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니콜라스 카의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NeoTrois 2019. 10. 13. 23:00

니콜라스 카의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2011)은 스마트하고 편리한 줄로만 알았던 인터넷이 우리의 뇌구조를 사고할 줄 모르는 방향으로 서서히 바꾸고 있다는 사실을 경고한다.

'스마트' 기기 없는 생활을 상상하기 어렵다. 스마트폰은 거의 24시간 인터넷에 연결된 상태로 만들어준다.

걸어 다니면서도 검색을 하고, 페북과 트윗은 친구는 물론 낯선 타인들까지도 침실의 스크린으로 마구 끌어 들인다.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검색하여 스킵하거나 스캔한다. 애써 정보를 기억할 필요가 없다. 원하는 정보를 단 몇 번의 터치만으로도 스크린에 띄워주는 스마트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니콜라스 카의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은 인터넷이 우리의 사고방식을 얕고 가볍게 만든다고 주장한다. 기억마저도 디지털 기술에 아웃소싱한 결과, 인류는 '더 이상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되었다는 것이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최지향 옮김, 청림출판, 2011)

니콜라스 카는 그 원인을 뇌 가소성에서 찾는다. 가소성(plasticity, 可塑性)은 유전자가 지닌 정보가 특정 환경에 따라 특정 방향으로 변화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용어로 인간의 "신경조직은 매우 놀라울 정도의 가소성을 지니고 있다"는 학설이다.

가소성에 따르면, 우리들의 뇌 또한 한정된 자원이기 때문에 능력을 여러 곳으로 분산할 수 없다.

우리들의 뇌가 인터넷에서 즉각적이고 산만한 정보에 혹사당하면 당할수록, 깊게 사고하는 능력은 잃어버리고 만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최초의 넷세대 예찬론자라고 할 돈 탭스콧의 <디지털 네이티브>의 논거들은 미약해진다.

웹 페이지를 훑어보는 데 시간을 보내느라 책 읽을 시간이 사라졌듯이, 작은 글자로 문자를 주고받는 시간 때문에 문장과 절을 지어내는 데 투자하는 시간이 사라졌듯이, 링크들 사이를 이리저리 옮겨 다니느라 보내는 시간이 조용한 명상과 사색의 시간을 몰아냈듯이 오래된 지적 기능과 활동에 사용되던 회로들이 약해지고 해체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뇌가소성에서 출발한 니콜라스 카는 우리들의 뇌구조와 관련된 다양한 실험사례들을 소개하고,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구글 시스템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조건들을 진단한다. 

그리고 효율적인 기계보다 포기할 수 없는 인간적인 요소에 희망을 걸며 긴 탐구를 마무리했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은 윌리엄 파워스의 <속도에서 깊이로>(임현경 옮김, 21세기북스, 2011)와 맥락을 같이 하는 책이다. 

두 책 모두 좋다. 같이 읽으면 인터넷 시대를 사는 우리들이 참고할 만한 영감을 제법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