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고현정 주연의 '미쓰 GO' 가쓰나, 똑똑하네

NeoTrois 2019. 8. 25. 13:51

박철관 감독의 <미쓰 GO>는 케이퍼 무비(Caper Movie)이지만, 공황장애를 겪고 있는 여자 주인공의 성장소설을 읽는 느낌이 든다.

천수로(고현정)는 전화로 자장면을 시키지 못할 정도로 혼자서 일상생활이 거의 불가능하다.

그런 천수로가 우연히 500억 원의 돈과 물건이 오가는 범죄 사건에 휘말린다. 그러니 <미쓰 GO>의 줄거리는 대충 짐작이 간다.

일상생활도 하기 힘든 연약한 여자가 '우연히' 범죄 사건에 연루됨으로써, 그 사건이 자신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고, 마침내 위기상황도 극복하고 자아도 찾게 된다는 진부한 이야기들 말이다.

<미쓰 GO>(개봉 : 2012. 6. 21)

그러나 <미쓰 GO>는 이 진부한 틀을 캐릭터의 신선함으로 깼다. 바로 '천수로'와 '빨간 구두'(유해진)이다. 이 영화에서 천수로 역을 맡은 고현정의 연기는 ‘마법’이었다. 연약함과 어리바리함, 그리고 냉철함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오갔다.

비밀경찰 빨간 구두 역을 맡은 유해진도 주연배우로서 만족할 만했다. 조폭으로 나오는 박신양과 이문식, 비리 경찰로 사건을 만들어가는 성동일과 고창석까지, 이 영화의 게스트는 빵빵했다.

물론, 케이퍼 무비로서 <미쓰 GO>는 낙제점이다. 액션도 없고 기상천외한 두뇌회전도 없다. 천수로와 빨간 구두가 빠져드는 로맨스의 발화점도 찾기 어렵다. 무엇보다 쫒고 쫒기는 자의 긴장감이 없고, 사건과 스토리 사이에 긴밀함이 없었다.

그러나 <미쓰 고>에는 고현정의 연기를 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영화 종결부에서 박신양이 고현정에게 이런 대사를 쳤다. "가쓰나, 똑똑하네"

* 박철관 감독은 2001년 <달마야 놀자>를 연출했다. <달마야 놀자>에 출연했던 박신양은 이 영화에 우정 출연했다.
* 성동일의 독특한 발성으로 '천수로'를 부를 때, '촌스러'로 가끔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