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봄의 생기를 받아 모두 활기차게 대학 생활을 하길

NeoTrois 2019. 2. 25. 01:29

부자 둘이서 아주 긴 드라이브 여행을 했습니다. 오늘은 아들이 긴 겨울 방학을 마치고 새로운 학기를 시작하는 날이에요.

창원에서 대전까지는 240km, 자동차로 3시간 가까이 걸리는 6백리 길입니다.

중부내륙고속도로를 타고 달리다 경부고속도로를 한참 달리면 대전에 도착하게 되죠.

혼자 갈 땐 보통 휴게소를 두세 곳 정도 들리는데 오늘은 한 곳만 들리고 곧장 달렸습니다. 그랬더니 두 시간 반 정도 걸렸던 것 같네요.

포근한 날씨에 기숙사에 짐을 풀어놓고 이른 시간이었지만 늘 가던 대학로 한마음 식당에서 돼지 한 마리로 저녁을 때웠습니다.

돼지 한마리는 1킬로그램이었는데 부자 둘다 먹성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닌지라 둘이서 다 먹지 못하고 1/4 정도는 남겼습니다. 먹고보니 반 마리가 적당했던 것 같아요. ㅠㅠ

그래도 아들은 한마음 식당 고기가 육질이 부드럽고 맛있다며 올 때마다 감탄합니다. 그런데도 어떻게 그렇게 가격이 착한지.

고기를 배불리 구워 먹고 자판기 커피를 먹기 위해 캠퍼스를 다시 찾았습니다. 아직 원두 커피에 익숙치 못해 여전히 믹스 커피만 즐기는 저렴한 입맛입니다.

아들 기억으로는 강의동에 자판기가 있었다고 하는데 사라져 버렸다고 하네요.

하는 수 없이 구내 식당의 정수기 온수로 챙겨간 믹스커피를 한 잔 마시고 나서야 비로소 저녁을 먹은 것 같더군요.

매점에서 콜라 한 병을 사든 아들을 기숙사에 내려주고 오려는데 어찌 그리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던지요.

1인실 기숙사를 신청했지만 추첨에서 떨어지고 2인실을 배정 받았는데, 성격이 내성적이라 2인실이 정말 내키지 않는 눈치였습니다.

다음 학기에도 만약 1인실을 배정받지 못하면 원룸을 구하자고 약속했습니다.

"겨울 방학이 길어 다시 학교 생활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아요"

대학 생활에 대한 무의함과 단조로움이 아들의 말에 진하게 베어 있었습니다.

"아빠 혼자 먼 길을 운전해 가시는 걸 생각하면 그냥 기차타고 올 걸 그랬어요..."

혼자 오는 길은 갈 때보다 훨씬 더 멀게 느껴지고 졸립기도 해서 휴게소를 두 곳이나 들렀습니다.

봄이 오고 있는지 휴게소마다 관광버스들이 제법 서 있고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었습니다.

봄이 오면 부디 봄의 생기를 받아 모두 활기차게 대학 생활했으면 좋겠습니다. 봄의 생기로 삶의 의미가 충만한 하루 하루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생이 무의미해지고 의욕이 없을 때는 일부러라도 더욱 열심히 살아야 합니다. 아무 생각없이 열심히 순간 순간을 보내다 보면 우리 몸과 마음은 다시 힘을 얻게 됨을 깨우치게 됩니다.

천이백 리 길을 돌아와 몸이 무거웠지만 설거지를 하고, 블로그 포스팅을 하며 바쁜 척을 했더니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워짐을 느낍니다.

우리 몸을 부지런하게 작동하면 마음도 그런 줄 알고 같이 움직이기 마련입니다.

인생은 결국 무의미를 극복하고 스스로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