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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층의 악당', 한석규와 김혜수의 능청 로맨스

NeoTrois 2019. 9. 12. 20:16

손재곤 감독의 <이층의 악당>(2010)은 범죄와 코미디가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를 보여준 로맨틱 스릴러 영화다. 

창인(한석규)은 연주(김혜수)의 집에 있는 20억 원짜리 골동품 ‘청화용문다기’를 훔쳐내기 위해 소설가로 위장해 연주의 집 2층에 세입자로 들어간다.

연주는 남편을 잃고 딸과 함께 살며 골동품 가게를 한다. “혼자 사는 여자가 집에 남자를 들인다.”는 옆집 아줌마의 핀잔을 귀담아 들을 처지가 못 된다.

사춘기 딸은 툭하면 학교에 가지 않고 방안에 틀어박혀 있고, 연주는 우울증으로 밤마다 술에 찌들어 잠든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창인은 1층 어딘가에 있을 ‘청화용문다기’를 찾을 기회를 쉽게 얻지 못한다.

여기서부터 로맨스가 <이층의 악당>에 자연스럽게 헤집고 들어온다. 위층 남자와 아래층 여자라는 설정은 어떻게 될까라는 관객들의 은근한 궁금증을 코미디로 풀기 시작한다.

연주의 집 내부 계단이 시멘트로 막혀 있다는 설정, 골동품 창고가 연주의 집 지하에 있다는 설정들은 이 영화의 등장인물들 간의 관계를 암시한다.

<이층의 악당>(개봉 : 2010. 11. 24)

1층을 자기 맘대로 들락거리기 위해서 창인은 연주를 꼬드기기로 결심한다. 썸을 타는 배우 한석규와 김혜수의 능청 연기가 꽤 볼 만하다. 창인은 조폭 같다가도 연주 앞에서는 짐짓 어수룩한 작업남이 되고, 연주는 신경질적이면서도 맹한 캐릭터다.

한석규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김혜수가 이런 캐릭터에 잘 어울릴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 

창인은 우여곡절 끝에 연주를 품 안에 안는데 성공하지만, 자신이 연주를 정말로 사랑하는 것은 아닌지 혼돈스러워 한다.  

지하창고에 갇힌 창인이 필사적인 탈출을 시도하는 것은 연주의 내면(지하창고)에 진입했다가 빠져나오지 못하는 창인의 무의식에 대한 코믹한 은유로도 볼 수 있다.한석규와 김혜수의 스트레이트 같은 애드리브도 일품이다. 

그런데도 <이층의 악당>은 관객 6십만 명에 그치며 흥행에는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