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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 부의 불평등

NeoTrois 2019. 6. 3. 00:47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은 부와 소득의 분배를 250년간 추적한 경제학 저서다. 자본주의에서 부의 불평등 구조를 파악하고 나면 암울하다. 그간 축적된 부의 불평등 구조가 앞으로 더욱 심화되리라는 것도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경제 성장, 자본과 노동 간 소득 배분, 개인 간 부와 소득 배분이라는 통합적 관점에서 분배와 계층 간 불평등 문제를 고찰했다. 특히 세습 자본가와 상위 1퍼센트 계층이 부의 불평등을 증가시키는 주된 요인이란 사실을 역사적으로 증명하려 노력했다.

토마 피케티는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률을, 자본소득이 노동소득을 압도하는 흐름이 지속되면 극심한 부의 편중으로 금권정치와 민주주의 왜곡으로까지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돈이 돈을 버는 시대가 온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돈이 돈을 어떻게 벌까? 토마 피케티는 자본수익률은 기술과 자본총량의 규모, 두 가지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고 봤다.

자본 총량은 자본/소득 비율 β로 표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나라의 자본총량이 6년 동안의 국민소득과 맞먹는다면 β = 6(혹은 β = 600퍼센트)이다. 개인의 경우 연봉의 5배의 자산을 가진 사람의 β는 5라고 할 수 있다. 자산가일수록 β 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18~ 19세기를 거쳐 1914년에 이르기까지 영국과 프랑스의 국민총자본의 가치는 한 해 국민소득의 6~7배 사이를 오르내렸다고 한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자본/소득 비율은 갑자기 추락했고, 대공항과 제2차 세계대전 때 계속해서 떨어지다가 1950년대에는 2~3로까지 추락했다가 1950년대 이 후 이 비율은 꾸준히 크게 증가하여 2010년에는 두 국가 모두 대략 5~6배가 되었다. 오늘날 선진국들에서는 일반적으로 β가 5와 6 사이를 오간다고 한다.

토마 피케티는 자본주의를 움직이는 제1 기본법칙을 “α = r × β” 제시했다. 여기서 r는 자본수익률 rate of return on capital, β는 자본/소득 비율, α는 국민소득에서 자본 소득이 차지하는 몫을 지칭한다.

예를 들어 β = 600퍼센트이고, r = 5퍼센트이면 α = r × β = 30퍼센트이다. 다시 말해 국부가 6년 동안 벌어들인 국민소득에 해당되고 연간 자본수익률이 5퍼센트라면 국민소득에서 자본이 차지하는 몫은 30퍼센트다. 나머지 70퍼센트는 노동소득이 차지하는 셈이다.

2010년경 부유한 국가들의 자본소득은 국민소득의 약 30퍼센트 정도라고 한다.

토마 피케티는 자본주의 제2 기본 법칙을 "β = s/g" 제시했다. 여기서 s는 저축률, g는 성장률을 말한다.

예를 들어 s=12퍼센트이고 g=2퍼센트이면, β=s/g=600퍼센트다. 즉 한 국가가 매년 소득의 12퍼센트를 저축하고 국민소득 성장률이 연간 2퍼센트라면, 장기적으로 자본 소득 비율은 600퍼센트가 될 것이다. 따라서 그 국가는 국민소득의 6배에 달하는 자본을 축적하게 될 것이다.

즉 저축을 많이 하고 느리게 성장하는 국가는 장기적으로 (소득에 비해 상대적으로) 거대한 자본총량을 축적할 것이다. 다시 말해 거의 정체되어 있는 사회에서는 과거에 축적된 부가 필연적으로 엄청난 중요성을 띠게 된다는 말이다.

따라서 18세기와 19세기 관찰된 수준에 근접할 정도로, 21세기에 자본/소득 비율이 구조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회귀한 것은 저성장 체제로의 회귀로 설명될 수 있다. 이처럼 성장 둔화, 특히 인구 성장의 둔화는 자본이 귀환하는 원인이라고 토마 피케티는 주장한다.

세계의 생산 증가율은 현재의 연간 3퍼센트에서 21세기 후반에는 1.5퍼센트로 떨어질 것이고, 저축률이 장기적으로 약 10퍼센트로 안정화될 것이라고 가정하면, β = s/g 법칙에 따라 자본/소득 비율이 계속 상승해 21세기가 끝나기 전에 700퍼센트에 도달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에 도달한다.

저자는 자본은 언제나 노동보다 불평등하게 분배되어 왔다고 말한다. 오랜 기간 r이 g보다 실제로 더 높았다는 것은 반박의 여지가 없는 역사적 사실이다.

고대에서 17세기까지 연간 성장률은 오랫동안 0.1~0.2퍼센트를 넘기지 않았다. 자본수익률은 항상 이보다는 상당히 더 높았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장기적으로 관찰되는 대푯값은 1년에 4~5퍼센트라는 것이다.

성장률보다 높은 자본수익률은 부의 불평등을 심화시킨다. 2010년데 초인 현재 대부분의 부유한 유럽 국가, 특히 프랑스, 독일, 영국, 이탈리아에서는 가장 부유한 10퍼센트가 국부의 약 60퍼센트를 소유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상위 1퍼센트가 약 25퍼센트, 다음 9퍼센트가 약 35퍼센트를 차지한다. 따라서 상위 1퍼센트에 속하는 사람들은 사회의 평균적인 사람들 보다 대체로 25배나 부유한 반면, 그다음 9퍼센트에 속하는 사람들은 겨우 4배 더 부유하다.

가장 놀라운 사실은 이 사회들 모두에서 인구의 절반이 거의 아무것도 소유하고 있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가장 가난한 50퍼센트는 예외 없이 국부의 10퍼센트 이하를 소유하며, 일반적으로는 5퍼센트 이하를 소유한다.

미국에서는 상위 10퍼센트가 국부의 72퍼센트를, 하위 50퍼센트는 고작 2퍼센트를 소유하고 있다고 한다.

많은 사람이 현대의 성장은 당연히 유산이나 타고난 능력보다는 노력의 편을 들어준다고 믿는다. 그러나 이것이 옳다고 우리는 어떻게 확신할 수 있을까라고 토마 피케티는 묻는다.

물론 부의 불평등을 극복할 대안으로 글로벌 자본세나 사회운동, 정치적 대표 체계의 변화 등을 제시했지만, 두툼한 책을 덮고 나서도 우울감은 가시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