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류쥔뤄의 '월스트리트의 반격', 인터넷 경제 대통령의 예언

NeoTrois 2019. 4. 9. 12:57

류쥔뤄(劉軍洛)의 <월스트리트의 반격>(2010)을 꼬박 여덟 시간 동안 읽었습니다. 중국에서는 '칼날 분석가' 혹은 '인터넷 경제대통령'으로 불린다고 합니다.

류쥔뤄가 스스로 꼽고 있는 신통력 있는 예측은 2007년 6~7월 4000에서 5000포인터를 달리던 중국 증시가 1년 반 후에 2000포인터로 떨어진다고 예언을 했는데, 그것이 딱 맞아떨어졌다는 겁니다.

이 예측에 얼마나 자부심을 느꼈던지 저자는 <월스트리트의 반격>(원제 : 납치된 중국 경제)에서 자랑을 반복해서 늘어놓았습니다.

류쥔뤄의 주장을 요약하면 지금의 중국 성장은 월스트리트 두뇌들의 거시전략에 따른 시나리오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즉 중국은 전 세계에 값싼 공산품을 제공하는 '생산기지'로 전락하는 동안, 미국은 농가에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농업을 철저하게 보호하여 식량을 무기삼아 중국을 지배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아주 오래전 우리나라에서 어디선가 많이 유통되던 논리이기도 합니다)

그 근거로, 중국은 돼지고기를 많이 소비하고, 돼지고기 사료인 대두는 미국에서 절반 이상 수입하고 있으므로 미국이 대두 수출 가격을 올리기만 하면 간단하게 중국은 인플레이션에 빠진다는 것입니다. 

류쥔뤄는 이 논리를 달러와 금, 동, 석유 등에까지 확장하여 결론을 이끌어 냅니다. 

<월스트리트의 반격>의 결론은 아래와 같습니다.

"앞으로 금은 역사 무대에서 퇴장할 것이며, 2010년말 달러 인덱스는 85를 유지할 것이다. 당신은 앞으로 2년 동안 한 차례의 달러 가치 폭등을 경험할 것이며, 달러 인덱스는 130을 뛰어 넘어 사상 최고 기록을 세울 것이다."

2019. 4. 2. 현재 달러 인덱스는 96.92입니다. 2010년에서 앞으로 2년 동안 달러 가치 폭등은 단 한 차례도 없었습니다. 130을 뛰어넘기는커녕 지난 10년 동안 최고치는 2016년 12월 23일 기록한 103.28이 최고치였습니다.

아무튼 <월스트리트의 반격>에는 여느 경제 전망서처럼 자극적인 어휘와 주장들이 넘쳐납니다. 저자는 마치 전지전능한 신이라도 된 듯이 미국의 거시전략과 국제경제의 미래를 예측했습니다.

그러나 저자의 과거 몇몇 예측의 들어맞음은 모든 예측가들의 주장이 그러했듯이 하루에 꼭 두 번 정확하게 들어맞는 '고장난 시계'의 초침이었을 것입니다.

저자에 따르면 그러한 예측은 경제상식이 조금만 있어도 100퍼센트 확실하게 알 수 있다고 하는데, 이 말은 자신이 사기꾼임을 자백하는 말과 다르지 않습니다.

저자는 아직 경제라는 복잡계에서 파득거리는 나비의 날개 짓을 한 번도 본적이 없어 보입니다. 아직까지 중국 경제는 납치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류의 책은 세월이 아주 많이 지나고 나서 읽어보면 얼마나 허무맹랑한 소리에 지나지 않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