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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 : 정약전에 대한 김훈 역사 소설 김훈의 (학고재, 2011)은 1801년 수 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순교한 신유박해를 배경으로 조선 후기 사회상을 그린 장편 역사소설이다. 은 천주교리를 공부했지만 현세의 삶으로 돌아와 흑산도로 유배된 정약전과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끝까지 순교의 길을 걸어갔던 그의 조카 사위 황석영의 이야기가 큰 줄기를 이루며 대비된다. 정약현, 정약전, 정약종, 정약용 사형제는 의금부 장판 위에서 삶의 길이 달라진다. 천주교인임을 자랑스러워하며 순교한 정약종과 적극적으로 배교하고 현세의 삶을 택한 정약용의 삶은 의 치열한 주제를 상징한다. 순교와 배교를 둘러싸고 조정과 조선후기 지식인 사회의 갈등이 그려지고 중인과 하급 관원, 마부와 어부, 노비 등 혼란한 세상을 견디며 살아가는 인간의 고통과 슬픔과 소망이 김훈 특유의..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 백만장자 미망인과 운전기사의 로맨스 (1989)는 1950년대 인종차별이 극심했던 미국 남부 애틀란타가 배경이다. 전직 여교사였던 유대인 백만장자 미망인 데이지와 흑인 운전기사와의 노년 로맨스를 미려한 영상으로 담아낸 영화이다. 미스 데이지는 일흔이 넘은 고령에도 사춘기 소녀처럼 자존심 강하고 고집불통이다. 충직한 운전기사 호크를 무시하며 냉대로 일관하는 미스 데이지 할머니는 사춘기 소녀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 미스 데이지의 속마음은 사춘기처럼 호크를 좋아하고 무조건적으로 그에게 의지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적대적으로 변해가는 세상에서 미스 데이지는 호크를 함부로 대하지만 정작 본심은 그게 아니었던 거다. 할리우드에서 오랫동안 주목을 받지 못했던 배우 제시카 탠디는 이 영화에서 처음으로 주연을 맡아 1990년 제62회 아카데..
준벅 : 선댄스 영화제 수상작(에이미 아담스) 영화 에서 에슐리 역을 맡은 에이미 아담스는 사랑스러운 수다쟁이 연기로 ‘에이미 아담스의 재발견’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2005년 선댄스 영화제에서 특별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2007. 6. 28)은 작은 시골 마을에 살고 있는 남편 가족들과의 어색했던 만남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있는 그대로 잔잔하게 되돌아보게 하는 영화이다. ◆ 준벅 줄거리 마들린(엠베스 데이비츠)은 도회지에서 미술품 화랑을 운영하는 딜러이다. 아웃사이더 아트 화가 ‘워크’의 작품에 필이 꽂힌 마들린은 그의 그림을 화랑에 유치하기 위해 워크가 살고 있는 노스캐롤라이나까지 달려가지만 계약은 쉽지 않다. 마들린은 어떻게 해서든지 그림을 유치하기 위해 노스캐롤라이나 근처에 있는 시가집에 머물기로 작정한다. 계약성사를 위해 장기전에 돌입하려..
왜 여자의 육감은 잘 맞는 걸까 - 초감각의 세계 초능력이나 텔레파시, 혹은 육감을 경험한 적이 있는가? 아니면 알수 없는 초자연적 현상이나 예지몽, 또는 심령과학에 관심을 가져본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엘리자베스 로이드 마이어의 『왜 여자의 육감은 잘 맞는 걸까』를 한번 펼쳐 보시라. 놀라운 세계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세계적인 심리분석가이자 임상의 엘리자베스는 이 책에서 여러분을 마음과 물질이 소통하는 초심리학의 세계에로의 긴 여행을 '과학적'으로 안내한다. 저자는 딸이 잃어버린 하프를 3,000km나 떨어진 '다우징(dowsing, 다우징이란 L자 모양의 막대나 추(錘) 등으로 수맥이나 광맥을 찾는 일을 말한다) 전문가와의 전화 한통화로 찾게 되는 놀라운 초감각적 인식(ESP : extrasensory perception)을 경험한 이후 15년 ..
