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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리 삭스의 '커먼 웰스', 붐비는 지구를 위한 경제학

NeoTrois 2019. 6. 9. 00:56

제프리 삭스의 <커먼 웰스:붐비는 지구를 위한 경제학>을 읽어보면 근래 세계와 한반도를 덮치고 있는 폭염도 기후변화[각주:1]와 무관하지 않다.

우리는 지구가 아주 붐비는 상태에서 21세기초를 맞았다. 지구인은 BC 8000년 약 1,000만 명에서 첫 밀레니엄인 AD 1년 당시 약 2억 3,000만 명을 기록하며 점진적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자연환경을 송두리째 바꿔놓는 인구폭발이 일어났다. 약 1,800년 동안에 인구는 4배 가량 늘어, 1830년에 처음으로 10억 명에 도달하고, 다음 175년 동안 세계인구는 10억에서 2007년 66억 명으로 6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1800년을 전후하여 인간의 활동이 자연환경을 좌지우지하는 인류세(人類世, Anthropocence) 시기에 진입한 것이다.

1950년 25억 명에서 오늘날 66억 명으로 40억명 이상 증가한 세계 인구는 절반이 도시에 살고 절반이 농촌에 사는, 아마도 되돌리지 못할 역사적 중간점에 도달했다. 2030년이 되면 세계인구의 60퍼센트가 도시에 살고 40퍼센트만 농촌에 살게 될 것이다.

유엔인구국은 세계인구가 2007년 66억명에서 2050년에 92억명으로 1.4 배 증가할 것으로 예측[각주:2]했다. 이미 만원인 지구에 26억명이라는 엄청난 규모의 인구가 더 보태진다는 의미다. 세계 총생산은 2005년 약 67조 달러에서 2050년 약 420조 달러로 6.3배 증가한다.

1800년 이후 사람들은 먼 옛날, 지금으로부터 약 3억 년에서 3억 5,000만 전에 이루어진 광합성의 산물인 화석연료라 불리우는 축적된 태양에너지의 노다지를 캐내어 살아왔다. 앞으로도 우리는 운좋게도 계속 노다지를 캐내어가며 살아 갈 수 있을까.

저자는 현재 방식대로 경제생활을 영위한다면 인류는 돌일킬 수 없는 파멸의 길로 갈 수 밖에 없다고 경고한다. 지구를 가득 채워온 인간들이 산림을 끊임없이 벌채하고 화석연료 등을 태워온 결과 지구 생태계는 파멸의 구렁텅이로 걸어 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산업시대 이전의 수십만 년 동안, 대기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공기분자 100만개당 280개 수준이었으나(이것을 보통 280ppm이라 표기한다), 1960년 이후 약 315ppm에서 오늘 날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380ppm으로 꾸준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1850년 이후 지구는 이미 평균기온으로 섭씨 0.8도의 상승을 겪었고, 지구상의 모든 조류 종의 약 4분의 1이 지난 2,000년간 인간 활동에 의해 멸종의 길로 내몰려 온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도 중국은 일주일에 500메가와트짜리 석탄발전소 두 개에 상당하는 양을 추가로 건설[각주:3]하고 있는데, 1년 단위로 계산하면 그 건설 총량이 영국의 전력망 총계와 맞먹는다. 중국의 대규모의 토질 악화로 인한 거대한 황사바람, 대기오염, 그리고 사스(SARS) 같은 신종 전염병 등이 발생되고 있다.

1820년에 아시아는 세계경제의 56퍼센트 가량을 차지했다. 1900년에서 1970년 사이에 아시아가 소용돌이를 겪으면서 그 비중은 1950년에 세계 생산의 약 18퍼센트라는 저점을 찍었다.

이후 대 수렴[각주:4]이 시작되면서 세계 소득에서 아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38퍼센트로 회복되었다. 수렴 시나리오에 따르면 세계 소득 중 아시아의 비중이 2025년 약 49퍼센트, 2050년에는 약 54퍼센트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지구 한편에서는 아직까지도 경제성장의 고리를 풀지 못해 수렴 상태를 향해 나아가지 못하는, 약 10억의 빈곤의 덫에 갇힌 최빈층 인구가 살고 있는 넓은 지역이 있다.

