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2009)는 웰 메이드 언론 스릴러다. 범죄 현장에서 주인공이 사소한 단서를 추적하며 복선과 동선을 키워가며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는 치밀함이 돋보인다.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의 주인공은 러셀 크로우가 맡은 유력 일간지 ‘워싱턴 글로브’의 기자 칼 맥카프리이다.
촉이 발달한 칼은 스티븐 콜린스(벤 애플렉) 하원의원의 수석보좌관 소냐의 죽음이 자신이 쫒고 있던 사건과 연루되어 있음을 직감적으로 알아챈다.
스티븐은 대학시절 칼의 룸메이트였고, 스티븐의 아내 앤 콜린스(로빈 라이트)는 칼과 연인관계였다.
러셀 크로우는 언론 사주나 편집장에 주눅 들지 않는 언론인이자, 직업적 사명감으로 똘똘 뭉친 캐릭터를 잘 연기했다. <바디 오브 라이즈>(2008)에서 그가 선보였던 지능적인 CIA 요원 역과는 결이 사뭇 다른 연기였다.
칼은 블로그에 뉴스 칼럼을 쓰는 신참 여기자 델라(레이첼 맥아담스)를 '블로거 흡혈귀'라고 몰아세운다. 사건의 실체적 진실도 모르면서 오로지 닥치는 대로 스캔들을 쫒아 인터넷에 글을 퍼 올린다는 것이다.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2009. 4. 30)
그러면서도 칼은 살인사건 현장에서 고전적인 수법으로 형사를 구워 삼는다. 여기까지만 보면 칼은 시대에 뒤떨어진 꼰대 기자다. 15년 동안 베테랑 기자생활을 했음에도 누추한 집에서 낡은 승용차를 타고 다닌다.
겨우 델라와 호흡을 맞춘 칼은 수석보좌관 소냐의 죽음과 관련된 국가안보시스템을 독점하려는 민간업체에 접근해 간다. 사건의 실체적 진실에 다가 갈수록 칼과 델라는 이 사건이 정계와 거대기업이 얽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신변의 위험을 느낀다.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에서 러셀 크로우와 벤 애플렉이 펼치는 날카로운 심리대결이 흥미진진하다. 스티븐 콜린스의 아내와 여전히 불륜 관계를 맺고 있는 남성의 복잡 미묘함이 러셀 크로우의 연기에 잘 묻어난다.
시나리오는 <로스트 라이언즈>와 <킹덤>을 쓴 각본가 매튜 마이클 캐너한과 ‘제이슨 본’ 시리즈를 쓰고 <마이클 클레이튼>(2007)과 <더블 스파이>(2009)을 연출한 토니 길로이가 손질했다.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State Of Play)는 직역하면 현재의 상황이라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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