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경남도교육청 제2청사 북카페 지혜의 방에서

by 나무와나무 2019. 3. 9.

오랫동안 연락이 없던 친구가 커피 한 잔 하자며 전화가 왔습니다. 마침 카페 분위기가 좋다는 경남도교육청 제2청사 건물에 있는 북카페에 갔습니다.

사실, 나를 만나자고 연락해오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만큼 인간관계에 소홀할 수밖에 없었던, 여유가 없던 인생이었습니다. 살기 바빴다고 애써 변명해야 할까요...

이 친구와의 인연은 15년쯤 거슬러 올라갑니다. 15년 전, 처음 만났을 때 마음이 맞아 친하게 지냈고, 그 뒤 십여년만에 타지에서 우연히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 이번에 다시 만나게 되었죠.

파머를 한 모습이 눈에 익지 않았지만 그래도 나를 잊지 않고 연락을 해 온 친구가 고마울 따름이었죠.

경남도교육청 제2청사 건물 입구에는 작년 3.1절에 설치한 소녀상이 햇빛을 받으며 잠시나마 아픈 역사를 일깨우고 있습니다.

보수적인 동네인 경남에서 설치할 때 이슈가 되었던 소녀상입니다. 우리나라 사람이 왜 소녀상 설치를 반대하는지를 아직도 이해할 수 없습니다만...

경남교육청 제2청사 현관을 들어서니 매주 토요일 11시부터 12시까지 운영하는 책 읽어주는 <토토북> 운영일정과 매월 마지막 수요일 18시 30분터 20시까지 운영하는 <수요 인문학 특강>일정을 알리는 안내판이 서 있습니다.

1월 30일에는 고도원씨가 다녀갔고 다가오는 3월 27일에는 "조선의 뒷골목 풍경"이라는 주제로 강명관 부산대 교수의 수요 인문학 특강이 잡혀 있습니다.

북카페 지혜의 방 입구입니다. 시설이 깔끔하고 1회용 컵 사용이 금지되어 있는 카페입니다. 조금 불편해도 저는 이런 가게가 그래도 아직은 좋습니다.

일반 카페에서도 플라스틱 컵 사용을 전면 금지했으면 좋겠어요. 우리 세대만 사는 지구는 아닐테니까요.

북카페에는 세 개의 공간이 있는데, 아마 그림이 전시되어 있는 이 곳에서 수요 인문학 특강을 열리는 것 같습니다.

다음에 시간이 날 때 한 번 와봐야 겠다는 말을 친구와 하면서 그간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습니다. 이야기라고 해봐야 동료에 대한 인간성 문제가 주를 이루었지만, 뭐랄까요, 이 친구와 대화를 나누면 마음이 통한다고 할까요?

그리고 유아와 초등학생 동반 가족이 참여할 수 있는 <토토북>이 열리는 공간입니다. 동화구연 선생님이 그림책을 읽어주고 놀이와 여러가지 체험활동을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참여할 수 있다고 하네요. 우리 아이들을 키울 때를 생각해보면 우리 나라도 소득 3만불 시대에 걸맞는 인프라를 서서히 갖추어가고 있다고나 할까요...

드디어 북카페입니다. 점심 시간에는 손님이 많다고 합니다. 북카페 벽면으로는 교육감과 기업에서 기증한 도서들이 빼곡히 꽂혀 있습니다.

경남교육청 통합공공도서관 회원이시라면 이곳에서 10권까지 도서 대출을 할 수 있고 반납도 할 수 있는 자동대출반납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아메리카 한 잔이 1000원, 주스류가 2000원, 정말 착한 가격이죠? 단, 다 드시고 나서 컵은 헹구어서 싱크대에 두어야 한다는 점 잊지 마세요. 

친구와 낯설어 하면서도 즐거운 마음으로 컵을 헹구어 두고 나왔습니다. 소비자가 조금 불편하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으니까요.

경남도 교육청 제2청사 북카페는 창원 천광학교 학생들이 운영합니다. 장애우들이지만 주문도 전자 계산대로 하니까 이용에 불편함은 전혀 느끼지 못했어요.

오늘 딸애가 기대를 많이 했던 3월 모평을 친 날인데, 결과가 좋게 나오길 바라면서, 친환경으로 운영되는 카페가 있다는 사실이 신선함을 준 하루였습니다.

경남도 교육청 제2청사 북카페는 창원시 의창구 용호동 8-2번지에 있습니다. 이 주위에서 약속이 있다면, 이 곳 북카페를 이용하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은 선택일 듯 합니다.

댓글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