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피의 선택, 메릴 스트립의 메소드 연기 일품

NeoTrois 2019. 7. 23. 13:46

<소피의 선택 Sophie's Choice>(1982)은 인간의 운명과 사랑에 대한 대서사시이다.

<소피의 선택>은 홀로코스트의 비극을 배경으로 한 <글루미 선데이>, <쉰들러 리스트>, <피아니스트> 등으로 이어지는 위대한 영화들의 정점을 찍었다.

소피로 분한 메릴 스트립의 메소드 연기는 그녀에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안겨주었다. 플란드적인 슬픈 억양, 먹먹한 눈망울은 영화가 끝나기도 전에 그녀가 죽지 않을까하는 탄식이 나오게 한다.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30년대. 소피(메릴 스트립)의 아버지는 반유태주의가 팽배했던 폴란드에서 “유태인 말살 프로그램”을 제안했지만, 나치에게 끌려가 총살된다.

소피 또한 그녀의 애인이 레지스탕스와 연결되어 있었다는 이유로 두 아이와 함께 아우슈비츠로 보내진다.

수용소에서 소피는 두 아이를 살려 달라고 애원하지만 한 아이만 살려 줄테니 죽을 아이 하나를 선택하라는 강요를 당한다.

소피는 울부 짓으며 딸을 선택하게 되고 딸은 가스실로 끌려가 죽는다. 세상 어느 부모가 두 아이 중 하나만을 선택할 수 있을까? 소피의 참혹한 운명은 이 영화를 관조하는 실루엣이 된다.

전형적인 아리안의 희고 매끄러운 피부를 가진 금발 미인 소피는 유창한 독일어 능력으로 아우슈비츠 사령관의 비서로 일하게 되면서 아들을 살릴 희망을 품게 된다.

그러나 그러한 희망도 잠시, 사령관은 숙청되고 소피는 다시 수용소로 끌려간다.

전쟁이 끝나고 스웨덴의 난민 수용소에서, 아들의 생사조차 알지 못한 그녀는 손목 동맥을 끊어 자살을 시도한다.

신이 자기를 버렸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소피가 마지막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자살뿐이었다.

기구한 운명의 소피는 여러 차례의 자살 시도에도 살아남게 되고, 브루클린에서 유태인 네이단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시골에서 소설가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뉴욕으로 상경한 스팅고는 싼 셋방을 구하기 위해 브루클린까지 오게 되고, 소피와 네이단이 사는 2층집에 묵게 된다.

<소피의 선택> 오프닝 시퀀스는 마를린 먼로의 <7년간의 외출>을 보는 듯하다. 

네이단은 10살때 대부분의 신동이 그러하듯 조울증을 겪고 난후 주기적으로 난폭한 행동을 소피에게 보인다. 

스팅고는 그들과 친하게 지내면서 소피를 사랑하게 되고, 그들 삼각관계는 위태롭게 진행된다. 

스팅고가 소피에게 청혼하지만, 소피는 수용소의 절망적인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청혼을 거절한다.

인생에 대하여, 운명에 대하여, 사랑에 대하여, 죽음에 대하여 영화는 끊임없이 변주한다.

메릴 스트립의 창백한 피부를 통하여, 네이단의 광기를 통하여, 인생은 근원적으로 슬플 수밖에 없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