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전설적인 투자 명인 앙드레 코스톨라니(1906-1999)는 투자자를 둘로 나누어 시장을 분석하는 독특한 투자관을 가지고 있었다. 바로 '소신파 투자자'와 '부화뇌동파 투자자'로 이분하는 것이 그것이다.
코스톨라니에 따르면 '소신파 투자자'는 4G(Gedanken, Geduld, Geld, Glueck: 생각, 인내, 돈, 행운)를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시장의 단기적인 출렁임에 영향을 받지 않는 장기 투자자라고 할 수 있다.
반면 '부화뇌동 투자자'는 3개의 G, 즉 생각, 인내심, 돈이 없는 사람으로 이들은 데이트레이더들이나 주가의 단기적인 출렁임에 과민방응을 일삼는 투자자로 규정된다.
주식의 대부분이 소신파의 손에 있을 때를 코스톨라니는 '과매도 시장'이라고 봤다. 반대로 주식의 대부분이 부화뇌동파의 손에 있으며 심지어 신용으로 산 주식이 많을 때, '과매수 시장'이라고 진단했다.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이러한 시장관은 소신파가 움직일 때는 거래량이 적고, 부화뇌동파가 움직일 때는 거래량이 많을 수 밖에 없다는 해석으로 이어진다.
즉 주가가 몇 달 전부터 올라가고 거래량도 계속 증가한다면, 많은 수의 주식이 소신파의 손에서 부화뇌동파의 손으로 옮겨갔음을 추론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추론은 대부분의 기술적 분석가의 판단과는 상이하다. 거래량은 주가의 추세 방향으로 양의 값을 가진다는 것이 통설이었으마, 코스톨라니는 반대로 해석한다.
거래량 분석의 이러한 미세한 차이(혹은 대단한)는 시장국면에 따라 달리 적용되어야 할 것이나, 단순한 논리나 규칙으로 재단할 수 없는 것이 주식시장인만큼 투자 대가의 또 다른 해석에도 귀를 기울여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앙드레 코스톨라니, 투자의 비밀(최병연 역, 미래의창, 2002) p.140-148
다음은 코스톨라니의 <투자의 비밀>에서 발췌한 거래량에 대한 부분이다.
거래량이 적은 가운데 주가가 떨어지면 이는 나쁜 신호이다. 왜냐하면 주가가 계속 떨어지리라는 조짐이기 때문이다. 거래량이 많은 가운데 주가가 떨어지면 이는 좋은 신호다. 거래량이 많으면 많을 수록 주식은 소신파의 손으로 들어간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거래량도 많고 주가도 올라가는 것은 나쁜 신호이다. 부화뇌동파가 주식을 산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거래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시장에는 부정적이다. 부화뇌동파가 시장에 참여할수록 시장은 나빠지기 때문이다.
주가가 올라가고 거래량이 적으면 적을수록 좋은 신호다. 주가는 올라가지만 대다수 주식은 아직 소신파의 손에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주식 전문가, 분석가, 브로커들은 거래량이 적으면 그 주식에 별로 의미를 두지 않는다. 하지만 내 생각으로는 이는 완전히 잘못된 것이다.
거래량이 적은 것은 이후 다가올 일의 서곡이다. 거래량이 많아지면 그 다음은 본격적인 움직임이 시작된다.
주가가 올라가고 있는데 거래량이 많아지면 봄이 찾아오고, 주가가 떨어지고 있는데 거래량이 많아지면 처음에는 시세가 떨어지다가 나중에는 완전한 투매 현상이 일어난다. 이는 아주 논리적인 일이다.
시세가 급등할 때 갑자기 나타난 많은 매수자는, 어떤 이유로 시장이 기울어지면 또 갑자기 매도자가 된다. 오늘의 매수자가 며칠 후의 매도자가 되기 때문에, 오늘 매수자의 질을 분석하는 것이 주식의 질을 분석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또 반대로 매도자의 질을 분석하는 것이 매도 가치를 분석하는 것보다 중요하다. 주식을 질이 나쁜 보유자가 가지고 있다면, 최고의 주식도 주가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댓글0