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유시민의 '청춘의 독서' 고전에 대한 간략 소개

NeoTrois 2019. 11. 19. 23:36

유시민은 트렌드를 잘 타는 정치인이었다. 그의 책도 바람을 잘 탔다. <정의란 무엇인가>가 베스트셀러에 오르자 그는 발 빠르게 <국가란 무엇인가>를 펴냈다.

<청춘의 독서>(유시민, 웅진씽크빅, 2009)도 그런 책이다. 출판계에 불어 닥친 인문학의 바람을 그는 놓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트렌드를 쫒다 보면 깊이가 없어지고 길을 잃게 마련이다. 그의 정치 행적이 말해주듯이 그의 철학도 그런 것 같다.

신자유주의자에 가까운 유시민이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지 않고(혹은 자신의 정체성을 정말 자신도 모를 수도 있다) 세상에 그럴듯하게 내밀고 싶은 명함이 '좌파 지식인'이라는 것을 <청춘의 독서>는 말해준다.

<청춘의 독서>는 유시민의 삶에 이정표가 되었던 책 14권을 소개하고 있다. 유시민은 이 열네 권이 인류사의 위대한 고전이라고 말하나, 균형 잡힌 고전 목록은 아니다. 그것은 아마도 그가 애써 '좌파적'인 '지식인'인체 하고 싶은 욕망에서 비롯됐을 것이다. 

유시민은 <청춘의 독서>에서 리영희의 <전환시대의 논리>, 마르크스의 <공상단 선언>, 소스타인 베블런의 <유한 계급론>, 헨리 조지의 <진보와 빈곤> 등을 읽으며 깊은 감명과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안다는 것과 실천한다는 것은 다른 영역의 문제다. <진보와 빈곤>을 그렇게 감동 깊게 읽은 사람이 그 옛날 민주당의 반값 등록금 등의 정책을 어떻게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할 수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청춘의 독서>는 300쪽 남짓 분량에 14권의 책들에 대하여 저자 소개를 하고, 줄거리를 요약하고, 나름 중요한 대목들을 인용하면서 한 권 한 권 소개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고전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보다는 잡지에 실린 책 소개와 다를 게 없다. 

정치인에게 혹은 정치에 발을 담갔던 사람에게 기대할 것은 언제나 거의 없었다는 것을 <청춘의 독서> 또한 어김없이 증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