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키우다 보니 고양이 관련 책들을 읽게 되고, 일본 영화 <고양이는 불러도 오지 않는다>까지 찾아 보게 되었다.
고양이는 확실히 불러도 오지 않는다. 퇴근해서 집에 오면 그렇게 가르릉 가르릉 거릴 수가 없다. 특히 귀가가 늦을 땐 숨이 멎을 듯 가르릉 거린다.
그것도 잠시, 그 의식이 끝나고 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자신의 자리로 들어가 제 볼 일을 본다. 그때부터는 쌩까는 것은 기본이고, 불러도 결코 오지 않는다.
우리 집 고양이는 애들의 사랑을 독차지 한다. 아이들에게 전화를 하면 엄마 아빠 안부보다 고양이 안부를 먼저 묻는다. 딸은 집에 오면 발톱을 깎아주고 목욕을 시켜주곤 한다.
특히 아들은 작년 크리스마스 선물로 고양이 스크래처를 사 주었다. 내가 받아본 적 없던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셈이다.
딸이 중학교 3학년 때 성화에 못이겨 고양이를 분양 받았다. 그리곤 딸은 기숙사가 딸린 고등학교에 입학했고 고양이 집사 노릇을 하게 되었다.
고양이를 키우면 성가실 때도 많다. 특히 아침에 야옹야옹 거리는 소리에 단잠을 깰 때, 퇴근 후에 배변 냄새가 집안을 점령하고 있을 때, 검은 옷에 흰 고양이 털이 붙어 있을 때는 내가 왜 고양이를 분양받았을까 후회하곤 한다.
그러나 조용한 거실에서 녀석이 물끄러미 쳐다 보고 있을 때, 퇴근 후 아무도 없는 집에 오면 가르릉 가르릉 대며 한없이 부비고 있을 때, 녀석의 무용함을 싹 가시게 한다.
고양이는 불러도 오지 않는다. 늘 그 자리에 있다. 그것이 고양이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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