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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경제학, 우리는 왜 비만이 될까?

NeoTrois 2019. 5. 10. 14:31

피터 우벨의 <욕망의 경제학>은 비만이나 중독에 빠져 괴로워하는 환자들의 사례와 행동 경제학 이론을 통해 자유 시장경제의 맹점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교양 서적입니다.

시장 옹호론자들은 시장이 비만이나 중독을 만든 것이 아니라 당신이 이성적으로 선택한 결과, 비만이나 중독에 스스로 빠졌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비만은 생활습관에 대한 이성적 선택의 결과로 개인이 스스로 허리 사이즈를 결정한 것일까요? 늘어나는 뱃살은 스스로 선택한 이성적인 결과일까요? 

저자 피터 우벨은 인간은 이성적이면서도 동시에 비이성적이기 때문에, '통제받지 않는 상황'에서 잘못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설명합니다.

인간을 호모 에코노미쿠스라는 합리적 존재로 가정하는 주류경제학에 대한 정면 반박인 셈입니다.

저자에 따르면 인간이 비합리적인 행동을 하는 까닭은 자제력의 한계 때문이라고 합니다. 담배가 폐암의 원인인 줄 알면서도 끊지 못하고, 아침 운동이 건강에 좋다는 말을 듣고도 늦잠을 자는 것은 자제력이 모자라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피터 우벨,『욕망의 경제학』(김태훈 옮김, 김영사, 2009)

그러면 인간은 왜 욕망 앞에서 이성적이지 못하고 자제력을 잃어버리는 것일까요? 

저자는 다윈을 인용하면서 인간에게는 '파충류의 뇌'가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합니다. 인간은 대뇌피질이 아니라 원초적 본능을 자극하는 '파충류의 뇌'가 결정을 뒤집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이지요.

다윈은 인간과 다른 포유류가 감정 표현에서 많은 부분을 공유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그가 쓴 <인간과 동물의 감정 표현>에는 인간과 다른 포유류가 두려움, 혐오, 배고픔, 분노 등을 표현할 때 비슷한 표정과 몸짓을 보인다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다윈은 인간이 진화 과정을 거치면서 파충류 뇌와 포유류 뇌를 버리지 않고 그 위에 새로운 층을 더하는 방식으로 진화했다고 합니다. 

따라서 사람의 행동 양식을 이해하려면 대뇌의 사고 작용 뿐 아니라 그 밑에 자리 잡은 원시적인 뇌의 영향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 파충류의 뇌는 흡연의 위험성을 알지 못하며, 정크 푸드의 해악도 알지 못합니다.

어쩌면 인간의 모든 불합리한 성향과 탐욕은 이 파충류가 뇌가 작동하기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기업들은 교묘한 마케팅 전략으로 인간들의 이 파충류의 뇌를 작동시켜 지름신을 강림시키키기 위해 오늘도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고 있을 것입니다.

피터 우벨은 심하면 죽음에 이를 수 있는 비만을 관리하기 위해 정부가 부드러운 개입을 넘어서 적극적인 간섭을 위한 '세금 정책'을 단행할 것을 주문합니다. 대안적인 경제 모델의 제시입니다.

즉 건강을 유지하는 사람들에게 세금의 일정부분을 돌려주거나 건강에 나쁜 식품을 만드는 기업체에는 무거운 세금을 부과하는 정책을 시행하라는 것입니다.

<욕망의 경제학>을 읽으면 지유시장경제의 맹점이 보이고, 건강한 경제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감이 잡힙니다. 

이 책을 통해 파충류의 뇌와 친해지는 것은 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