2005년 세계에서 가장 부자나라인 미국은 지금까지도 가장 가난한 지역인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 비해 1인당 소득이 20배쯤 높았다. 지난 한세대 동안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1인당 소득은 조금도 높아지지 않았다.

아프리카 말라리아 감염지대에는 3억 개의 침소가 있다. 이 침소들은 약효가 오래 가는 살충제 처리 모기장으로 보호해야 한다. 이들 모기장의 단가는 5달러이며 매년 1인당 60센트가 소요된다. 아프리카의 모든 침소에 5년 동안 모기장을 치는 데 들어가는 총비용은 15억달러다.

2007년 회계연도에 펜타곤의 예산은 5,720억 달러로 하루에 16억 달러다. "펜타곤의 하루 지출액이면 아프리카의 모든 침소에 5년 동안 말라리아 퇴치 모기장을 설치하고도 남는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커먼 웰스>를 읽으면, 부시와 그 아들 부시가 얼마나 나쁜 짓을 한 나쁜 남자인지를 알 수 있다. 부시는 '강패국가'라고 몰아부치며 이라크 전쟁을 벌였지만, 바로 그가 깡패가 아니었던가 되돌아봐야 한다.

지난 4반세기 동안의 미국 정치에서 별나게 확인돼 온 사실은 소득 불평등이 상당히 확대돼 왔다는 것, 빈곤하게 사는 가족들의 수가 더 이상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 하층계급의 사회 이동성이 전보다 크게 줄었다는 것, 그럼에도 미국 정치는 큰 폭의 감세를 하고 빈곤층을 위한 지출을 삭감하는 등 갈수록 부자들 편을 들어왔다는 것이다.

민주주의가 다수 인구에게 혜택을 가져다 주지 않고, 오히려 최상층 부자들에게 특혜를 주어왔다. 그 정점에 미 정계의 보수 우익과 부시 부자가 있었다.

사회안전망이 너무 두터우면 근면과 개인적 창발성에 역 인센티브를 제공하게 된다는 경쟁중시, 시장 제일주의자들의 주장은 또 어떤가. 그들의 주장에 재갈을 물리는 살아있는 증거들을 제프리 삭스는 제시한다.

덴마크,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의 사회복지국가들은 높은 조세부담율에도 불구하고 자유시장 사회보다 높은 소득수준, 낮은 빈곤율, 높은 기술수준과 보다 평등한 소득분배를 성취했다. 이 나라들은 모든 시민에게 매우 높은 수준의 사회복지를 보장하는, 활기차고 원활한 민주주의를 성취했다.

2004년도 사회복지국가의 빈곤율(전국 평균 가구소득의 절반에 못 미치는 소득으로 살아가는 사람의 비율) 평균은 전 가구의 5.6퍼센트밖에 안됐던 데 비해, 유럽은 9퍼센트였고, 자유시장국들은 12.6퍼센트였다. 1인당 GNP가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인 미국은 17.1퍼센트로, 빈곤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는 것이다.

인간 사회는 생태계 서비스라는 용어로 불리는 지구의 수많은 작용들을 이용하며 살아간다. 국가나 공적인 부분에서 1968년 가렛 하딘(Garrett Hardin)이 잘 정리한 그 유명한 '공유지의 비극'을 어떻게 헤쳐가야할지는 우리의 잘난 정치가들에게 맡겨두고, 저자가 제시하는, 각 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방안 중에서 인상적인 서두를 여기 인용한다.

우리들 각자는 가치를 공유하며 세계 공동의 과제를 해결해 갈 수 있는 글로벌 사회를 만들어갈 잠재력을 가진 사람들이다. 우리들은 한 곳이나 하나의 문화, 한 지역, 한 종교에만 매이지 않고 세계에 다양하게 관여할 수 있다. 우리들 각자는 글로벌 태피스트리 위에다 다양한 전통들과 지식 영역, 문화 활동을 엮어 짜 넣는데 일조하는 진정한 글로벌 네트워크의 한 접속점이다.

우리가 바로 그러한 세계 시민이 될 때 다음 세대에 번창할 수 있을 거라고 나는 믿는다. 글로벌 네트워크의 일원이 되면 우리들 각자가 세계적인 추세를 예리하게 꿰뚫어 볼 수 있게 된다. 지금 세계를 고쳐 만들고 있고 앞으로 새로운 형태의 전 지구적 협력을 이끌어내게 될 세계 정치학, 인구학, 경제학, 생태학의 힘에 대한 이해가 한층 깊어지게 된다.

