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톨스토이 철학 동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NeoTrois 2019. 8. 26. 15:14

러시아의 대문호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는 거의 대부분 그의 대작들-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 <부활>-을 통해 독자들을 만났다.

그러나 톨스토이는 흑 속에 진주 같은 단편도 썼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1881년 발표한 작품이다. 종교적 인간애와 도덕적 자기완성이 잘 나타난 작품이다.

인생의 정점에서 모든 부귀와 영광이 헛된 것이라고 깨달은 그는 지금까지 발표한 작품은 아무 의미가 없노라고 선언까지 하였다고 한다. 그 후 톨스토이는 여러 편의 철학동화를 발표하면서 종교적인 톨스토이즘을 선보였다.  

첫 번째 동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톨스토이는 세몬의 집에 찾아온 미하일이라는 천사의 입을 통해서 “사람이 오직 자기 자신의 일을 생각하는 마음만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하는 것은 그저 인간의 착각일 뿐이고 실제로는 인간은 사랑의 힘에 의해 살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헐벗은 미하일을 내버려두지 않고 집으로 데리고 온 세몬과 그의 아내의 마음에 깃든 사랑, 두 고아를 보살펴 준 한 여자의 진실한 사랑들이 모여서 사람들은 살아간다.

톨스토이는 기독교적인 사랑만이 세상을 구원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검소한 생활은 물론 농노의 자녀들에게 글을 가르치고 직접 농부의 옷을 입고 쟁기질을 했다.

그리고 짐승같이 처참한 삶을 이어가던 19세기 러시아 민중들의 고난에 진심으로 가슴아파했다. 자신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조그만 시골역에서 82세의 생을 마감한 그의 모습에서 하느님의 모습을 보게 된다.

두 번째 동화 <사람에겐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는 인간의 끝없는 탐욕이 부질없다는 깨달음을 준다. 주인공 바흠의 거칠 줄 모르는 땅에 대한 욕심은 죽음을 불렀지만 결국 그에게 필요한 땅은 자신의 시신을 묻을 2미터 가량의 공간뿐이었다.

‘땅은 많이 차지했지만 하느님이 나를 그 땅에서 살게 하실까? 내가 나를 망쳤다.’며 죽음을 앞둔 바흠은 후회한다. 부동산이, 주가가 올랐다가 떨어지면서 자신의 목숨을 버린 사람들은 바흠의 후세들이다. 필요한 것 이상으로 가지려고 하는 욕심은 어느 순간 터지기 직전의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게 마련이다.

세 번째 동화 <바보 이반>에는 19세기 차르체제 당시 러시아의 민중들의 모습에서 찾은 톨스토이의 깨우침이 녹아 있다. 군인인 첫째형 세몬과 상인인 둘째형 타라스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다른 사람들의 괴로움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 권력욕과 재력에 눈먼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반은 자신의 고통도 아랑곳 않고 쉼 없이 쟁기질과 낫질을 하고, 심지어는 임금이 되어서까지 삼베옷에 짚신을 신고 일을 한다. ‘손에 굳은살이 배긴 사람은 대접을 받을 수 있다'는 이반의 말처럼 톨스토이는 묵묵하게 쟁기질을 하는 민중이야말로 하느님의 또 다른 모습이라고 여겼다.

세 가지 동화가 말하는 이웃을 사랑하는 것, 탐욕을 버리는 것, 묵묵히 일하는 것은 사람으로서 스스로를 사람답게 만드는 세 가지 덕목이다. 이것은 타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라는 의미만은 아니다.

이기심을 가진 사람들만 있는 사회, 탐욕으로 가득 찬 사람들만 있는 사회, 노동을 하지 않으려는 사람들만 있는 사회에서 어떻게 우리가 살아갈 수 있을까? 톨스토이의 동화들은 사람들과 더불어 잘 살아가기 위한 덕목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간 땅 욕심, 돈 욕심을 부렸던 수많은 바흠의 후세들을 보아왔다. 그들은 모두 배울만큼 배웠고 가질만큼 가진 우리 사회의 지도층 인사들이었다.

톨스토이가 동화를 썼던 까닭은 사람답게 사는 길이 학벌이나 재력에 있는 것이 아니라, 동화같이 누구나 알 수 있는 쉽고 단순한 지혜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