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동짓날. 동짓날에는 황진이의 <동짓달 기나긴 밤>이라는 시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황진이는 조선 중종 때의 명기, 명월로 잘 알려져 있다. 그녀에 대한 직접사료는 없는 터라 야사에 의해 그녀의 일화들이 많이 전해져 온다.
황진이는 그간 영화로도 많이 만들어졌는데, 송혜교가 주연에 장윤현 감독이 연출한 <황진이>(2007), 장미희와 안성기 주연에 배창호가 연출한 <황진이>(1986)가 기억에 남는다.
명성에 비해 황진이의 시조는 <청구영언>에서 전하는 6수가 전부인데, 모두가 조선 시문학의 걸작으로 꼽힌다.
누구인지는 모르겠으나, 한 사내를 기다리는 황진이의 애닯은 심경이 잘 드러난 <동짓달 기나긴 밤>의 전문을 옮겨 적어본다. 기나긴 밤의 한 가운데를 베어 내어 봄바람 부는 이불 아래 여러 번 잘 포개어 넣었다가 어른님 오신 날 밤이면 굽이굽이 펴는 여인의 절절한 속마음이 잘 표현된 명시(名詩)이다.
오늘 밤은 황진이의 <동짓달 기나긴 밤>을 생각하며 밤을 지새워도 좋을 기나긴 동짓날 밤.
동짓달 기나긴 밤을
-황진이-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버혀 내어
춘풍(春風) 니불 아레 서리서리 너헛다가
어론님 오신 날 밤이여든 구뷔구뷔 펴리라
截取冬之夜半强(절취동지야반강)
春風被裏屈蟠藏(춘풍피리굴반장)
燈明酒煖郞來夕(등명주난랑내석)
曲曲鋪成折折長(곡곡포성절절장)

동지가 음력 11월 10일보다 먼저 올 때는 ‘애동지’라 하고, 팥죽 대신 팥 시루떡을 해 먹으라고 한다. 올해는 다행히 애동지는 아니니 그냥 팥죽을 먹으면 된다.
원래 동지 날에는 질병을 없애고 악귀를 쫓으라고 붉은색 팥죽을 먹는데, 이 팥죽이 아이들한테 좋지 않다고 해서 생긴 풍습이라네, 이제 주위에 팥죽 먹는 사람도 보기 힘들다.
팥죽 새알심을 먹었던 안 먹었든 이제 진짜 나이 한 살 더 먹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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