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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잘빠진 법정 스릴러 영화

NeoTrois 2019. 10. 15. 20:23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2011)는 베스트셀러 원작의 장점을 잘 살린 법정 스릴러물이다. 이야기 전개가 정교하면서도 매끈하게 달린다. 더불어 매튜 맥커너히와 라이언 필립의 불꽃 튀는 연기 대결이 스릴을 더한다. 한마디로 잘 달린 법정 스릴러다.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미키 할러(매튜 맥커너히)가 하는 짓을 보면 좀 징글맞다. 돈이 된다면 갱들의 변호도 마다하지 않는다. 착수금이 들어오지 않으면 재판일정을 마음대로 연기하는 만용도 부린다.

미키 할러의 수법을 보면 치사하기 이를 데 없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미키 할러에 대한 편향된 인식이 잘 못되었다는 증거들이 속속 제출되면서 관객들도 이 속물근성이 충만한 변호사에 매력을 느끼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종종 그림자를 보고서 실체를 추측하는 오류를 범한다. 우리들의 편향된 인식은 생각보다 훨씬 질기고 탄탄하다.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는 인간의 그 편향된 마음을 여지없이 전복시킨다. 이 영화의 감상 포인터다. 

어느 날 부동산 재벌가 아들 루이스 룰레(라이언 필립)가 두둑한 돈 봉투를 들고 제 발로 미키 할러를 찾아온다. 루이스 룰레는 매춘부 성폭행 살인미수 현행범으로 체포되었다. 미키 할러는 앳된 부잣집 도련님을 보고서 루이스가 억울한 누명을 뒤집어썼다고 확신한다.

관객들은 미키 할러와 함께 사건의 실체에 어렵사리 접근해가면서 유전무죄가 횡횡하는 미국사법 체계에 분노하는 쾌감(?)을 덤으로 느낀다. 속물 변호사가 직면한 딜레마에 기꺼이 빠져들어 함께 고민하기 시작한다.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개봉 : 2011. 6. 16)

미키 할러가 직면한 딜레마는 변호사가 의뢰인과 나눈 정보는 비밀을 유지해야 한다는 이른바 ‘변호사의 비밀유지 특권’ 때문이다. 사람들은 흔히 약자를 보호하는 것이 법일 거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변호사의 비밀유지 특권’도 무고한 피의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제도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직관적으로 ‘변호사의 비밀유지 제도’가 무고한 사람을 기망하는 데 악용되리라는 것을 깨닫는다. 우리가 두 발을 딛고 사는 현실세계에는 선과 악이 뒤바뀌고 목적과 수단이 전도되는 일들이 무수히 일어난다. 

그런데 미키 할러는 반대로 행동한다. 밑바닥 인생을 사는 갱단에게 뒷돈을 후려치기도 하지만 그들이 어려울 때는 무료 변론도 해준다.

이는 링커차를 타면서도 그가 허름한 주택에 살수 밖에 없는 이유를 짐작케 한다. 이쯤 돼서'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미키 할러가 그렇게 속물적인 인간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는 자신 때문에 무고한 사람이 감옥에 가지나 않았는지 끊임없이 성찰하는 자세를 보인다. 좀 비굴하게 살지만, 꼭 지켜야할 원칙 앞에서는 물러설 수 없다는 결연한 태도를 보이는 미키 할러를 보면, 그를 싫어할 수만은 없다.

결코 떳떳하게 산다고 말할 수 없는 미키 할러가 오히려 정의롭게 보이는 것은 이 시대와의 대비효과 덕분이다. 미키 할러만큼만 해도 사람들은 정의롭다고 느낄 만큼 우리는 공정하지 못한 사법 시스템을 갖고 있다.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는 법정 스릴러물이 갖추어야 할 요소들을 두루 갖추었다. 탄탄한 서사구조와 입체감 넘치는 캐릭터, 그에 걸맞은 배우들의 살아있는 연기가 빚어내는 선과 악의 반전은 우리들을 삶의 성찰의 세계로 이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