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긴 겨울 방학을 끝내며

NeoTrois 2019. 2. 24. 00:20
긴 겨울 방학이 오늘 밤으로 끝납니다. 내일은 아들이 긴 겨울 방학을 끝내고 학교로 복귀하는 날입니다.

오늘 저녁 먹을 때 아들이 "아, 학교 가기 싫다."고 말하는 순간 짠 하더군요. 직장인이나 학생이나 휴가를 끝내고 본 업으로 돌아가는 순간에 드는 감정은 매 한가지이겠지요.

"사실 아빠도 일요일 밤마다 월요일 출근하기 싫은 마음이 드는데, 긴 겨울 방학을 끝내고 학교로 돌아 가자니 오죽 하겠냐."고 위로의 말을 건네지만 그 말 한 마디로 어디 아들의 마음이 풀리겠습니까...

그래서 든 생각이 우리 인생은 참 하기 싫은 일들을 한 평생 동안 주구장창 하다 가는 것만 같습니다. 일이든 공부든 말이죠...

만약 경제적으로 거침이 없다면 평생 이렇게 살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우리 인생 최대의 도덕 선생님은 바로 돈인 것 같습니다. 돈 때문에 모두들 열심히 일하고 있으니까요.

동시에 돈은 인생 최악의 사악한 교사범이기도 합니다. 온갖 악행의 이면에는 늘 돈이라는 놈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칠 때면 언제나 딜레마에 빠집니다. 내가 인생을 이렇게 열심히 사는 이유가 내 자아 때문인지 돈 때문인지 헷갈리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아들이 겨울 방학을 시작할 땐 겨울 방학이 상당히 길구나 생각했습니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일 것 같습니다. 시작할 땐 아주 길다고 생각하지요.

그러나 살다보면 인생은 금새 불혹이 되고 지천명이 되고, 어느 순간 이 생과 작별할 날이 기다리고 있겠지요.

그렇다면 우리 인생은 어떻게 살다 가야 할까요? 지금처럼 한 푼이라도 더 저축하기 위해 열심히 일만 하다 가는 것이 최선의 삶일까요.

거의 누구나 인생의 물리적인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요. 길어도 백 년 안팎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을테니까요.

그럼에도 우리는 항상 쫓기듯 살고 있습니다. 돈에 쫓기고 시간에 쫓기고 또 무언가 모를 욕심에 짓쫓기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아직도 어떻게 살아야 생을 마감할 때 후회하지 않고 편안하게 웃으며 이 세상과 작별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지금도 하루하루 후회하며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들은 겨울 방학 동안 불평 없이 여동생 아점을 챙기며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아빠가 한 일이라곤 기껏 주말에 닭강정이나 치킨을 시켜 주고 고기를 구워 준 게 전부인 것 같습니다.

올 겨울 방학엔 여행은 커녕 아들과 탁구 한 번 치지 않았고 뒷산에 등산조차 한 번 가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리네요...

와이프는 우리 아들이 한결 같다고 말하더군요. 긴 겨울 방학이 끝나는 날이 되어서야 아들과 좀 더 즐겁게 보내었야 했다는 후회가 급 밀려 오네요...

인생은 늘 이렇게 후회의 연속인가 봅니다.

내일 아들과 둘이서 먼 길을 가면서 인생에 대해서 다시한번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