 시리즈는 총 5권이 출간되었다. 소설가 지망생들을 위한 작법 노하우들을 5권의 시리지에 정리한 셈이다. 1편은..
더 레슬러, 중년 남성의 자아 찾기 영화 (2009)는 레슬러에 관한 영화라기보다는 한 중년 남성의 자아 찾기 영화다. 1980년대를 주름잡았던 전설의 레슬러 '랜디 더 램 로빈슨'(미키 루크)의 삶의 굴곡을 따라간다. 오프닝 시퀀스는 꽤 인상적이다. 시합을 마치고 락커룸으로 돌아가는 랜디의 등 뒤를 바짝 쫒는 카메라는 영화가 끝날 때까지 줄곧 랜디의 등 뒤에 머물러 있다. 관객은 랜디의 뒤에서 그를 바라보며 그의 어깨를 억누르는 삶의 무게를 함께 짊어진다. 락커룸에 앉아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는 사내의 옆모습은 이 시대 아버지들의 실루엣이다. 거친 숨소리가 함께 비추어지는 그의 뒷모습은 그가 과거의 영광으로부터 퇴장해야 할 순간이 임박했을 암시한다. 관객들은 그와 함께 호흡을 하며 그의 발걸음을 따라간다. 영화는 진정한 자아 찾기는 삶의 마지..
화차, 미야베 미유키의 미스터리 장편소설 변영주 감독이 연출한 영화 를 보고 미야베 미유키의 미스터리 장편소설 를 찾아 읽었다. 책 뒷표지에는 '일본 미스터리를 대표하는 작가 미야베 미유키 최고의 작품!'이라는 카피가 선명하게 인쇄되어 있었다. '화차(火車)는 생전에 악행을 저지른 망자를 지옥으로 실어 나르는 불수레라고 한다. 영화를 보고 나서 후후가 이 책을 권했다. 영화와 소설은 크게 다르지 않다. 무대만 도쿄에서 서울로 바뀌었을 뿐, 줄거리는 대동소이하다. 굳이 비교하자면 소설보다 영화가 스릴감이 좀 있다. 영화에서는 형사(조성하 분)의 역할이 보조적이지만, 소설에서는 원톱이라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영화에서 강성영은 소설에서는 '세키네 쇼코'다. 쇼코는 질이 아주 나쁜 사채에 쫒기다 급기야 '신원세탁'을 시도하고 성공한다. 자신과 비슷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