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수상한 고객들, 인생은 아름다워?

NeoTrois 2019. 10. 18. 18:06

<수상한 고객들>(2011) 사회적 약자를 따뜻하게 보듬는 과정을 그린 코믹 드라마다. 감동에 방점이 찍혔던 <인생은 아름다워>(이 영화의 원제다)에서 코믹으로 방향을 틀었다.

영화의 줄거리는 단순하다. 보험왕이 되기 위해 배병우는 자살을 시도했던 이들을 마구잡이로 생명보험에 가입시켰다가 내사가 시작되자 이들의 자살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한다는 내용이다.

<수상한 고객들>로 장편 영화에 데뷔한 조진모 감독은 사회적 약자들을 아예 백화점식으로 나열하는 방식을 택했다.

대리운전을 하는 기러기 아빠, 틱장애를 앓고 있는 영탁,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환경미화원 복순, 가수를 꿈꾸는 소녀가장 소연. 이들이 보험왕이 되기 위한 배병우의 수상한 고객들인 셈이다.

그러나 정작 수상한 고객들의 사연은 긴밀하게 연결되지 못하고 각기 따로 따로 진열하기에 바빴다. 그러다 보니 배병우 역을 맡은 류승범의 코믹한 원맨쇼만 부각되었다.

조진모 감독은 코믹을 위해 틱장애를 희화화하는 위험한 모험도 마다하지 않았다. 우리 영화가 사회적 약자를 보듬어 사회적 연대감을 고취하려는 의도는 박수칠 만했으나, 사회적 약자는 여전히 배경으로만 머물러 있다는 느낌이었다. 

배병우가 보험왕이 되기 위해 사회적 약자들을 마구잡이로 보험에 가입시켰듯이, 혹시 감독들도 그런 식으로 영화로 만들고 있을 거라는 의심마저 들었다. 

배병우는 수상한 고객들의 자살을 막기 위해 그들의 사연을 들어주고 도움을 주면서 사회적 약자들도 자신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지만, 관객들은 배병우에게 쉽게 공감할 수가 없다. 

배병우와 같이 천사같이 행동할 보험 설계사가 우리 사회에 있을 리 만무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만약 그런 조건에 처한 보험 설계사가 있더라도 그들은 아마 ‘돈’으로 해결하려들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영화에서 배병우는 사회적 약자를 돕는 슈퍼맨이라고 해도 좋았다. 차라리 어려움에 빠진 한 가족을 깊게 팠으면 더 좋았을 거란 생각이 든다. 그랬다면 코믹도 살고 감동의 깊이도 더해졌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