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다산 정약용의 부정

NeoTrois 2020. 1. 2. 15:45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는 다산 정약용이 18년간 유배생활을 하며 두 아들들과 형, 제자들에게 보낸 편지를 엮은 책이다.

다산 정약용은 정인보의 말대로 천신만고의 괴로움 끝에 '한자가 생긴 이래 가장 많은 저술을 남긴 대학자'이다.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는 대학자의 인간적인 면모를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사료가 되었다. 편역자 박석무의 말대로 이 책은 다산학 연구의 입문서로도 손색이 없다. 

다산이 서간문에서 말하는 효와 제의 중요함, 사제간과 이웃간의 정리는 오늘을 사는 현대인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두 아들에 대한 절절한 부정이 담긴 편지들은 다산 역시 오늘을 사는 아버지와 다를 바 없었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두 아들에게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공부를 게을리하지 말 것을 끊임없이 독려하는 편지들에서는 유배지에 갇힌 아버지의 안타까운 마음이 묻어난다. 

다산 정약용은 아들들에게 독서는 어떻게 해야 하며, 어떠한 시가 좋은 시이고, 시는 어떻게 지어야 하며, 문장공부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세세한 가르침을 주었다. 준다.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정약용 지음, 박석무 편역, 창비, 2009)

책을 읽으면서 다산의 문장이 참으로 간결하고 힘이 넘친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폐족(廢族)이다'라는 인식을 아들들이 공유하길 바라는 마음, 다산은 간절했다. 다산은 아들들이 혹여나 폐족이기 때문에 절망에 빠져들지나 않을까 경계했고, 오히려 폐족이기 때문에 위대함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의 세계를 자식들이 잊지 않기를 바랬다. 

1991년 초판이 나온 이래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는 초판 13쇄와 개정1판 24쇄, 개정2판 9쇄(2011. 6. 4)를 내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편역자 박서무는 그 이유를 여러 차례의 서문에서 우리나라의 현실이 여전히 '유배지'와 다름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다산 정약용이 아들들에게 쓴 아래의 편지 글들은 오늘날의 청년들이 새겨들어도 좋은 문장이다.

내가 너희들더러 불성실하다고 한 것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고 변명할 수 없으리라. 내가 시킨 일을 불성실하게 거행한 일이 손가락으로 꼽을 수 없을 정도인데 하물며 그 나머지 일에 있어서랴.

이후로는 모름지기 착한 마음을 불러 일으켜 『대학』의 「성의장(誠意章」 『중용(中庸)』의 「성신장(誠信章)」을 벽에다 써 붙이고 크게 용기를 내 굳건히 딛고 서서 빠른 여울물에 배를 타고 올라가듯 성의공부에 힘서 나아가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성의공부는 모름지기 먼저 거짓말하지 않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한마디 거짓말하는 것을 마치 세상에서 가장 악하고 큰 죄가 되는 것으로 여겨야 하니 이것이 성의공부로 들어가는 최초의 길목임을 명심하거라.(4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