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로빈 던바의 '발칙한 진화론', 평생 친구는 몇 명이 적당할까?

NeoTrois 2019. 4. 3. 14:52

<발칙한 진화론>(2011)은 저자 로빈 던바가 인기 과학잡지 <뉴 사이언티스트>와 <스코츠맨>에 기고했던 진화 인류학 글들을 한데 모아 출간한 책입니다. 그래서인지 짜임새가 조금 헐겁습니다.

‘유기체는 자손들에게 자기 유전자를 물려주는 빈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행동한다.’는 다윈의 단순명쾌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저자는 현대 분자유전학이 밝혀낸 흥미로운 연구결과들을 소개합니다.

저자는 인간의 뇌가 관리할 수 있는 최대의 인간관계가 150명에 불과하다는 '던바의 수(Dunbar Number)'로 유명한 진화인류학과 교수입니다.

로빈 던바의 주장대로라면 SNS 친구가 아무리 많더라도 150명을 넘어선다면 그 관계는 인간 관계가 아니란 소리죠.

그 150명 중에서도 가까운 친구는 5~15명 정도이고, 흔히 말하는 절친은 3~5명 수준이라고 합니다. 친밀할수록 시간을 많이 들여야하기 때문에 친밀한 인간관계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겠지요.

<발칙한 진화론>(김정희 옮김, 북이십일, 2011)

인간의 미래를 아는 만큼이나 인간의 기원을 아는 것은 언제나 흥미롭습니다. 

인류의 역사는 인간의 조상이 생물학적 가족에 해당하는 아프리카 큰 유인원의 다른 구성원들과 결별한 시점인 약 600만 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로빈 던바는 오늘날 모든 인간은 약 20만 년 전 아프리카에 살던 5000여 어머니들의 자손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인류는 뇌를 진화시키기 위하여 임신기간을 21개월에서 9개월로 줄였습니다.

인간과 동물의 결정적이 차이점이 '마음이론'(theory of mind. 신념, 의도, 바람, 이해 등과 같은 정신적 상태가 자신 또는 상대방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이해하는 능력)에서 생겨나는 지향적 능력(itentionality ability)에 비롯된다고 주장합니다.

우리에게 남아있는 수십만 년 전의 유전자코드를 통해 인간의 생물학적 뿌리를 탐구한 <발칙한 진화론>은 우리들의 행동방식과 진화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공합니다.

긴 진화의 지평에서 보면 한 인간의 생애는 그야말로 한 점도 되지 않습니다. 우리는 그저 우리의 DNA를 복제하여 전달할 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요즘 저자의 다른 책 <사회성, 두뇌 진화의 비밀을 푸는 열쇠>(2016)를 읽고 있는데 어째 문장이 지루하여 아직도 다 읽지 못하고 있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