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영화 '머니볼', 삶은 태도의 문제이지 결과가 아니다

NeoTrois 2020. 1. 13. 20:00

영화 <머니볼>은 야구를 소재로 한 영화다. 게임의 역사를 바꾼 감동 실화다. 2002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팀에 관한 이야기다.

그런데 이 영화는 야구 선수가 주인공이 아니다. 주인공은 오클랜드 단장 빌리 빈(브래드 피트)이다. 카메라도 야구장 안이 아니라 빌리 빈을 줄곧 따라다닌다. 그러니 <머니볼>은 야구를 사랑하는 한 남자에 대한 영화라고 말해야 옳겠다.

빌리 빈은 2001년 꼴지 애슬레틱스를 리그 1위에 올려놓지만, 그것이 화근이 되어 주전 선수들을 부자 구단에 잇달아 빼앗긴다.

쥐꼬리만 한 예산으로 쓸 만한 선수들을 영입하기 위해 동분서주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다. 어느 날 빌리는 '머니볼' 이론으로 무장한 피터 브랜드(요나 힐)를 우연히 만나게 되면서 운명이 바뀌기 시작한다.

'머니볼' 이론이란 한마디로 선수 영입에 가장 중요한 잣대는 출루율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머니볼'은 외모 좋고 화력 좋은 스타플레이어들만 눈독을 들이던 전통적인 스카우터들의 전략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이론이다.

빌리와 빈은 감독과 코치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머니볼' 이론에 입각하여 별 볼일 없을 것 같은 싸구려 선수들을 영입하여 팀을 꾸린다.

팀은 리그 11경기 연속 패한다. 언론에서도 '머니볼' 이론을 부정적으로 조명하기 시작하고 감독과 코치의 반발도 극에 달한다.

이쯤 되면 빌리가 '머니볼' 이론을 폐기할 법도 하다. 이때부터 실화를 바탕으로 한 <머니볼>은 빌리의 뿌리 깊은 트라우마와 야구에 대한 애증을 유장하게 잡아낸다.

브래드 피트는 이 영화에서 야구를 미치도록 증오할 수밖에 없었던 한 남자, 그럼에도 야구를 죽도록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한 남자의 얼굴이 어떤 것인지 보여준다.

브래드 피트가 내적 불안으로 경기장을 겉돌 때 관객들은 숨을 죽였고, '머니볼'로 연이은 패배를 이어갈 때 관객들은 한숨지었다. 

패배의 수렁에서도 겁먹지 않고 꿈을 향해 달려갈 때, 관객들은 박수를 쳤다. 그해 애슬레틱스가 달성한 전대미문의 20연승이라는 대기록이 없었더라도 그의 삶의 방식은 옳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머니볼>은 우리에게 말한다. 삶은 태도의 문제이지, 결과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보면 성패의 문제는 인간지사가 아니다.

다만 인생은 얼마나 일을 사랑하고 의미에 충실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을 뿐이었다. 빌리가 11연패의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그대로 엔딩 샷이 올라갔더라도 이 영화는 아름다웠을 것이다. 인생의 본질을 그대로 보여주었으므로.

요즘 TV에서 인기리에 방영 중인 스토브 리그를 볼 때 이 영화가 자연히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