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김정환의 '한국의 작전 세력들'의 야사

NeoTrois 2019. 3. 27. 13:23

<한국의 작전 세력들>은 소설같이 잘 읽힙니다. 저자의 다른 책 <39세 100억 젊은 주식 부자의 이기는 투자법>은 실망스러웠지만, 이 책은 재미 있게 잘 읽었습니다.

한국의 버크셔해서웨이를 표방한 '밸류25' 대표로 있는 김정환은 한국의 작전 세력의 역사들을  이 책에서 야사처럼 기술합니다.

김정환이라는 이름이 주식시장과 잘 어울리나 봅니다. <차트의 기술>을 쓴 대우증권의 김정환이라는 이름의 애널리스트도 있으니까요.

저자는 한국 작전 세력들의 본거지를 '부띠끄'라고 명명합니다. 작은 상점이란 어원을 가진 '부띠끄'는 흔히 말하는 사설 자산운용사로 강남에만 수백 개가 넘게 있다고 합니다.

부띠끄의 시초에 대하여는 여러가지 설이 있는데, 첫째 명동사채 시장이 진화하여 부띠끄로 진화하였다는 설과,

둘째 IMF때 국내로 물밀듯이 들어온 외국의 해지펀드에게 도움을 주고 그들의 M&A 노하우를 전수받은 투자관련 국내인력들이 부띠끄의 시초가 되었다는 설입니다.

'부띠크'가 명동 사채시장의 발전된 형태로서 기업 자금 조달 전문집단, 투자 전문 집단이나 M&A 전문 집단 등이 혼합된 형태가 많다고 합니다.

그러나 부띠크는 대체로 코스닥의 탄생, HTS의 등장, IMF사태, 밴처열풍과 M&A 시장과 맞물려 쩐의 흐름을 쫒아 생겨난 독특한 존재로 '부띠크'를 봐야 한다고 김정환은 말합니다.

"부띠끄의 자금 규모는 천차만멸이나 대개의 경우 100억 정도의 돈을 굴리는 부띠끄들이 대부분으로, 이들은 전주(錢主)로부터 자금을 받아 수익을 창출한다."

전주들의 신상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지고, 1000억 원 이상을 굴리는 최상위 전주는 직접 시장에 나타나지 않으며 중간 전주들을 통하여 거래를 한다고 합니다.

<한국의 작전 세력들>(김정환, 한즈미디어, 2009)

중간 전주 밑에는 다시 회장급에 해당하는 전주들이 있는데, 이들이 부띠끄와 직접 연락을 하며 일을 진행합니다. 

부띠끄 주 수입원은 기업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해주고 대가로 받는 수수료(3~5%, 100억원 짜리 M&A를 성사시켰을 경우 3~5억원)입니다.

작전은 성공확률(10%미만)이 낮아 부띠끄 중 약 10%정도만 위험을 무릅쓰고 작전에 나선다고 합니다. 영화 <작전>이 주식 작전의 과정들을 잘 묘사하였는데, 저자도 이 영화를 인용하고 있습니다.

저자가 작전세력의 표본으로 꼽는 케이스는 UC아이콜스입니다. 

전문 작전 브로커와 명동 사채업자들의 개입, 국내 유수의 투자회사들과 해외 해지펀드 및 리먼브러더스가 개입된 이 작전은 종합셋트로 불릴 정도로 작전의 과정들이 잘 드러났다는 것입니다.

저자가 또 다른 예로 든 건 박연차 게이트의 농협 세종증권 인수건인데, 태광실업 본사가 경남 안동에 있다는 저자의 말에 웃음이 났습니다. 안동은 행정구역이 경북이니까요.

저자는 '코스닥의 90%는 사채업자들이 주인'인 만큼, 수 많은 코스닥 기업들의 자금이 사채와 연관돼 있고, 언제 작전세력이 기승을 부릴지 모르므로 투자자들은 작전세력에 당하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합니다.

개미 투자자들이 작전세력에 당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법은 물론 제시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