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는 힘겹고 수수께끼 같은 일이다. 이번 주말에 <힘있는 글쓰기>를 집어 들었다. 그런데, 웬걸 이 책은 너무 난해했다.
두께가 상당한 이 책을 오랫동안 머리를 싸매고 팠지만 글쓰기는 역시 힘겹고 수수께끼 같은 것임을 재차 확인하는 것으로 만족했다.
<힘있는 글쓰기>는 글쓰는 요령에 대한 책이라기보다는 글쓰는 자세에 대한 접근을 다룬 책에 가깝다. 저자 피터 엘보에게 힘있는 문장이란 글쓴이의 목소리가 담긴, 그것도 진짜 목소리가 담긴 글을 말한다.
그렇다면 글에 목소리를 어떻게 담을 것인가? 피터 엘보는 그것을 마법과도 같은 일이라고 했다. 그 마법의 과정을 설명한 책이니 당연히 내용이 난해할 수밖에 없다.
처음에는 모든 것을 제쳐두고 무조건 글쓰는 행위에만 집중하라는 저자의 한 조각 말을 위안으로 삼기에는 책은 너무 방대했다.
<힘있는 글쓰기>에서 그나마 '퇴고'를 다룬 장에서는 실제적인 도움을 조금 얻을 수 있다. 그것은 아마도 내가 글쓰는 행위보다 퇴고를 더 많이 접해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눈부신 퇴고는 상흔을 안은 늙은 프로만이 할 수 있다는 구절이 마음에 남는다.
글쓰기의 상흔을 안고 난 뒤에라야 <힘있는 글쓰기>가 가슴에 와 닿을지 모르겠다. 그 때는 저자의 진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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