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워 호스, 사랑하는 데는 말이 꼭 필요한 건 아니다

NeoTrois 2019. 10. 12. 19:56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런던에서 연극 <조이>를 보면서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나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워 호스>를 보고 감동을 먹었다. 

이런 나이에도 이런 영화를 보면 가끔 눈물이 나는 것은 어쩔수 없다. 그것도 주인공이 말(馬)인 영화를 보고서 말이다. 스필버그 감독은 영화를 참 잘 만든다.

영화는 조용한 마을 데번에서 시작한다. 데번에서 태어난 말 ‘조이’는 소년 알버트(제레미 어바인 분)의 정성어린 보살핌으로 튼튼하게 자란다.

세계 1차 대전이 일어나자, 조이는 알버트와 헤어져 기병대의 군마가 된다. 조이는 전장에서 적군에게 잡혀 부상자 호송 차량을 끌기도 하고, 대포를 끌기도 하면서 생사를 넘나든다.

전장은 인간이든 말이든 가리지 않고 도구화한다. 그런데 말이 전장에서 겪는 고통이 인간이 겪는 고통보다 더 가슴 아프게 다가오는 이유는 무슨 조화일까?

<워 호스 War Horse>(개봉 2012. 2. 9)

인간이 전쟁이 일으켰으므로 같은 종족인 인간이 전장에서 고통을 겪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런데 말에게는 무슨 죄가 있나. 말은 같은 종족도 아닐뿐더러, 정치인을 뽑은 투표도 하지 않았다. 

군마 조이가 전장의 사선을 넘나들며 시골 소녀 에밀리를 만나는 장면이나, 우여곡절 끝에 알버트와 다시 만나 고향으로 돌아가는 장면들에서 가슴이 찡해지는 이유다. 

스티븐 스필버그는 말을 하지 못하는 말에게 말하는 인간들보다 더 고귀한 생명 존엄성을 불어넣어 주었다. 

서로 사랑하는 데는 말(言)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알버트와 조이를 보면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