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김려령의 '일주일', 우리는 어떻게 사랑을 할까?

Tree Days 2020. 3. 12. 21:17

김려령 장편소설 '일주일'을 읽었다. 소설을 꽤 오래만에 읽었다. 작가의 전작 '완득이'이나 '가시고백'보다 문장이 많이 좋아졌다. 성인 소설이라서 그럴까?

소설을 읽고 사랑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 보았다. 작가는 주인공의 입을 빌어 “상대가 원하지 않는 것은 하지 않는 거, 그게 사랑이야.”라고 했다. 작가가 제시하는 진정한 사랑의 참 모습이다. 작가에게 “상대를 옭아맨 사랑은 가짜”다.

각자 결혼 생활에 실패한 유철과 도연은 이스탄불에서 우연히 만나 풋사랑 같은 밀월의 일주일을 보내고 각자 귀국한다.

그리고 몇 년 뒤 경남의 K시에서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된다. 유철은 국회의원으로서, 도연은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북 콘서트 행사장에 만나게 된 것이다.

이스트탄불에서 불타는 사랑을 나누었던 그들은 다시 자연스럽게 사랑을 이어간다. 그러나 유철의 전처 정희가 이스탄불에서의 '일주일'을 문제삼으며 유철은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게 되고 도연은 절필을 선언하게 된다.

유철이 이혼하기 직전에 이스탄불에서 보낸 불타는 일주일을 순순히 인정하게 되면서 불륜이 되었고, 유철과 도연은 그 댓가를 달게 받기로 결심한 것이다.

작가는 유철의 이혼 사유를 전처 정희의 스토커적인 사랑 방식에서 찾는다. 정희가 유철을 사랑한 방식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 상대를 옭아맨 가짜 사랑이었다는 것이다.

엊그제 22살 연하 배우 김민희와 사랑에 빠진 홍상수 감독은 결혼생활이 파탄에 이르게 한 원인을 제공한 소위 ‘유책 배우자’는 이혼을 요구할 수 없다며 서울가정법원으로부터 이혼청구 소송을 기각당했다.

아직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남아 있지만, 국가가 개인의 자유로운 결혼과 이혼을 금지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지금이 조선 시대도 아니고 사랑이 없는데, 어떻게 결혼을 유지할 수 있단 말인가.

김려령의 '일주일'은 생각거리를 많이 던져 준다. 물론 유철에게는 결혼 생활을 파탄에 이르게 한 원인을 제공한 책임은 없겠지만, 아내가 그렇게 된 데에는 그에게도 일말의 책임은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상대가 원하지 않는 것은 하지 않는 거'도 사실은 일방적인 것이 될 수 밖에 없다. 부부가 원하는 것이 같지 않을 때는 부득불 한쪽이 희생해야 성립될 수 있는 명제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소설 '일주일'은 한국적 정서에서 서사가 전개된다. 한국이기 때문에 불필요한 감정 소모를 겪으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사랑한다면, 그냥 사랑할 수 있는 쿨한 이야기가 소설에서도 전개되기가 아직 어려운 나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