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위험한 정신의 지도, 정상과 비정상을 어떻게 가를까

NeoTrois 2019. 9. 22. 12:05

1997년부터 쾰른의 알렉산더 정신병원에서 정신과의사로 근무한 만프레츠 뤼츠는 그의 저서 <위험한 정신의 지도>에서 우리사회를 위협하는 쪽은 정신병자들이 아니라 히틀러와 마오쩌둥, 그리고 디터볼렌과 패리스 힐튼 등 미치도록 정상적인 사람들이었다고 주장했다.

만프레츠 뤼츠는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 지움에 대하여 회의를 하면서, ‘비정상적인 사람’들은 이들 미치도록 정상적인 사람들이 평범하지 않은 모두를 미친 사람으로 낙인찍은 결과에 불과하다고 강조한다.

정신과의사나 심리치료사는 뉴스를 볼 때면 가끔씩 답답해한다. 뉴스 속에는 전쟁도발자, 테러리스트, 살인자, 경제사범, 냉혈인, 그리고 뻔뻔한 이기주의자들이 가득한데 아무도 그들을 치료하지 않는다. 심지어 그들이 정상이란다. 
- 만프레드 뤼츠의『위험한 정신의 지도』(배명자 옮김, 북이십일, 2010) p.16

우리나라도 각종 불법행위나 비리, 거짓말 등을 하고서도 버젓이 대통령이나 총리를 하고 장관을 하겠다고 나선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시민사회는 인터넷과 뉴미디어의 힘으로 이들 ‘미치도록 정상적인 사람’들을 걸러 내는데 어느 정도는 성공하곤 했다면 다행일까? 

만프레츠 뤼츠는 겉으로는 정상으로 보여도 예측불허인 미치도록 정상적인 사람들이 더 문제라는 것과 정상과 비정상이라는 이분법적인 사고보다는 열린 마음으로 따뜻하게 정신적인 환자들을 바라볼 것을 주문한다.

정신과 의사로, 심리 치료사로 30년의 경력을 쌓은 저자 만프레츠 뤼츠는 <위험한 정신의 지도>에서 수많은 환자들의 사례들을 인용하면서 도대체 누구를 치료해야 하고, 왜 치료해야 하고,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를 3부에 나눠서 풀어간다.

자신을 예언자라고 믿고 있는 과대망상 환자, 교황과 결혼하겠다는 정신분열증 환자, 의사를 제빵사라고 착각하는 환자, 유리로 된 머리 안에 작은 톱니들이 가득한 난쟁이를 보았다는 환자 이야기들은 그간 정상인이 갖고 있던 편견들을 해소한다.

저자는 이 책을 선택하여 읽고 있는 독자도 비정상에 속한다고 유쾌하게 말한다. 

'내가 당신을 정상으로 여기지 않음'을 유쾌하게 말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내가 판단하기에 당신은 비정상에 속한다. 이 책을 샀다는 사실이 벌써 소수집단에 속한다는 걸 의미하고 있다.

게다가 책을 끝까지 다 읽는다는 것은 정말 정상이 아니다! 그러므로 여기까지 책을 읽었다면 당신은 확실히 정상이 아니다. 만약 정상인이 문제라는 이 책의 명제에 당신도 동의한다면, 바로 당신 때문에 인류는 희망이 있다.

- 만프레드 뤼츠의『위험한 정신의 지도』(배명자 옮김, 북이십일, 2010) p.266

저자의 말처럼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그들의 본연의 가치를 존중하며 살아가는 자세를 정상인이든 비정상이든 모두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 정작 치료가 필요한 것은 비정상인이 아니라 미치도록 정상적인 사람들, 바로 그들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