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크루그먼의 <경제학의 향연>은 좀 난해하다. 머리가 지끈거렸다. 과연 경제학이 현실에서 무엇을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남겼다.
<경제학의 향연>은 1970년대 초부터 1990년대 초까지 20년 동안, 경제사상과 정치 권력이 상호 작용을 하여 나타난 현실 경제를 분석한 거시 경제개론 혹은 경제사상사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은 이 책에서 생산성 향상과 빈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답을 아무도 갖고 있지 않다고 고백한다.
폴 크루그먼의 이러한 근원적인 생각은 유권자에 대한 다음과 같은 비판에서도 그 일단이 비쳐진다. 그렇다면, 유권자는 경제 정책의 어떤 면을 보고 투표해야할까?
"유권자들이 대통령을 재임 중 이룩한 경제적 성과로 판단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실제로 4년 임기 동안의 성장률을 지배하는 것은 경기 순환의 부침 - 이는 행정부의 책임이라기 보다는 주로 연방준비이사회의 책임이다 - 이다.
그런데 유권자들이 대통령의 전체 재임 기간이 아니라 단지 선거 전의 몇 분기 동안의 경제 성장률에 근거하여 투표한다는, 즉 짧은 기억만 갖고 투표한다는 익히 입증된 성향 때문에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
<경제학의 향연>(폴 크루그먼(Paul Robin Krugman) 저, 오승훈 역, 부키, 1998년)
<경제학의 향연>은 레이건 행정부시절의 공급중시론자들과 그 뒤를 이은 부시 행정부의 자유주의 경제학자들, 그리고 클린턴 시대의 전략적 무역론자들의 사상과 이론들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폴 크루그먼은 경제학자의 유형을 교수(professor)와 정책 기획가(policy entrepreneur)로 나누고, 정치가들은 불행하게도 거의 언제나 정책 기획가 쪽을 선호한다고 말한다.
폴 크루그먼은 정책 기획가들은 대중을 대상으로 글을 쓰고 말을 하며 TV에 들락거리며 그들의 영향력을 확대해가는 약장수로 묘사한다. 레이건 행정부 시절의 경제정책 입안자들이 대표적이다.
나아가 현대의 경제학 이론들, 특히 사이비 경제 이론들이 정치 권력을 통하여 경제 정책으로 반영되어가는 과정을 설명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적어도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경기 순환과 조세와 생산성 등 경제학의 기본 개념들을 숙고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사이버 경제 이론가들이나 정치가들에게 속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기본적인 수준에서 경제의 잠재적 성장률은 다음 두 비율의 합이다. 하나는 일할 능력과 용의가 있는 노동자 수의 확대율이고, 다른 하나는 평균적인 노동자의 생산성 증가율이다." - 폴 크루그먼
이 책을 읽고 빠져든 의문. "지금 우리 사회에서 노동자 수의 확대는 어떻게 하면 가능해질까? 또 평균적인 노동자의 생산성은 어떻게 증가시킬 수 있을까?"
저자 폴 크루그먼은
1953년 뉴욕에서 태어나 1974년 예일대를 나와 1977년 MIT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2~83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으로 레이건행정부에서 일했다. 예일, 스탠퍼드, MIT, 프린스턴 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뉴욕 시립대 교수로 있다.
1991년 미국경제학회가 2년마다 40세 이하 소장 경제학자에게 수여하는, 노벨경제학상보다 더 받기가 힘들다는 ‘존 베이츠 클라크 메달(John Bates Clark Medal)’을 수상했다.
2002년에는 <에디터&퍼블리셔>지로부터 ‘올해의 칼럼니스트’로 선정됐으며, 2008년 노벨경제학상을 단독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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