개인으로서 우리의 가장 중요한 책임은 최선을 다해 진리, 다시 말해 기술적인 동시에 윤리적인 진리를 알아야 할 책무다. 우리의 미덕은 가난한 자, 배앗긴 자, 희망 잃은 청년, 곤혼스런 변화의 도전을 받고 있는 농촌 지역사회의 곤경을 이해할 수 있는 공감능력과 결합된 폭넓은 과학적 인식이 될 것이다.

진리에 대한 책무를 저버리면, 우리는 종교와 지역, 국가를 둘러싼 도발적인 거짓 분열 책동에 눈이 멀게 된다. 과학에 대한 책무를 저버리면, 우리는 실속 없는 메시아적 거짓 주장의 제물이 된다. 다른 사회와 문화, 종교, 목소리 없는 빈자들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키우기 위해 굳게 결심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우리는 '우리와 그들'의 차이를 둘러싼 불신과 심지어는 증오의 소용돌이에 휘말려들 위험이 있다. (pp 422~ 423)

인류가 지구 생태계의 파괴를 줄여가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한다면 세계의 1인당 소득은 2005년 10,000 달러에서 2050년 사이에 4.5배 증가한다고 한다. 2050년이 되면 오늘날의 발전도상국은 미국의 2005년 소득과 엇비슷한 1인당 4만 달러 수준의 평균소득을 올리고, 미국은 2050년에 1인당 9만 달러의 소득수준을 보일 것이란 얘기다.

물론 이 시나리오는 매우 낙관적인 것으로 세계가 장기간의 위기를 겪지 않고 모든 나라가 선진국으로 수렴돼가는 성장을 달성한다는 가정하의 시나리오다.

<커먼 웰스>를 내가 좀 더 젊은 날에 읽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걸출한 역작을 저술한 저자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1. 근래에 지구의 기후는 극심한 괴롭힘을 당해왔다. 세계 도처에서 심각한 가뭄이 빈번하게 발생했고, 카트리나 같은 거센 허리케인도 잦았다. 2003년 유럽에서 약 3만명을 죽음으로 몰고간 혹서와 같은 비정상적인 열파(극심한 이상고온)가 여러 지역을 덮쳤다. 지구가 따뜻해지고 있고 기후가 변하고 있다는 것은 의심할 바 없는 사실이다. [본문으로]
  2. 유엔 전망에 따르면, 오늘날의 고소득국들은 인구변화가 거의 없이 12억 인구를 거의 그대로 유지할 것이다. 발전도상세계의 인구는 중간 전망치로 52억명에서 78억명으로 크게 늘어날 것이다. 세계 인구 증가 추정치와 거의 똑같은 26억 인구가 발전도상국에서 늘어나는 것이다. 그리고 증가하는 26억 명 중 10억명이 놀랍게도 아프리카 인구이고, 13억 명이 아시아 인구다. 세계 인구 중에서 아프리카의 인구비가 현재 12퍼센트에서 21세기 중엽까지 20퍼센트로 급증하고, 인도가 중국을 따라 잡으면서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가 될 것이다.인구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이 바로 오늘 날 세계에서 극단적인 빈곤, 전염병, 기근, 폭력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지역들이라는 것이다. [본문으로]
  3. 2003년 현재 중국의 자동차 수는 약 2억 5,000만대로 인구 1,000명당 약 800대였다. 중국의 자동차 보유율이 2050년까지 오늘 날의 미국 수준의 딱 절반에 이른다고 가정하면, 약 5억 6,000만 대의 중국인 자동차가 도로에 나다니게 된다! [본문으로]
  4. 경제학자들은 수렴(convergence)이라는 개념을 사용하여 상대적으로 가난한 나라들이 부자 나라들을 따라잡은 과정을 묘사한다. 상대적 빈곤 지역의 1인당 소득이 부유한 지역의 1인당 소득보다 퍼센티지 기준으로 더 빠르게 증가하여 부유한 지역 대비 빈곤 지역의 1인당 소득 비율이 1의 방향, 즉 생활수준이 같아지는 방향으로 상승할 때, 수렴 현상은 일어난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