가족 외식 : 창원 가로수길 휴블랑에서 아이들이 이번 주말에는 같이 내려왔다. 우리집 아이들은 집에 오면 외출하기를 워낙 싫어한다. 그래도 한 끼 정도는 외식을 노력한다. 생일 겸 해서 창원 가로수길에 있는 휴블랑에서 아점을 했다. 비가 내리는 유리창 너머 풍경이 겨울에 완연히 접어들었음 알렸다. 서울에는 눈이 왔다지. 키가 크게 줄지어 선 메타세쿼이아의 잎들이 아직 황금빛으로 달려 있었다. 조금만 시간이 더 지나면 메타세쿼이아는 앙상한 가지를 드러낼 것이다. 아내와 아이들이 메뉴를 고르는데 한참이 걸렸고, 마침내 결정이 되자 아내가 종이에 주문 내용을 적고 벨을 눌렀다. "치킨 크림 파스타, 로제쉘 스테이크, 베이컨 포테이토 피자, 콜라, 레온 에이드" 각 한 개씩을 주문했다. 겨울비가 오는 가운데 식당에 연인들이 삼삼오오 들어오기 시작했다..
<최종병기 활> 들숨과 날숨의 경계 김한민 감독이 연출한 은 기존의 관념을 엎어버리고 전체에서 벗어난 화살이 개별성으로도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오롯이 입증한다. 화살은 개별성이 없다. 특히 활을 소재로 한 영화에서는 더욱 그렇다. 헐리우드 영화에서나 충무로 영화에서나 화살은 개별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늘 전체로써 존재할 뿐이었다. 우리는 비처럼 쏟아지는 화살 무리만을 영화에서 보아왔다. 그러나 에서 활과 화살은 비로소 존재의 개별성을 획득하며 스스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 줄거리 남이(박해일)는 역적으로 몰린 아버지가 참변을 당하던 날, 동생 자인(문채원)과 가까스로 탈출하는 데 성공한다. 의부 김무선(이경역)의 집에서 오빠와 함께 의탁하고 있던 자인은 김무선의 아들 서군(김우열)과 혼례를 올린다. 자인의 혼례식 날은 조선 ..
오가와 이토 : 초초난난, 잔잔한 물결 같은 사랑 올 여름 찜통더위가 계속되던 한여름 밤, 새벽까지 울어대던 매미소리를 벗 삼아 을 읽었고, 가을에 다시 읽었다. 잔잔한 물결 같은 사랑을 담은 이야기가 그리웠다. 오가와 이토의 두 번째 장편 소설이다. 작가는 으로 국내에도 제법 알려졌다. 은 옛 정취가 물씬 나는 도쿄 야나카에서 앤티크 기모노 가게를 하는 시오리가 유부남 기노시타 하루이치로를 만나면서 빠져드는 사랑을 잔잔하게 그렸다. 사랑 이야기야 세상에 부지기수이겠지만, 이들의 연애담은 소설에서 섬세하게 묘사되고 있는 사계절 마냥 자연스럽다. 격정도 없고, 사건도 없다. 그래서 소설을 읽는 재미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오가와 이토가 그리는 야나카의 풍경과 시오리의 차분한 감성을 조용히 따라가다 보면 이들이 나눈 사랑이 일상처럼 정답게 느껴진..
자동차의 미션 오일은 교환해야 하는 것일까? 내 소중한 NEOTROIS 블로그 개설한 지 벌써 27일째가 되었다. 블로그도 부지런해야 운영할 수 있다는 걸 깨닫는다. 암튼 내 블로그의 첫 글은 나의 애마 산타페 CM 관련 글이었다. 그것도 내 애마가 매연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포스팅이었다. 나의 산타페는 2005년산이니 만 13년 되었다. 10년이 넘어가면서부터 내 애마는 서서히 돈을 먹기 시작했다. 가끔 다량으로 폭식하기도 했다. 그간 에어컨을 수리하기도 했으며(정확히는 어떤 부품이다), 내가 잘 알지도, 이름을 기억하지도 못하는 장비들을 교체하기도 했다. 지금은 언제 어떤 부품을 교체했는지 기억조차 할 수 없다. 그래서 블로그 개설 이후에는 꼬박 꼬박 애마 일지를 써 두기로 했다. 그러니 "산타페 CM 매연, EGR 교체"는 내 애마의 위대한 첫..
