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하버드 인문학 서재> 고전에 대한 충실한 안내서

NeoTrois 2018. 12. 28. 20:00

출판 기술의 융성은 역설적으로 책 읽는 즐거움을 종종 반감시킵니다. 책내는 것이 어렵지 않은만큼 좋은 책을 만나기 어려운 이치입니다. 어렵게 시간을 내서 기껏 읽은 책이 쓰레기 같았다면 더욱 책을 멀리하게 됩니다.

고전 읽기는 최소한 그러한 리스크를 줄여줍니다. 크리스토퍼 베하의 <하버드 인문학 서재>(이현 옮김, 북이십일, 2010)는 고전에 대한 충실한 길잡이 역할을 자임하는 책입니다.

저자 크리스토퍼 베하는 프린스턴 대학을 졸업하고 '하퍼스'의 편집자로 활동하며 '뉴욕 타임스'에 에세이와 평론을 기고하고 했습니다.

저자는 애서가였던 외할머니 집에서 '하버드 클래식'을 처음 접했습니다. 투병 중인 미미 이모로부터 외할머니가 젊은 시절, 학교를 다닐 수 없었음에도 하버드 클래식 전집을 읽으며 지식과 교양을 쌓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하버드 클래식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5피트 책꽂이(five-foot shelf)’라 불리는 ‘하버드 클래식’은 40년 동안 하버드 대학교 총장으로 재직했던 찰스 엘리엇이 은퇴할 무렵 1909년에 50권으로 편집해 내놓은 고전 선집을 말합니다.

 

역사의 시작부터 19세기까지 출간된 저작물 중에 학문적으로 인정받는 고전들만을 묶었지요.

저자 크리스토퍼 베하는 한 주에 한 권씩 읽어 1년만에 하드드 클래식 전집을 독파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고, 실제로 그는 그 목표를 이루었습니다. 그 결과물이 바로 이 책입니다.

2007년 1월부터 12월까지 1년간의 ‘하버드 클래식’ 읽기 과정을 담아낸 <하버드 인문학 서재>은 문학에서부터 경제ㆍ과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고전을 어렵지 않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옳지 않다는 의심을 하던 와중에 나는 생각을 하고 있는 주체인, 내 존재의 실체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진실, 즉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명제는 너무나 확실하고 어떠한 엄청난 비판도 이 명제를 뒤집을 수 없을 만큼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사실 또한 발견했다. 그래서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이 명제를 내가 찾고 있던 철학의 제 1원칙으로 삼았다.
- 르네 데카르트 『방법서설』

이러한 단계를 거쳐 바로 그 유명한 코기토 명제(Cogito ergo sum,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가 도출되었다는 사실은 이 명제만큼 잘 알려져 있지 않다.
- 『하버드 인문학 서재』(이현 옮김, 북이십일, 2010) p. 232.


저자는 '하버드 클래식'이 선정한 고전에 대하여 흥미로운 부분들을 인용하기도 하고, 고전 저작자에 대한 저자 나름의 평가도 해 가면서 독자들을 고전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누군가 이 책을 읽고서 '하버드 클래식' 전집 50권을 독파해야 겠다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습니다다. 또는 클래식 전집 중에서 한 작품을 찾아서 읽어 볼 수도 있겠지요.

 

고전은 언제나 우리 곁에서 보이지 않는 손짓을 하고 있습니다. 저자 크리스토퍼 베하는 그 손짓에 호응하라고 권유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