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연작 제1편 '비포 선라이즈', 하룻밤 풋사랑의 달달함

NeoTrois 2019. 6. 10. 00:47

<비포 선라이즈>(1995)는 텍사스 주 휴스턴 출생인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세 번째 작품으로 1995년 베를린 영화제에서 감독상(은곰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비포 선셋〉(2004)과 〈비포 미드나잇〉(2013)으로 이어진 연작의 첫 영화인 <비포 선라이즈>는 청춘남녀의 하룻밤 풋사랑의 달콤함을 노래했다.

소르본느 대학생인 셀린느(줄리 델피 분)는 부다페스트에 사는 할머니를 만나고 가을 학기 개강을 맞아 파리로 가기 위해, 미국인 청년 제시(에단 호크 분)는 애인을 만나러 왔다 실망하고 다음날 떠나는 미국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비엔나 행 기차를 같이 타고 있다.

서로 눈빛을 마주치자마자 셀린느와 제시는 이야기에 빠져든다. 둘의 대화는 호흡이 척척 맞는다. "오래된 부부일수록 말이 안 통한다는 거 알아요?"라고 셀리느가 물으면 제시는 "서로 죽이지 않는 게 신기하죠."라고 대답한다. 셀린느는 자신의 생활을 "퍽킹 라이프"라고 말한다.

비엔나에서 내려야 할 제시는 우리는 뭔가 통하는 거 같다며 셀린느에게 같이 내리자고 작업 멘트를 날린다.

“뭐할 건데?”

“호텔비도 없으니 그냥 걸어 다닐 생각이야, 내일 아침까지(···) 10년이나 20년 후면 너는 이미 결혼해서 남편과도 싫증나서 옛 남자를 하나씩 떠올릴게 될 거야. 바로 그게 나야. 남편을 선택한 걸 후회 안하게 될 거야. 난 남편보다 틀림없이 형편없는 놈일 테니까.”

제시와 셀린느는 비엔나의 도시풍경을 배경삼아 공원이며 레코드 가게며 묘지며 놀이동산 등 도시 구석구석을 돌아다닌다. "길을 잃고 떠도는 무명의 영혼들이 묻힌 곳이야, 10년이 지났지만 옌 아직 13세야."

드디어 셀리는 "회전바뀌를 타고 내게 키스하고 싶은 거야?"라며 키스를 한다.

셀린느는 점쟁이 할머니에게 손금을 본다.

"당신은 모험가고 탐험가예요 로맨틱 환상을 갖고 살길 원해. 당신은 늘 여성내면의 힘을 중요시하죠. 인생의 파도에 자신을 맡겨요. 자신 속에서 평화를 찾는다면 진실한 친구를 만날 거예요. 두 사람은 별이야. 잊지 말아. 모든 것은 별의 파편이야."

셀린느와 제시는 비엔나 밤의 아름다운 풍광에 취하며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어 간다.

"성당. 죄와 고통 사이를 방황하며 답을 구하는 사람들에게서 연민이 느껴져. 한 곳에 고통과 행복이 공존한다니 매혹적이야."
"할머니랑 가까워?"

"내 인생은 단지 추억의 모음 같아."

"난 열세 살이야. 어른 흉내를 내면서 꼭 리허설을 하는 기분이야."

"퀘이커 교도의 결혼식 모습은 환상적이었어. 신의 계시를 느껴야 비로소 말을 해. 한 시간 넘게 서로 응시하다 부부가 되지."

달빛에 비친 다뉴브 강은 달빛에 물들고, 술에 취한 방랑시인은 "허망한 꿈."이라는 시를 그들을 위해 지어준다.

"리무진과 속눈썹. 귀여운 얼굴에서 와인 잔에 흐르는 눈물, 저 눈을 보라. 난 꿈속의 천사. 난 환상의 축제. 고향을 모르듯 목적지를 알지 못해요. 내 생각을 맞춰 봐요. 삶에 머물며 강물에 걸린 나뭇가지처럼 흘러가다 현재에 걸린 우리. 그대는 나를, 난 그대를 이끄네, 그것이 인생. 아직 날 모르는가."

제시는 클럽에서 와인을 마시며 비로소 자신이 유럽에 온 이유를 말한다.

"봄 내내 돈을 모아서 유럽에 온건 마드리드에 있는 옛 여자 친구를 만나기 위해서였지. 재회하는 첫날밤에 그녀의 친구들이 왔어, 바로 나오고 말았어. 최악의 이별이 뭔지 알아? 추억할만한 게 전혀 없다는 것, 나나 그녀나 괴로운 척하지만 속으론 쾌재를 부르지"

셀린느와 제시의 대화는 끊임없이 다뉴브의 야광 불빛마냥 끊임없이 흐른다.

"더 사랑받기 위한 거. 훌륭한 가장이 되는 꿈이 날 망치게 하고 있어"

"참여하는 춤의 의식이 참 좋아."

"내가 가지 않은 덴 간 적 없고, 내가 관객이 되지 않은 영화는 본 적 없고, 자신 속에 갇혀 사는 게 질리는 거지. 너랑 같이 있으면 딴사람이 된 것 같고 딴 세상에 있는 것 같다."

공원에서 밤을 보내며 그들은 마침내 사랑을 나눈다.

다음날 아침 운명의 시간, 그들은 기차 플랫폼에 선다. 막 눈물이 터지려는 장면이다. "현실로 돌아왔어." "이걸로 끝이지?" "6개월 뒤에 보자. 오늘이 6월 16일이니까 12월 16일 오후 6시 9번 트렉에서 만나자"  그리고 그들은 헤어진다. 전화번호도 서로 주고받지 않은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