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나도 말 잘하는 남자가 되고 싶었다

NeoTrois 2019. 7. 18. 15:16

책 제목이 긴 <나도 말 잘하는 남자가 되고 싶었다>(2011)는 멍청한 세상에 대한 작가 나름의 생존방식을 수다처럼 풀어놓은 책이다.

작가 이름도 길다. 데이비드 세다리스. 그는 시카고의 작은 라디오 방송국에서 자신의 일기를 읽어주었는데, 그것이 대박이 터졌다. '세다리스 타임'은 전국 방송을 탔고, 그는 전 세계인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나도 말 잘하는 남자가 되고 싶었다>은 <뉴욕 타임스>에 20주간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전 세계 300만 부가 팔렸다. 이토록 일상의 시시콜콜한 잡담들이 인기를 끌다니 그저 놀랍다.

데이비드 세다리스는 타고난 동성애자였다. 세다리스는 뼛속까지 동성애자라고나 할까. 병원에서 '주부관절염'이라는 진단까지 받았으니까 말이다.

'나도 말 잘하는 남자가 되고 싶었다'(데이비드 세다리스 지음, 조동섭 옮김, 웅진씽크빅, 2011)

예민한 감성으로 쓴 이 책은 일기처럼 잡다한 일상을 재미있게 이야기한다. 작가의 솔직함과 풍자 정신이 일급이다. 세다리스는 웃음을 안다. 부조리한 세상을 생동감 넘치는 유머로 따뜻하게 묘사한다.

애인을 따라 갔던 파리에서의 생활담도 재미있다. 프랑스어를 배우던 작가는 '패배하다'라는 뜻의 프랑스어가 불규칙 과거형을 동사임을 몰라 악랄한 선생으로부터 눈꺼풀을 뾰족한 연필에 쿡쿡 찔린 수줍은 한국인 조혜윤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이슬람권에서 온 수강생의 짧은 불어로 인하여 생겨난 에피소드도 재미있다.

"그 사람은 자기를 예수라고 불렀는데, 그러다가.....그러다가..... 나무 두 개를 붙인 곳에 매달려서 죽었는데....."
"어느 날 죽어서 내 머리 위로 가서 아버지랑 살아."
"머리 길어. 죽은 다음에 첫날 다시 돌아왔어. 사람한테 잘 있다고 했어"
"예수 좋은 사람."
"좋은 일 많이 해. 부활절 슬퍼. 지금 예수 죽었어."(272-273쪽)

<나도 말 잘하는 남자가 되고 싶었다>는 그러니까 소파에서 키득거리며 읽을 수 있는 잡지책 같다. 이렇게 사는 남자도 있구나하면서 위안을 삼을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