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고양이 가르릉 거리는 소리에 취하는 새벽

NeoTrois 2019. 3. 8. 03:33
고양이의 가르릉 거리는 소리만큼 행복하고 편안한 소리가 세상에 또 있을까요? 아마도 낮은 주파수에서 진동하는 고양이 특유의 행복감이 사람에게 전이되기 때문이겠지요.

우리 집 냥이는 내가 퇴근해 오면 방에 졸졸 따라 들어와 옷을 갈아 입을 때까지 쓰다듬지 않아도 가르릉 거리는 소리를 자가발전해서 격하게 내다 저녁을 주면 가르릉 가르릉이 정점을 찍습니다.

처음에는 냥이가 이제 저녁을 먹을 수 있다는 본능으로 가르릉 거리는 소리를 낸다고 생각했죠. 워낙 시크한 녀석이니까.

그런데 며칠 전 저녁을 주고 바로 밖에 나갔다 집에 들어오니 예의 그 가르릉 거리는 소리를 격하게 또 내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순간적으로 저녁이 모자라서 저래? 하면서 보았더니 사료는 반도 먹지 않고 반가움을 표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 때의 놀라움이란! 이 녀석도 사람을 반길 줄 아는 동물이었구나 깨달았죠.

특히 퇴근을 늦게 하는 날에는 마치 강아지처럼 폴짝폴짝 뛰면서 졸졸 따라 다닙니다. 물론 저녁을 주고 나면 언제 그랬냐듯이 시크하게 돌변하지만 말입니다.

엊그제 3월 5일 예기치 않은 일 이후로 내내 우울했었는데 소파에서 가르릉 가르릉 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꾸벅꾸벅 졸리운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마침내 잠에 빠져드는 냥이를 보고 내 마음도 조금 안정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