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네이버후드 프로젝트, 유전자와 문화의 이중 나선 사이에서

NeoTrois 2019. 9. 16. 20:37

<네이버후드 프로젝트>(2017)는 한 진화 생물학자가 도시에 진화론을 적용하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하는 실험적인 책이다.

저자 데이비드 슬론 윌슨은 뉴욕 주립 대학교의 생물학 교수로 있으면서 ‘네이버후드 프로젝트(Neighborhood Project)’를 추진한 경험담을 이 책에 담았다.

‘네이버후드 프로젝트’는 뉴욕 빙엄턴 지역 사회에서 개개인이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이웃 간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일종의 사회 실험 프로젝트로 볼 수 있다. 빙엄턴 시는 뉴욕 주 북부에 자리한 인구 5만 명의 작은 도시다.

전반부의 ‘소금쟁이 우화’를 읽을 때까지만 해도 재미있었다. 5년간에 걸친 친사회성 설문 조사를 하여 빙엄턴 시의 친사회성 GIS 지도를 만들었다는 이야기까지는 그런대로 읽을 만했다.

그러나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를, 문화를 유기체의 진화처럼 진화론을 적용하여 발전시킬 수 있다는 저자의 가설은 아무래도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

더욱이 저자의 가족사와 인생사가 장황하게 섞여들면서 저자의 관념적인 주장들은 더욱 모호해졌다. 결국 끝까지 읽는 것은 포기해야 했다. 분량 640쪽의 책을 다 읽으려면 무한한 인내심이 필요해 보였다.

데이비드 슬론 윌슨은 은근히 자신이 소설가의 재능을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을 자랑스러워했으나, 그의 이야기들이 그렇게 재미있지는 않았다. 또 재능이 유전되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그의 이론도 마찬가지였다. 우리 도시가 사람 살기에 더 좋은 도시가 된다면 그것은 진화론이 아닌, 도덕적인 자각에 의해 그런 도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유기체가 진화해온 것은 전적으로 맞지만, 그렇다고해서 그것을 도덕이 진화해 왔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