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영화 '퀵', 이슨 스태덤의 트랜스포터?

NeoTrois 2019. 9. 30. 23:00

한때 포맷 프로그램 수입이 방송가에 유행했다. 조범구 감독의 <퀵>은 제이슨 스태덤의 <트랜스포터>의 설정을 그대로 따 온 것처럼 보인다.

단, <퀵>에서는 아우디가 아니라 바이크다. 물론 바이크를 모는 남자는 근육질의 제이슨 스태덤이 아니라 이민기이다. 그리고 이 영화는 할리우드의 그럴 듯한 카 체이싱 장면들도 이리저리 끌어왔다.

퀵 서비스맨 기수(이민기)는 어느 날 폭주족 시절 애인이었던 아이돌 가수 아롬(강예원)을 '배달'하게 된다. 아롬이 헬멧을 쓰는 순간 정체불명의 남자에게 전화가 걸려오고 헬멧을 벗으면 폭탄이 터진다는 협박과 함께 무조건 '물건'을 배달하라는 지시를 내린다.

이때부터 기수는 매번 30분 안에 물건을 퀵 서비스하는 미션에 성공하지만, 그 때마다 자신이 배달하는 물건이 폭탄임을 알고 딜레마에 빠진다.

<트랜스포터>의 설정처럼 기수와 아롬은 10미터 이상을 떨어져도 폭탄이 터진다. 둘이 한 몸이 되어 도로를 질주하는 장면은 롤러코스트를 즐기는 듯하나, 관객은 그들만큼의 긴장감을 느끼지 못한다. 

<퀵>에서 보여주는 카체이스 장면들이 너무 익숙한 까닭이다. 그래도 한국영화도 이 정도 만들 수 있다는데 점수를 줘야할 것 같다.

<바람 피기 좋은 날>(2007)에서 처음 본 이민기는 이 영화에서 어느 듯 그럴 듯한 주연 배우로 성장했다. 또 명품 조연 고창석이 나온다. 이 영화에서 고창석은 기수를 추격하는 비중 있는 형사반장 역할을 맡았다. 어눌하지만 그런대로 어울렸다. 

그리고 빼 놓을 수 없는 조연은 '부산 사투리'이다. 그런데 부산 사투리마저도 <해운대>에서 너무 많이 써 먹은 나머지 약효는 미미했다. 이민기와 강예원은 <해운대>에서도 함께 했다. 

이민기가 폭탄이 실린 열차를 저지하려는 장면은 토니 스콧 감독의 <언스토퍼블>이 떠오른다. 극 중에서 배우들이 이민기의 활약을 보고 오버하는 모습은 좀 아니다. 

오히려 관객들은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 후 고생을 자랑하는 메이킹 필름을 보고 감동을 먹었다. 영화에서 감동을 받지 못한 관객들을 위한 배려는 칭찬해 줄만하다. 스턴트맨 여러분이 고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