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유득공의 '발해고', 남북국 시대의 최초 선언문

NeoTrois 2019. 10. 16. 18:53

<발해고>를 지은 유득공은 1748년 서얼의 신분으로 태어나 1807년 세상을 떠났다. 북학파의 한 사람으로 박지원, 이덕무, 박제가 등과 교유하였으며, 정조 때 규장각 검서관을 시작으로 20여 년간 관직생활을 했다.

유득공은 조선의 현실을 극복하고자 중국은 물론 북방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발해고>와 <사군지>를 저술하였다. 그의 대표작인 <발해고>는 우리 역사상 최초로 발해사를 체계화한 역작으로 평가받는다.

유득공은 <발해고> 서문에서 "고려가 끝내 발해사를 쓰지 않아서 토문강 북쪽과 압록강 서쪽이 누구의 땅인지 알지 못하게 되어, 여진족을 꾸짖으려 해도 할 말이 없고, 거란족을 꾸짖으려 해도 할 말이 없게 되었다. 고려가 마침내 약한 나라가 된 것은 발해 땅을 얻지 못하였기 때문이니, 크게 한탄할 일이다"고 했다.

이른바 대담한 '남북국 시대'의 최초 선언문이다. 유득공의 <발해고>를 읽으면, 그의 담대한 조국애와 치열한 역사의식에 절로 숙연해진다.

문헌이 흩어진 지 수백 년이 지난 뒤에도 자료를 모은 저자의 노력에도 경외감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정작 유득공은 아직 역사서로 완성하지 못하여 정식 역사서로 감히 자처할 수 없기 때문에 고(考)라고 이름 붙였다고 했다.

옮긴이 송기호는 "발해의 역사적 전개 과정과 국가 위상"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서울대학교 국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역자의 치밀한 각주들을 원서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발해고>(송기호 옮김, 홍익출판사, 2000)는 군, 신, 지리, 직관, 의장, 물산, 국어, 국서, 속국의 9고(考)와 1권본 발해고의 원문을 실었고 1권본 발해고의 영인본을 싣고 있어 한자 공부를 하는 사람들은 텍스트로 활용할 수 있다.

<발해고>는 홍익출판사에서 '한국고전총서1'로 간행되었다. 책의 절반이 한자라고 간혹 투덜거리는 바로 그 책이다. 그러나 번잡한 현실의 굴레를 털어내는데 선현들의 문장 읽기가 제격이다. 발해의 역사가 궁금하신 분들에게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