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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철도 덕후 박흥수의 시베리아 횡단열차 여행기

<시베리아 시간여행>(2017)은 현역 철도 기관사 박흥수가 쓴 기차 여행기이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하는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광활한 만주와 시베리아 자작나무 숲, 바이칼 호수, 우랄산맥을 넘어 베를린까지 19일 동안 1만4천 킬로미터에 이르는 대장정을 담았다. 

기관사 박흥수는 여행담을 재밌게 잘 썼다. 철도와 관련된 책이라면 죄다 읽는 ‘책 덕후’이자 ‘철도 덕후’라 할 만했다. 

철도와 관련된 책을 세 번째 냈다. 이번 책에서 박흥수는 한 세기 전 조국을 등지고 열차에 타야만 했던 사람들과 함께 시간여행을 시작한다.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종단하며 저자가 겪은 에피소드들은 무협지를 읽는 것처럼 흥미진진했다. 

시베리아 횡단 열차 안에서 북한 노동자와 도시락을 나눠 먹고, 청산리 전투의 영웅 홍범도가 한인으로서는 유일하게 레닌과 트로츠키, 러시아 혁명의 두 거두와 단독으로 만났던 역사 현장의 답사는 아무나 누릴 수 있는 행운이 아니다.

저자는 부산이나 광주, 서울에서도 연결될 수 있는 철길을 굳이 우회하여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해야 하는 현실을 답답해 했다.

최근 남북 관계를 보면, 내가 은퇴할 즈음 창원 중앙역에서 열차로 출발하여 시베리아를 횡단하고, 파리와 베를린까지 갈 수 있겠다는 희망이 생긴다. 그 날이 오면, <시베리아 시간여행>이 여행 길잡이가 될 것 같다.

<시베리아 시간여행>(박흥수, 후마니타스, 2017)의 시베리아 횡단열차와 국제 열차 코스(28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