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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저수지의 개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데뷔작

by 나무와나무 2019. 7. 13.

영화 <저수지의 개들>(1992)은 B급 영화 정서를 흠뻑 담고 있다. 시작부터 신체 건장한 남자들이, 마돈나의 <라이크 어 버진>을 소재로 시시껄렁한 음담패설들을 주고받는다.

고다르 이후 가장 뛰어난 데뷔작이라는 평가를 받은 <저수지의 개들>은 1990년대의 영화 스타일을 창조한 쿠엔틴 타란티노가 연출했다.

<저수지의 개들>은 다이아몬드 보석상을 터는 장면을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고도 그 사정을 짐작할 수 있는 서사구조를 택했다.

거사 후, 집결하기로 한 창고에 경찰 망을 뚫고 하나 둘 모이면서 현재와 과거의 플래시백이 교차되며 거사의 전말이 드러나게 했다.

쿠엔틴 타란티노는 영화배우가 되고 싶어 캘리포니아 맨해튼 비디오 가게에 점원으로 취직했다.

거기서 할리우드 고전영화와 유럽 예술영화, 싸구려 B급 영화를 가리지 않고 엄청난 양의 비디오를 독파했다. 그것은 그가 만들 영화들의 귀중한 밑천이 되었다.

오프닝에서 음담패설을 주고받은 남자들은 갱단 두목 조 캐봇(로렌스 티어네이)과 그의 아들 나이스 가이 에디(크리스 펜)가 다이아몬드 도매상을 털기 위해 모집한 전문 갱단들이다.

판을 짠 보스 조는 이들 6명에게 재미있는 가명을 지어준다.

미스터 화이트(하비 케이텔), 미스터 오렌지(팀 로스), 미스터 핑크(스티브 부스세미), 미스터 블론드(마이클 매드슨), 미스터 블루(에드워드 벙커), 미스터 브라운(쿠엔틴 타란티노).

보스 조가 바꿔줄리 만무하지만, 미스터 핑크는 자기 이름이 맘에 들지 않는다며 화이트로 바꿔달라고 어리광을 부린다.

플래시백에 의하면, 이들은 어딘가 모르게 삼류 깡패 같은 냄새가 나고, 강도짓을 할 동안 다이아몬드 도매상 밖에서 경찰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으로 봐서 조직 내에 배신자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누가 첩자인지 서로를 의심하는 동안, 관객들도 6명 중에서 누가 배신자인지 덩달아 궁금해진다. 인생살이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서로를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타자의 실체적 진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 영화에 공동 제작자로도 참여한 하비 케이텔은 쿠엔틴 타란티노의 열렬한 지지자였고, <저수지의 개들>을 통해 자신도 명배우로 거듭났다.

<빈센트>(1990)에서 반 고호 역을 열연한 미스터 오렌지 역의 팀 로스는 이 영화 이후 쿠엔틴 타란티노의 다음 작품 <펄프 픽션>(1994)과 <포룸>(1995)에 연이어 출연하였다.

미스터 브라운으로 출연한 타란티노 감독은 이 영화로 제14회 런던 비평가 협회상(1994) 신인상, 제3회 스톡홀름영화제(1992) 최우수작품상, 제17회 토론토국제영화제(1992)에서 FIPRESCI상을 수상하며 일약 주목받는 스타 감독군에 입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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