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쉬나의 선택 실험실, 선택의 심리학 작동 방식

NeoTrois 2019. 8. 2. 11:42

선택과 관련한 흥미로운 심리실험의 연구결과를 담은 <쉬나의 선택 실험실>은 퓰리처상을 수상한 미국의 시인 아치볼드 매클리시(1892∼1982)의 말을 인용하며 시작한다.

“자유는 선택할 수 있는 수 있는 권리다. 자기 자신한테 선택의 대안을 만들어줄 수 있는 권리다. 선택의 가능성이 없다면 인간은 인간이 아니다. 그저 무엇인가의 일원이나 도구, 사물에 지나지 않는다.”

매클리시의 말은 전율을 일으킨다. 선택의 가능성이 없다면 인간은 인간이 아니다라는 선언, 이 얼마나 멋진 언표인가.

<쉬나의 선택 실험실>을 저술한 쉬나 아이엔가 컬럼비아대 경영학과 교수는 선택 심리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자로 꼽힌다.

쉬나 아이엔가는 우리 삶에 끊임 없이 영향력을 발휘하는 선택을 어떻게 할 것인지 다양한 실험사례를 통하여 답을 제시한다.

먼저 바다에서 76일간 표류하다 구조된 스티븐 갤러헌의 실제 사례를 통하여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선택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망망대해에서 갤러헌이 포기하지 않고 ‘가능한 오래 발버둥치기’를 선택한 것은 그의 생사를 결정한 강력한 힘의 원천이 되었다.

개와 쥐를 실험한 사례에서는 ‘선택’은 자신과 환경에 대해 통제력을 행사할 수 있는 능력임을 보여준다.

사람 또한 통제력을 확보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무력감을 느끼고 좌절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실제 행사할 수 있는 통제력의 수준이 아니라 자신이 가졌다고 느끼는 통제력이라고 쉬나 아이엔가는 강조한다.

쉬나 아이엔가는 미국과 일본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실험한 결과, 선택에 있어 집단적인 동양인보다는 ‘나’에 집중하는 서양인이 더 적극적이라는 얘기를 한다.

이번 평창 올림픽 메달리스트의 수상 소감을 들으면서 쉬나 아이엔가의 분석은 아직도 유효했다. 우리나라 선수들은 모두 '나' 보다 나를 제외한 사람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있었다.

또한 동양인은 스스로 선택하는 상황을 달갑지 않게 여긴다는 분석도 곁들였다.

쉬나 아이엔가의 실험은 구글의 검색창과 네이버의 검색창의 차이도 설명이 되는 것 같다. 네이버와 구글은 이러한 동서양의 심리적 상태를 반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체로 스스로 찾아보는 것을 귀찮아 하는 것은 아닐까?

현대는 정보가 넘쳐나면서 그만큼 선택지도 그 어느때보다 다양하다. 쉬나 아이엔가 교수는 우리가 무언가를 선택할 때마다 포기한 것에 대한 심리적인 대가가 따르게 되므로,

잃어버린 선택지들에 대한 후회의 총합이 선택한 대안이 주는 기쁨을 초과할 수도 있다는 선택의 역설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선택도 기술이라는 쉬나 아이엔가는 우리라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여러가지 사소한 선택의 규칙들을 제공한다.

"옷을 덜 입는 것보다는 제대로 갖춰 입는 편이 낫다. 흥정하거나 협상할 때는 얻고자 기대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불러야 한다. 밤늦게 간식을 먹는 것은 좋지 않다.

언제나 논쟁의 반대 입장을 보려고 노력하라. 수입의 35퍼센트 이상을 집에 투자하지 마라. 그리고 제발 술을 몇 잔 마신 뒤에는 헤어진 연인이나 배우자에게 전화하지 마라."
- 204쪽

<쉬나의 선택 실험실>(오혜경 옮김, 북이십일 21세기북스, 2010)

저자 쉬나 아이엔가에 따르면 이런 경험법칙(휴리스틱 heuristics)들은 대개 쓸모가 있으며, 여러 선택지 속에서 일어날 수 있을 거라고 예상되는 결과를 고민하는 데 쏟아부을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해 준다고 한다.

선택의 기술은 간단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어려운 것도 아니다.

선택은 우리가 삶을 만들어나가도록 도와주며, 우리는 선택하는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쉬나 아이엔가가 제안하는 추천과 범주화 등의 선택기술을 활용하면 보다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이 실제보다 자신이 더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고, 더 현명한 투자자이며, 더 좋은 연인이고, 더 재치 있는 이야기꾼에다 더 친절한 친구, 더 유능한 부모라고 판단하려는 경향,

'평균 이상 효과 better-than-average effect' 또는 '레이크 워비곤 Lake Wobegon' 의 노예임을 잊지 않는다면 보다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지 않을까?

90퍼센트의 사람들은 자신이 전반적인 지능과 능력 면에서 상위 10퍼센트에 속한다고 믿고 있다. 이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결과인가.

쉬나의 선택 실험실에는 자신을 돌아보고 현실을 꿰뚫어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연구결과들이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쉬나의 선택 실험실>은 국내에서 절판이 되었고, 2012년 <선택의 심리학>이라는 제명으로 재 출판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