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김병완의 '나는 도서관에서 기적을 만났다'

Tree Days 2020. 5. 14. 20:00

긴 코로나19도 끝나가고 도서관도 다시 문을 연다니, 이제 도서관 이야기를 해 보자. 김병완의 <나는 도서관에서 기적을 만났다>(문학동네, 2013)는 책에 미친 한 중년 남자 이야기다.

김병완은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삼성전자에 입사해 휴대혼 연구원으로 11년을 일하다, 2008년 12월 31일 돌연 사표를 던졌다고 했다. 용기가 대단하지 않은가?

그리고 아무 연고도 없는 부산으로 내려가 도서관에 살다시피 하면서 매일같이 10~15시간씩 책만 읽기 시작했고 그렇게 천일 동안 읽은 책이 거의 만 권에 달했다고 한다.

짧다고 하면 짧겠지만 한 가지 목표로 하루같이 천일 동안 생활한다는 건,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고 결코 작은 세월이 아니다.

그 뒤에 그에게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터진 봇물마냥 글쓰기의 욕망을 주체할 수 없어 '미친 사람'처럼 1년 반 동안 글을 쓰기 시작해 33건의 책을 출간했다고 한다. <나는 도서관에서 기적을 만났다>도 그 중의 하나다.

이 불가능할 것은 이야기는 하나의 성공 스토리를 구축한다. 평범한 직장인 신분에서 5년 만에 독특한 영역을 구축한 작가가 될 수 있었던 비결 중 으뜸은 작가가 되고자 하는 욕심을 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대여대취'의 산 표본인 셈이다. 크게 버릴 줄 아는 사람이 결국에는 크게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병완에게 도서관은 신대륙과 같은 새로운 인생으로 향하는 배에 자신을 올라탈 수 있게 해준, 그가 살면서 받은 선물 중 최고였다. 한마디로 도서관은 그에게 마법의 장소이자 기적이 일어난 곳이었다.

<나는 도서관에서 기적을 만났다>는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책을 단숨에 읽었다. 중복되는 내용이 많았지만, 도서관에서 길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은 한 번쯤 읽어볼 만하다.

물론 의구심이 드는 부분도 많다. 동의하기 힘든 주장도 차고 넘친다. 그러나 일단 비판은 접어두자. 길어지는 밤, 책이라도 읽지 않으면 밤이 너무 길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