[영화] 친구와 연인사이, 애쉬튼 커쳐의 매력 이반 라이트만 감독의 2011년작 는 애쉬튼 커쳐의 장점을 잘 살렸다. 이 영화는 청춘들의 발칙한 연애담을 특이한 방식으로 풀어냈다. 관객들은 로맨틱 영화에서 두 남녀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사랑에 빠질지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보게 마련이다. 그런데 는 민망하게도 두 남녀가 충동적으로 덜컹 사랑부터 시작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물론 남자에게는 핑계거리는 있다. 아담(애쉬튼 커쳐 분)은 아버지가 자신의 여자 친구와 결혼을 하자 꼭지가 돌아 버렸다고 변명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여자에게는 그런 변명의 여지도 없어 보인다. 오히려 ‘엠마’(나탈리 포트만 분)는 사랑을 나눈 후 아담에게 당당하게 말한다. 비상연락에 자신의 전화번호를 저장하지 말 것과 꽃 선물 금지, 애교 금지 등등. 애인으로 발전할 수 있는 요소들을..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스칼렛 요한슨의 출세작 소피아 코폴라 감독은 (2003)를 통해 요즘 연애 풍속도와는 다른 슬로우 템포의 사랑을 보여준다.코폴라 감독은 격정적인 사랑이나 뜨거운 로맨스가 아닌 미묘하고도 느린 사랑의 세계를 꺼내 보였다.갱년기를 겪고 있는 중년 남성 밥 해리스(빌 머레이 분)는 광고에 출연하기 위해 도쿄에 간다.도쿄 파크 하얏트 호텔에서 방황하고 싶어 하는 것처럼 보이는 20대 초반의 새댁 샬롯(스칼렛 요한슨)을 운 좋게 만난다.두 사람은 만나자 마자 마음이 통하는 말벗이 된다. 샬롯은 일벌레 패션 사진작가 남편을 둔 덕에 밥 해리스 아저씨와 맘껏 데이트를 즐길 수 있다.그러나 스킨십 없는 둘의 연애감정은 짠함, 한 침대에 누워 밤새 이야기만을 나누는 둘의 모습은 낯선 도시에 온 자들의 공연한 서성임이다. 는 자극적인 스킨십이 ..
[만화] 내 남편은 아스퍼거 1 노나미 츠나의 을 주말에 콩순이가 소파에서 보고 있었다. 콩순이가 아스퍼거 증후군 관련 만화책을 읽고 있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전에는 쥘리 다셰의 를 보고 있었다.순간 내가 아스퍼거인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부록에 있는 진단표를 체크해보니 그럴 것도 같았다.아스퍼거들은 무엇보다 다른 사람과 인간관계를 맺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장애가 있다고 하질 않는가? 또 화를 잘 내지 않아 좋은 사람이라는 인상을 갖고 있다고 하니, 꼭 나일 것만 같다.은 노나미 츠나가 남편이 아스퍼거 증후군이라는 걸 깨달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노나미 츠나는 결혼 전에는 이 남자, 좀 특이하네 생각했을 뿐이었다. 결혼해서 같이 살고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뭔가 좀 이상하네'라고 여겨지는 일이 부쩍 늘어났다. 남편은 분위기 파악을 ..
이용원과 미용실, 이발은 어디서 하시나요? 한 달에 한번 하는 이발을 했다. 일 년에 열두 번 이발을 한다. 그런데도 미용사와는 제법 정이 들었다. 살갑게 맞으며 소소한 이야기들을 재잘거린다. 나는 아직도 전에 살던 아파트 상가 미용실에 간다. 10년째 다니고 있는 미용실이다. 미용사는 그것이 고마웠던지 요금은 만원만 받는다. 나는 뭐든 잘 바꿔지 못한다. 옷도 그렇고 신발도 그렇다. 옛날에 미용사가 내게 말했다. "오늘 청바지가 바뀌었네요. 수년째 춘하추동 같은 청바지만 입고 오시더니. ㅋㅋ" 심지어 헤어스타일은 고등학교 때와 똑 같다. 변화에 익숙하지 못한 까닭일까? 스스로 나는 극히 진보적이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보수적인가 생각할 때도 가끔 있다. 10년째 다니고 있는 미용실의 풍경이다. 자신의 이름을 붙여 "ㅇㅇㅇ헤어뷰"라는 상호를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