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히든 브레인, 숨겨진 뇌의 숨은 기능

NeoTrois 2019. 10. 1. 22:58

샹커 베단텀이 쓴 <히든 브레인>은 무의식의 세계를 다룬 심리학 서적이면서도 소설마냥 재미있게 읽힌다. 저자 샹커 베단텀은 스탠퍼드대에서 전자공학을 공부하고 <워싱턴 포스트>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히든 브레인>은 무의식이 인간의 행동을 점령한 사례들을 마치 소설 속의 사건들처럼 재구성했다. ‘천부적인 이야기꾼’이라는 찬사를 받은 저자의 글 솜씨도 탄탄했다.

무의식의 실체를 이해하는 데는 어려운 정신분석학 서적들을 몇 권 읽는 것 보다 <히든 브레인> 한 권을 읽어 보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

대낮에 성폭행을 당한 여자가 범인의 얼굴을 각인하고서도 엉뚱한 사람을 범인으로 지목하여 한 남자의 인생을 망쳐 버리게 만들었던 착각, 9 11 사건 당시 89층에 있던 거의 모든 사람들은 죽었으나 88층에 있던 사람들은 살아남았던 이유도 무의식적 편향의 작용 때문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저자는 인간의 무의식, 즉 숨겨진 뇌는 어떤 케이블 같은 것으로 서로 끈끈하게 묶여 있다고 묘사한다. 

특히 위기상황에서는 인간의 뇌는 원시 시대의 파충류의 뇌로 퇴화하여 무리 짓게 만든다. 인류 진화의 역사에서 무리를 짓는 것이 혼자 있는 것보다 생존에 더 유리했기 때문이다.

샹커 베단텀의『히든 브레인』(임종기 역, 초록물고기, 2010)


월드트레이드센터 남측 타워 89층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남아 있는 쪽으로 야성의 뇌가 서로 묶였고, 88층에는 한 사람이 밖으로 빠져 나갈 것을 외치자 원시의 뇌가 모두 탈출하는 쪽으로 인간을 서로 묶었다는 분석이다. 

이 설명을 들으면 카스 R. 선스타인의 <왜 사회에는 이견이 필요한가>가 떠오른다. 모두가 동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최초의 이견 제시자가 우리들을 옳은 길로 안내할 수 있다.

우리들의 숨겨진 뇌는 일상생활에서부터 연애, 주식투자, 그리고 대통령선거까지 모든 인간의 행동 영역을 지배하고 있다.

우리는 매일 의식적으로 생각을 하지 않고도 호흡을 하며 균형을 유지하며 걸어 다닌다. 이러한 수많은 반복적인 행동들은 숨겨진 뇌가 처리하고 있다.

그러나 이 숨겨진 뇌는 생각하고 판단해야 할 순간에도 본능대로 생각 없이 움직이는 경향이 강하므로 늘 오류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