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블라인드, 완성도 높은 스릴러 영화

NeoTrois 2019. 9. 15. 12:50

영화 <블라인드>는 완성도 높은 스릴러물이다. 시나리오도 탄탄하고 연출력도 뛰어났다.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고, 주인공을 맡은 김하늘의 연기도 인상적이다. 

시각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말하지 않고도 장애인에 대한 따뜻한 배려를 생각하게 만들었다. 그러면서도 <블라인드>는 서스펜스와 스릴을 넘치지 않게 감성적으로 풀어가며 장르영화로서의 목적을 달성했다.

<블라인드> 줄거리
경찰대학을 다니던 수아(김하늘)는 예기치 않은 자동차 사고로 동생을 잃고 자신은 시력을 상실한다. 비보이의 역동적인 율동으로 시작했던 영화는 그와는 정반대되는 조용하고도 단조로운 시각장애인의 3년 후의 일상을 비추며 강렬한 콘트라스트를 보인다.

활기 넘치던 수아가 경찰이 되리라는 꿈을 접은 채, 맹인견에 의지해 하루하루를 보내는 빛을 잃은 자의 고독과 슬픔이 담담하게 묘사된다.

빛이 사라진 자리를 대신해 새로운 감각들이 차오르는 것을 느끼는 수아의 표정들은 연민을 넘어서서, 우리가 잊고 살았던 생의 따뜻한 질감을 지각하게 만든다.

앞을 보지 못하는 수아가 야심한 시각에 택시를 타면서부터 사이코패스가 벌이는 사건에 휘말려 들어가는 모습은 아찔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위험 속에 빠진 약한 자에 대한 조마조마함은 배가된다.

<블라인드>(개봉 2011. 8. 10)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시각을 잃어버린 수아가 조형사에게 제공하는 정보의 원천이 수아의 청각에서 주로 나온다는 점이다. 

사실 인간의 감각체계에서 시각과 청각은 거리감이 있는 2차적인 정보원이다. 그에 비하여 촉각은 1차적이고 즉각적이다. 그래서 촉각이 시각과 청각보다 더 정확도가 높은 감각이다. 

사람은 한 가지 감각을 잃어버리면 둔감했던 감각들이 활성화되며 감도가 높아진다. 수아의 경우에도 잃어버린 시력 대신에 청각과 후각, 그리고 촉각의 도움으로 생활한다.

수아의 촉각에 보다 주목했더라면, 위험에 처한 연약한 여자와 사이코패스의 거리에 비례하여 긴장감의 강도도 점증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그럼에도 <블라인드>는 장점이 더 많다. 사건의 또 다른 목격자 기섭(유승호)과 수아의 엇갈린 진술, 수아와 조형사(조희봉)의 파트너십, 수아와 맹인견과의 교감들은 스릴러 장르영화에서는 쉽게 느낄 수 없는 따뜻하고 풍부한 감성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